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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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진·전청조 혼외자 사칭… 사기꾼 ‘최애픽’ 파라다이스그룹

‘카지노업계 대부’ 전락원 씨가 창업… 카지노·호텔·리조트 다방면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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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11-0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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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왼쪽)와 전청조 씨. [채널A]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왼쪽)와 전청조 씨. [채널A]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가 전청조 씨와 결별 수순을 밟는 가운데 이번에 거론된 파라다이스그룹이 재조명받고 있다. 전 씨는 남 씨에게 접근하면서 자신을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혼외자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자작극으로 밝혀지면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월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확인된 사기 피해자만 15명이며, 피해 규모는 19억 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본인을 파라다이스그룹의 혼외자로 소개하며 취업 사기 등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 대응 나선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그룹은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 기업으로 꼽힌다. 전 씨가 과거부터 파라다이스그룹의 혼외자를 사칭하면서 범죄를 저지른 만큼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그룹 측은 10월 26일 “최근 전 씨 관련 기사를 통해 당사에 대한 근거 없는 내용이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포·게시돼 당사 명예가 심대하게 훼손되고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어서 파라다이스그룹 측은 “전 씨의 사기 혐의와 관련해 파라다이스의 혼외자라고 주장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파라다이스 제공]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파라다이스 제공]

    파라다이스그룹은 ‘카지노업계 대부’로 알려진 전락원 전 회장이 일궜다. 그는 1967년 한국 최초 카지노인 인천 올림포스호텔 총지배인을 맡았고, 이듬해 서울 워커힐 카지노 운영권을 얻으며 본격적으로 카지노업계에 뛰어들었다(타임라인 참조). 전락원 전 회장은 이때를 기점으로 막대한 자금을 모았고, 1974년 케냐로 진출해 사파리 파크 호텔과 카지노를 열었다. 케냐는 1989년 전락원 전 회장에 대한 감사 의미로 그를 주한 케냐 명예 총영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그룹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2002년 계열사 파라다이스가 코스닥에 상장됐다. 11월 2일 기준 파라다이스 시가총액은 1조2400억 원으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38번째로 규모가 크다. 전락원 전 회장이 2004년 별세한 후로는 장남 전필립 씨가 회장직을 이어받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파라다이스그룹은 파라다이스글로벌을 주축으로 카지노, 호텔, 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다.

    낸시랭·김상중도 당했다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왕진진 씨(왼쪽)가 팝 아티스트 낸시랭과 함께 2018년 1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동아DB]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왕진진 씨(왼쪽)가 팝 아티스트 낸시랭과 함께 2018년 1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동아DB]

    파라다이스그룹이 ‘혼외자 사칭 사기’의 중심에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 역시 2017년 자신을 전락원 전 회장의 혼외자라고 주장한 왕진진(본명 전준주) 씨와 결혼했다. 하지만 왕 씨가 파라다이스그룹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멀어졌고, 결국 두 사람은 이혼했다. 낸시랭이 왕 씨 어머니를 통해 그가 파라다이스그룹의 혼외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당시 낸시랭은 “몇 개월간 함께 살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막상 그 대답을 들었을 때 다리 힘이 풀렸다”고 말했다.



    전청조 씨가 경기 김포에서 체포된 뒤 10월 31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전청조 씨가 경기 김포에서 체포된 뒤 10월 31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2003년에는 배우 김상중 씨가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딸을 사칭한 여성과 결혼 계획을 발표한 후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게 돼 파혼한 일도 있었다. 이 여성은 자동차 접촉 사고로 우연히 김 씨를 만났는데, 이때 자신이 전락원 전 회장의 손녀라고 한 것이다. 당시 이 여성은 자신을 ‘전우경’으로 소개했다. 훗날 전락원 전 회장의 손녀인 ‘진짜 전우경 씨’ 나이가 8세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결혼은 극적으로 취소됐다. 전우경 씨는 2021년 방탄소년단(BTS) 뷔와 열애설이 불거져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소동과 별개로 호실적 전망

    남현희 씨는 전청조 씨가 ‘파라다이스그룹의 상속’을 약속했다고 주장한다. 남 씨는 전 씨가 건넨 가짜 임신테스트기에 속아 임신한 줄 알았는데, 이 과정에서 상속 관련 대화가 오갔다는 것이다. 남 씨는 10월 27일 채널A에 출연해 “‘(전 씨에게)이 애기를 낳아야 하느냐’고 하니 ‘내가 파라다이스를 물려받을 거고, 자식한테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전 씨가 여성이고, 남 씨 역시 임신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후 확인됐다.

    여느 재벌가와 달리 파라다이스그룹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적다 보니 사기꾼의 타깃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낸시랭의 변호를 맡았던 손수호 변호사는 10월 2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파라다이스그룹의 혼외자는 좀 고전적인 수법인데, 사기꾼도 많이 활용한다”며 “파라다이스그룹은 어디선가 들어봤지만 다른 유명한 재벌가에 비해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라다이스그룹 오너 일가의 가풍은 은둔형 경영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인 전락원 전 회장이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으로 탈세 혐의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소동과 별개로 파라다이스는 올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파라다이스가 3분기 매출 2791억 원과 영업이익 501억 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파라다이스그룹이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구조 개선, 호텔업과 카지노업 회복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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