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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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중국·유럽 ETF 투자자 웃었다

딥시크 등장 이후 中 기술주 랠리… 마윈, AI 75조 원 투자로 시진핑에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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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3-0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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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딥시크가 중국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GettyImages]

    올 들어 딥시크가 중국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GettyImages]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주춤한 가운데 대안 투자처로 중국과 유럽이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빅테크에 힘을 실어주면서 민간 부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또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독일 경제 회복 기대감 등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런 투자 동향의 변화와 성과는 국내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에서도 확인된다. 2월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2월 25일까지 국내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 가운데 수익률 상위를 휩쓴 종목은 모두 중국 및 유럽에 투자한 ETF였다(표 참조).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는 69.94%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종목은 홍콩에 상장된 테크기업 30개로 구성된 홍콩 항셍테크지수 상승률을 2배 추종한다. 최근 한 달 수익률만 52.49%에 이른다.

    중국·유럽 ETF, 올 들어 수익률 상위

    40.03% 수익률로 2위를 차지한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 역시 중국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H주(중국 정부 소유의 국유기업 또는 정부 지분 30% 이상이면서 수익의 50% 이상이 중국 본토에서 발생하는 기업) 약 50개를 편입해 산출한 항셍중국기업지수(Hang Seng China Enterprises Index·HSCEI) 수익률을 2배 추종한다. 한 달 수익률만 32.37%에 이르며 알리바바, 샤오미, 텐센트, 중국건설은행, 메이투안, BYD 등을 투자 종목 상위에 담고 있다.

    또 중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30개 종목에 투자해 ‘아시아의 나스닥 지수’로 불리는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은 레버리지가 아니어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에 육박한다. ‘ACE 차이나항셍테크’ 29.08%, ‘TIGER 차이나항셍테크’ 27.84%, ‘RISE 차이나항셍테크’ 27.53%, ‘KODEX 차이나항셍테크’ 27.04%를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로 항셍중국기업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역시 레버리지가 아니어도 선전하고 있다. 연초 이후 ‘RISE 차이나HSCEI(H)’는 19.87%, ‘1Q 차이나H(H)’는 19.55%, ‘TIGER 차이나HSCEI’는 18.07% 수익률을 거뒀다.

    이처럼 중국에 투자하는 ETF들이 수익률 상위에 오른 것은 중국 증시가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대표 주가지수인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17.38%(2월 25일 기준) 상승했다. 중국 우량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19.87%, 항셍테크지수는 30.78%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1.34%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이번 주가 상승은 딥시크 영향으로 보인다. 저비용-고효율을 앞세운 딥시크 AI 모델이 전 산업계에 충격과 함께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또 딥시크의 급부상은 중국 정부가 기존의 강력한 규제정책에서 방향을 전환해 기술산업을 적극 육성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2월 17일 중국 빅테크 기업 대표들을 소집한 좌담회에서 공식화됐다. 특히 2020년 금융당국 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마윈의 복귀는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를 시사한다. 이후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AI 분야에 3800억 위안(약 75조28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유럽 증시 상승세 지속 여부는 미지수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영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가 이제 규제보다 장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중화권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점 등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같은 기간 유럽 관련 ETF 수익률도 만만찮다. 유로존 12개국을 대표하는 블루칩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 지수를 2배 추종하는 ‘TIGER 유로스탁스레버리지(합성 H)’ 수익률은 25.81%였다. 또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유럽 기업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도 17.75% 수익률을 거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이지만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최근 미국과 유럽의 금리차를 고려할 때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고, 이런 강달러 환경은 유럽 증시를 하방으로 누르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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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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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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