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 주가의 약세 흐름이 길어지면서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비중 또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18.61%로 집계됐다. 우선주와 더하면 20.72%다. 2022년 10월(보통주 기준 18.05%, 우선주 포함 시 20.32%) 이후 최저치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스마트폰·개인용 컴퓨터(PC) 수요 감소로 인한 범용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다,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밀린 것도 원인이다. 삼성전자가 AI 부문 부진으로 해외 직원 수천 명을 감원한다는 소식도 주가 하락에 빌미를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인력의 10% 정도를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목표주가 하향 조정
국내외 투자은행(IB)과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한 것 또한 주가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맥쿼리는 9월 25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국내 증권사도 9월 이후 19곳이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현재 대부분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 원대로 제시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거시 경제 부진에 따른 더딘 경기 회복으로 메모리 사이클이 단기 둔화되면서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50조 원으로 24% 하향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6000원으로 조정한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02배 수준으로 역사적 하단 영역”이라며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메모리 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과장되게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 평균치)는 10조7717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8월에 제시한 13조6606억 원에 비해 21.15%나 낮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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