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 미국서 극찬받은 ‘제네시스 G70’ 직접 몰아보니

부드럽게 빠르고, 우아하게 스포티하네?!

‘반전 매력’ 돋보이는 중형 럭셔리 세단  …  美 유명 잡지 모터트렌드, ‘2019 올해의 차’로 선정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18-12-14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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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모터트렌드(Motor Trend)’는 1949년 창간된 미국 유수의 자동차 전문 잡지다. 이 잡지는 창간 이래 매년 이맘때 ‘올해의 차(the Car of the Year)’를 선정·발표하는데, 최근 이변이 일어났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70’가 ‘2019 올해의 차’로 꼽힌 것이다. 한국 자동차가 이 ‘전당’에 이름을 올린 것은 69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이 소식을 알리는 2019년 1월호 모터트렌드 기사의 제목은 ‘스타가 태어났다(A Star is Born)’. 이어지는 부제는 ‘한국의 신생 럭셔리 브랜드가 대담하게 중앙 무대에 섰다(Korea’s upstart luxury brand boldly takes center stage)’. 

    G70는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형 럭셔리 세단’ 모델이다. 2017년 9월 국내에 첫 출시됐고, 올해 10월부터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본격 판매되기 시작했다. G70는 제네시스 주력 모델인 럭셔리 대형 세단 ‘G80’의 동생 격이자, 기아자동차의 스포츠형 세단 ‘스팅어’의 사촌 격이다.

    날렵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

    경쾌하게 솟은 트렁크 엔드, 스포티한 느낌의 범퍼 등 제네시스 G70의 후면은 역동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경쾌하게 솟은 트렁크 엔드, 스포티한 느낌의 범퍼 등 제네시스 G70의 후면은 역동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모터트렌드의 G70 관련 기사는 이렇게 끝난다. ‘조심해, BMW. 진짜가 나타났어(Look out, BMW. It’s the real deal)’. 대체 G70가 어떤 매력을 뿜어내기에 모터트렌드는 중형 스포츠 세단의 정석으로 불리는 BMW 3시리즈에 ‘경고’를 날린 걸까. 이 잡지가 유난히 호들갑스러운 걸까, 아니면 G70가 마땅히 받아야 할 평가일까. 12월 10~11일 이틀간 G70를 몰며 출퇴근해봤다.

    첫인상은 강했다. 가장 먼저 메시(mesh)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동차의 ‘입’에 해당하는(픽사 영화 ‘카’의 주인공 라이트닝 맥퀸을 떠올려보라) 라디에이터 그릴은 보통 두께감 있는 메탈 소재를 가로 혹은 세로로 놓는 디자인을 적용하는데, G70의 그것은 큼지막한 그물망 형태다. 그렇다고 고깃집 불판 모양새는 아니다. 현대차의 설명에 따르면 ‘유광 크롬 베젤의 메시 타입 대형 크레스트 그릴’. 날렵한 선으로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어우러져 대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가죽 시트에는 퀼팅 패턴이 적용됐다. 블랙 컬러의 퀼팅 패턴 가죽 시트에 앉으니 다이아몬드 퀼팅 패턴으로 유명한 샤넬 클래식 핸드백 위에 앉은 듯한 기분이다. 매끈한 가죽 시트보다 살짝 더 폭신한 느낌도 든다. 실내 천장, 즉 헤드라이닝은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해 아늑한 기분을 선사한다. 



    운전석은 낮은 편. 도로 바닥에 딱 붙어가는 듯하다.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을 향상시키고자 시트 포지션을 낮췄다고 한다. 스포츠카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반갑겠지만, 스포츠카를 운전해본 경험이 전혀 없는 기자는 낮은 좌석이 처음엔 낯설었다. 하지만 시트 위치를 세부적으로 조절해 불편함을 덜어낼 수 있었다. 10~20분 운전하니 이질감은 사라졌다. 오히려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았다. 

    운전자 바로 앞 유리창에 차량 속도,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보여주는 전방표시장치(Head-Up Display·HUD)는 정말 탐나는 기능이다. 제네시스 G90, G80 등 고급차뿐 아니라 그랜저, K7, 싼타페 같은 중형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도 최근 적용되기 시작한 HUD는 실제 사용해보니 무척 편리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려고 고개를 숙이거나 오른쪽으로 돌려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지 않아도 되고, 제한속도 등 교통 정보도 유리창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리는 초보 운전자라도 HUD가 있으면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꺼놓고 조용히 운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시트 위치 조절에 따라 HUD 표시 위치도 달라진다.

