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영 씨. [조영철 기자]
최근 비트코인이 급상승하며 장기투자(장타)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투자자는 단기투자(단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암호화폐 단타로 수익률 6900%를 달성한 나민영 씨는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는 5분봉 기준 3번 하락이 올 때 매수하면 반등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면서 얻은 경험을 유튜브 채널 ‘나씨TV-비트코인 단타의 모든 것’을 통해 공유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나씨를 9월 6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났다. 암호화폐 단타로 6900%라는 수익률을 올린 비결은 뭘까.
암호화폐 투자 총수익률은?
“2017년 5월 종잣돈 5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2018년 1월이 되니 15억 원가량 수익이 났다. 이후 스트레스로 암투병을 하게 돼 투자를 쉬었다. 올해 1월 1일 4000만 원으로 다시 ‘5분봉 3틱’ 투자를 시작해 현재 16억 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장투까지 합하면 총수익이 20억 원가량 된다.”
횡보장 단타 실패 가능성 높아
[자료 제공 · 나씨TV]
“5분봉 3틱은 일명 ‘역추세매매’(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에 매수해 상승하는 추세에 매도하는 것)다. 반등이 자주 오는 암호화폐 패턴을 분석해 공식으로 만든 투자 방법이다. ‘코린이’(코인+어린이)의 경우 상승이 오다 가격이 살짝 내려가면 다시 오를 줄 알고 매수하곤 하는데, 보통은 어느 정도 타임이 지나야 반등이 온다. 그 반등 타이밍을 계산해보니 5분봉 기준으로 3번 이상 연속 하락이 생길 때였다.”
5분봉 3틱 차트는 어떻게 생겼나.
“차트를 보면 이전 봉보다 훨씬 크게 음봉(주식에서 종가가 시가보다 낮게 끝나는 것)으로 전환돼 3틱까지 하락하는 지점이 있다(5분봉 3틱 차트 참조). 그때 매수하는 것이다. 차트를 살펴보면 이런 지점이 생각보다 많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처럼 횡보장이 펼쳐질 때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럴 때는 단타를 해선 안 된다.”
3번째 하락에서 바로 매수하나.
“언제 매수하느냐에 따라 5분 간격으로도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 초보자라면 3번째 봉이 끝날 때 매수하는 편이 안전하다. 고수라면 3번째 봉이 최저로 하락했을 때 매수하는 것을 권한다.”
하락장에서는 물타기 기법 활용해야
[자료 제공 · 나씨TV]
“1분봉으로 확인한다. 1분봉으로 나눠서 보면 저점을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장세와 상관없이 5분봉을 적용한다고?
“5분봉은 변동성이 심할 때 적용한다. 변동성이 없는 약세장에서는 15분봉과 30분봉을 적용한다.”
매수 후 지속적인 하락이 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찐바닥 잡기’, 순환매수매도 등 물타기 기법을 활용해 평단을 낮춰 반등이 올 때 수익 실현을 해야 한다.”
‘찐바닥 잡기’는 뭔가.
“찐바닥 잡기는 정말 바닥이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참았다 매수하는 것이다. 보통은 하락이 올 때 파란 캔들(차트에 보이는 막대기로 빨간 막대기는 양봉, 파란 막대기는 음봉)이 처음에는 길게 만들어지다 점점 짧아진다. 이때 추매(추가 매수)해 평단을 낮췄다 반등이 왔을 때 매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락세가 약해질 때 바닥을 지지하는 구간에서 추매하는 것이 찐바닥 잡기다.
차트를 보면 5분봉이 오르다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 바닥을 지지하면서 반등한다(찐바닥 차트 참조). 캔들 길이가 점점 짧아지면서 더는 내려가지 못하고 유지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차트가 형성되면 반등 가능성이 높다. 물론 추세가 무너져 하락할 수 있지만, 하락이 온 상태에서 다시 지지한다면 급반등할 가능성이 더 높다.”
