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은 기업, 증권사, 기관 등 경제주체들이 다음 해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해 다양한 예측과 전망을 하는 시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10월 중순 2025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3.3%(4월 전망치)에서 3.2%(10월 전망치)로 0.1%p 소폭 하향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유로존(1.5→1.2%), 신흥국 중에서는 브라질(2.4→2.2%)과 멕시코(1.6→1.3%)의 성장 둔화가 전 세계 성장률 하향 조정의 배경이 됐다. 그렇지만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미국 성장률(1.9→2.2%)이 소비 개선 효과 등으로 상향된 점과 9월 이후 중국 런민은행이 대규모 부양책을 단행해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 참여자에게 위안거리가 될 것이다.
혹자는 내년 경제 전망을 한층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미국 경기 및 소비 둔화, 중동발(發) 지정학적 변수, 기업 실적 피크아웃(전년 동월 대비 이익 증가율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것으로 주식시장에서는 통상 악재로 해석)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불확실성은 금융시장 혼란, 가계와 기업의 의사결정 지연 등을 초래하며 실물경제나 주식투자 환경에 부정적 충격을 가할 수 있다. 또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참여자에게 ‘부정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을 만들면서 경제성장이나 기업 실적 악화를 추가로 유발하는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게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한국은행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불확실성의 부정적 충격을 완화해줄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은 과거의 전형적인 사태 수습성 금리인하가 아닌 선제적(예방적) 금리인하가 될 것이기에 내년에 우리가 예측하고 대비할 수 없는 블랙스완급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금리인하는 ‘증시의 안전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해 보인다.
내년까지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전 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은 올해 같은 고성장(경제), 강세장(증시)까지는 아니어도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경기 둔화 방지, 경기 회복 동력, 가계 및 기업의 심리 개선 등 금리인하의 긍정적인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기 전에 미국 대선 및 이후 정치 지형 변화라는 단기적인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트럼프 재임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실적인 관세전쟁(무역분쟁)에 대한 가계 및 금융시장 참여자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것은 10월 이후 트럼프 수혜 자산과 주식으로 지목되는 비트코인, 트럼프미디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더욱이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했음에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되레 상승해 4%대를 상회한다는 점 역시 트럼프 당선 시 감세정책 등에 의한 재정적자 심화 우려를 금리에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의 예측 모델상 올해 처음으로 트럼프(52%)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48%)보다 당선 확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나, 여론조사상 7대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한다면 내년 경제와 금융시장 전망은 완전히 판세가 바뀔까. 답변부터 하자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일단 1기 재임 시절과 마찬가지로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혹은 특정 상황에 따라 그 이상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부유층 감세, 법인세 인하 같은 조치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재정적자 심화, 외국인 노동자 추방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심해질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2026년에는 4.1~7.4%p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저성장-고물가 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시장 참여자가 미국 대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트럼프나 해리스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2025년 주요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지정학적 갈등, 무역 갈등이 상수화되는 시기에 놓여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국가와 기업들이 이념에 따라 개별 블록을 형성하고, 자국 우선주의, 서방과 비서방 국가 간 이념 대립 등으로 글로벌 공급난 발생 빈도가 기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지정학적 불안 상수화, 경제 블록화 등은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한 현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폭에 제약을 가할 수 있으며, 주식시장에는 ‘고금리→저금리’가 아닌 ‘고금리→중금리’ 시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내년 재테크 계획을 세울 때는 이런 구조적 변화(중금리 및 중물가 등)를 반영해 자산군에 안전자산인 금과 더불어, 주식 중에서는 지정학적 갈등의 수혜 업종인 방산주 편입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그래프2 참조).
시장 불안 자극하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저성장-고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한국은행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불확실성의 부정적 충격을 완화해줄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은 과거의 전형적인 사태 수습성 금리인하가 아닌 선제적(예방적) 금리인하가 될 것이기에 내년에 우리가 예측하고 대비할 수 없는 블랙스완급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금리인하는 ‘증시의 안전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해 보인다.
내년까지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전 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은 올해 같은 고성장(경제), 강세장(증시)까지는 아니어도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경기 둔화 방지, 경기 회복 동력, 가계 및 기업의 심리 개선 등 금리인하의 긍정적인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기 전에 미국 대선 및 이후 정치 지형 변화라는 단기적인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트럼프 재임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실적인 관세전쟁(무역분쟁)에 대한 가계 및 금융시장 참여자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것은 10월 이후 트럼프 수혜 자산과 주식으로 지목되는 비트코인, 트럼프미디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더욱이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했음에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되레 상승해 4%대를 상회한다는 점 역시 트럼프 당선 시 감세정책 등에 의한 재정적자 심화 우려를 금리에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의 예측 모델상 올해 처음으로 트럼프(52%)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48%)보다 당선 확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나, 여론조사상 7대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한다면 내년 경제와 금융시장 전망은 완전히 판세가 바뀔까. 답변부터 하자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일단 1기 재임 시절과 마찬가지로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혹은 특정 상황에 따라 그 이상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부유층 감세, 법인세 인하 같은 조치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재정적자 심화, 외국인 노동자 추방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심해질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2026년에는 4.1~7.4%p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저성장-고물가 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가 흐름 결정하는 것은 정치 아닌 이익
하지만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우려들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다. 최소한 주식시장에 한해서는 말이다. 주가의 본질적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이익, 매크로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1923~2023년 100년간 미국 S&P500 지수가 플러스를 기록했을 때 요인을 분석해보면 공화당 집권기(43%), 민주당 집권기(57%)보다 기업 실적 증익 사이클(이익 성장기·67%) 등 실적 자체가 주가 상승의 주된 원동력이었다(그래프1 참조).또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10월 14~18일 미국 블룸버그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올 연말까지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대선 결과’(응답률 39%)보다 ‘이익’(응답률 45%)이 1순위로 지목됐다(‘연준의 금리인하 강도’는 응답률 16%로 3순위).
오히려 시장 참여자가 미국 대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트럼프나 해리스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2025년 주요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지정학적 갈등, 무역 갈등이 상수화되는 시기에 놓여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국가와 기업들이 이념에 따라 개별 블록을 형성하고, 자국 우선주의, 서방과 비서방 국가 간 이념 대립 등으로 글로벌 공급난 발생 빈도가 기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지정학적 불안 상수화, 경제 블록화 등은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한 현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폭에 제약을 가할 수 있으며, 주식시장에는 ‘고금리→저금리’가 아닌 ‘고금리→중금리’ 시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내년 재테크 계획을 세울 때는 이런 구조적 변화(중금리 및 중물가 등)를 반영해 자산군에 안전자산인 금과 더불어, 주식 중에서는 지정학적 갈등의 수혜 업종인 방산주 편입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그래프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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