통폐합 사실을 모른 채 입학한 2011학번은 황당합니다. 한 학생은 바다에 관심이 많아 해양생명공학과에 입학했지만 학교는 바다가 멀다며 비전이 없답니다. 졸업 후 공부했던 학과와 그 추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고학번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불만을 쏟아내 보지만 소용없습니다. 학교는 외부 경영컨설팅 업체의 객관적인 평가인 만큼 따르라 합니다.
과의 통폐합 기준에도 불만이 많습니다. 3개월 만에 학교 실정 파악이 가능한지, 입학충원율과 재학생이탈률 같은 수치만으로 학과 특성을 알 수 있는지 묻습니다. 교과부 관계자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려줍니다. 학생들 의견은 ‘당연히(?)’ 묻지 않았습니다. 한 보직교수는 “학생에게 물을 게 있고 안 물을 게 있다. 전체를 보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컨설팅을 받는 것은 아주 쉽죠. 개혁이 성공하려면 학내 구성원의 의견 조율이 가장 먼저입니다. 경영컨설팅은 명분을 채워줄 뿐입니다. 정당한 의견 개진을 막으면 그 개혁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주간동아 783호 (p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