순환매수매도란?
“단기 바닥에서 물타기를 한 뒤 살짝 반등이 왔을 때 매도하는 방법이다(순환매수매도 차트 참조). 찐바닥까지 지속적으로 단기매수매도해 평단가를 낮추는 투자 방법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지만 찐바닥이 오면 크게 반등하니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바닥을 잘못 잡았을 때, 혹은 갑자기 가격 조정이 왔을 때 대응하는 방법이다.”
찐바닥 잡기, 순환매수매도는 시쳇말로 감으로 판단하는 것 아닌가.
“맞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암호화폐 투자는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의 준말)를 잘 알아야 한다. 아무리 고수라도 장이 좋지 않다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장이 안 좋을 때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초보자가 경험을 쌓는 방법은?
“1년 동안 매일 1%씩 수익을 올린다고 생각하면서 욕심 부리지 말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큰 욕심을 내기보다 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누리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시드머니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노하우는?
“초보자는 원금을 40분의 1로 나눠 분할매수하길 권한다. 종잣돈이 1000만 원이라면 1회 투자금은 25만 원이다. 열 번 물타기를 해도 시드머니의 4분의 1밖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큰 하락이 왔을 때 저점에서 크게 물을 탈 수도 있다.”
봉, 거래량, 매수벽 꼭 확인해야
단타 종목은 어떻게 고르나.“거래량과 유동성이 많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 거래소에서 수치로 뜨는 거래대금은 하루치 누적이다. 그렇다 보니 거래가 활발한 시점이 지금인지, 12시간 전인지 알 수 없어 하루치 거래량을 차트에서 확인해 비교해봐야 한다.”
봉과 거래량만 보면 되나.
“봉과 거래량은 물론, 호가창도 중요하다. 호가창에 매수벽이 많은 경우, 즉 산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세력들은 이런 심리를 노려 몇십억, 몇백억 매수를 깔아놓는다. 그리고 매도가를 매수가보다 위로 설정해둔다. 본인 물량을 사면서 자전거래를 하는 것이다. 매도 물량이 줄어들면 심리적으로 사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일반투자자들이 매수하게 된다. 이때 세력들이 매수 물량을 빼 일반투자자들은 물리게 된다. 이런 세력 패턴도 많이 보고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또 어떤 노하우가 있나.
“암호화폐도 주식처럼 테마주가 있다. 솔라나가 오르면 에프티엑스, 세럼도 같이 오른다. 비트코인캐시에이비씨가 오르면 비트코인에스브이,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도 같이 오른다. 이런 테마주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과거 어떤 암호화폐가 급상승했을 때 뒤따라 오르는 암호화폐를 기억했다 다음에 활용하는 것이다.”
오전 9~10시 단타하기 유리
[자료 제공 · 나씨TV]
“초보자에게는 한 종목만 하는 것을 추천한다. 동시에 여러 개 차트를 보면 헷갈릴 수 있다.”
하루 중 단타하기 좋은 때는?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가 장이 가장 활발해 단타하기에 좋다.”
실전에 바로 적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맞다. 영어 공부에 비유해보자. 한국은 문법을 많이 공부하지 않나. 외국에 살면 문법 공부 없이 자연스럽게 회화를 한다. 투자도 비슷하다. 영어 공부를 하듯 차트를 자주 보다 보면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대세하락장이 오면 어떡할 건가.
“‘낄끼빠빠’ 눈이 있어야 한다. 즉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관망할 때를 알아야 한다. 그 눈을 기르려면 차트를 보면서 5분봉 3틱, 찐바닥 잡기, 순환매수매도 등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필수다.”
현재 알트코인 장은 어떤가.
“설거지장이다. 고래(큰손)들이 저점에서 알트코인을 매집한 뒤 가격을 쭉 올려 팔고 있다. 이럴 때 무턱대고 들어가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지금 알트코인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 나민영 씨의 암호화폐 단타법 인터뷰는 매거진동아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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