    “BMW 3시리즈 넘어섰다”

    차량 속도,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운전자 앞 유리창에 띄워주는 전방표시장치(HUD·왼쪽). 고급감이 강조된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퀼팅 패턴의 나파가죽 시트.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차량 속도,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운전자 앞 유리창에 띄워주는 전방표시장치(HUD·왼쪽). 고급감이 강조된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퀼팅 패턴의 나파가죽 시트.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출퇴근시간, 꽉 막히는 서울 시내에서 속도를 내볼 수는 없지만 간간이 도로가 한적해질 때 엑셀을 밟으면 G70는 숨겨둔 본성을 드러냈다. ‘우아함과 역동성을 조화시킨 스포츠형 중형 세단’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다 엑셀을 깊게 밟는 순간 짧은 시간 안에 주행 속도를 올렸다. 시승차는 2.2D, 즉 디젤 모델이었는데, 속도를 올릴 때 디젤차 특유의 부르릉대는 소리나 덜커덩거리는 느낌이 없었다. 부드럽고 재빠르게 속도가 올라갔다. 테스트를 겸해 비교적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봤는데,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는 일 없이 부드럽게 주행했다. 모토트렌드의 주행 테스터 크리스 월턴이 G70를 ‘다루기 쉬운 야수(such ferocity and control)’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이 차는 인피니티 G35보다 고급스럽고, 벤츠 C클래스보다 날카로우며, 아우디 A4보다 훨씬 기민하다”고도 평가했다. 

    ‘G70 스포츠’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G70 3.3T 모델은 경쟁자 BMW 3시리즈는 물론, 5시리즈의 스펙을 뛰어넘는다. G70 3.3T에는 람다2 3.3T-GDi 엔진이 탑재되는데, 이 엔진은 최고출력 370마력(ps), 최대토크 52.0kgf·m로 BMW 3시리즈와 5시리즈를 앞선다. 이 엔진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2018년 10대 엔진’에 꼽힌 바 있다. 모터트렌드는 이 엔진을 장착한 G70 3.3T를 ‘맹렬한 짐승(a ferocious animal)’에 비유했다.

    HDA, 음성 검색 등 편의성 높아

    12월 11일 오후 강원 춘천시에서 눈길을 달려본 제네시스 G70 2.2D. [홍중식 기자]

    12월 11일 오후 강원 춘천시에서 눈길을 달려본 제네시스 G70 2.2D. [홍중식 기자]

    12월 11일 오후 홍중식 사진기자는 G70를 타고 강원 춘천시에 다녀왔다. 마침 춘천에 눈이 내렸다. 홍 기자는 G70를 “제대로 된 사륜구동”이라고 평가했다. 꽤 눈이 쌓인 언덕을 헐떡이지 않고 단숨에 재빨리 올라갔다고 한다. 특히 G70의 고속도로 주행보조(Highway Driving Assistant·HDA) 기능을 높게 평가했다. G70는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운전자가 엑셀을 밟지 않아도 유지하는 기능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고속도로 과속 단속 구간에서 제한속도에 맞춰 속도를 줄이고, 옆 차선 차가 앞으로 끼어들면 알아서 감속하는 등 HDA 기능을 갖추고 있다. 홍 기자는 “옆 차선 차가 앞으로 끼어들 때 내 뒤에서 따라오는 차가 놀라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반(半)자율주행을 한 셈이라 장거리 운전이 편안했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통과해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까지 오는 여정에서 평균 연비는 15km/ℓ가 나왔다. 모드는 컴포트(comfort), 제한속도를 준수하면서 최대 시속 95km를 유지했다. 교통체증은 없었다. 

    내비게이션에 하나의 기능으로 포함돼 있는 ‘카카오 아이’도 잘 활용했다. 검색창 옆 마이크 모양의 버튼을 터치하고 “여의도 IFC몰”이라고 말하면 ‘IFC몰 주차장입구’ ‘한국의료재단 IFC 종합검진센터’ 등 15개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이 중 하나를 터치할 것도 없이 음성으로 ‘1번’ 하면 1번 검색 결과로 길을 안내한다. 이 기능은 주행 중 도로에서 목적지를 바꿀 때 유용할 듯하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지적했듯 좁은 뒷좌석 공간이 아쉬웠다. 성인이 앉으면 무릎이 앞 좌석 등받이에 닿을 정도로 레그룸이 좁았다. 날렵한 상체 디자인을 뽑아내느라 헤드룸도 일부 희생된 듯 보였다. 뒷좌석 공간 크기에 그다지 구애받을 필요 없고, 민첩한 속도감과 우아한 승차감을 동시에 원하는 운전자에게 G70는 매력을 어필할 것 같다. 

    ‘2019 올해의 차’로 제네시스 G70가 선정됐음을 알리는 ‘모터트렌드’ 2019년 1월호 온라인판 기사.

    ‘2019 올해의 차’로 제네시스 G70가 선정됐음을 알리는 ‘모터트렌드’ 2019년 1월호 온라인판 기사.

    한편 G70는 2016년 G90에 이어 제네시스 브랜드 역대 두 번째로 ‘2019 북미 올해의 차’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올해 26회째를 맞는 ‘북미 올해의 차’는 미국, 캐나다 등에서 활동하는 자동차 전문기자단 투표로 선정된다. ‘2019 북미 올해의 차’는 내년 1월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된다. 혼다 인사이트, 볼보 S60와 승용 부문에서 겨룰 예정인 G70가 또 하나의 승전보를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2019년형 제네시스 G70, 무엇이 달라졌나
    세계 최초 12.3인치 3D 클러스터 적용, 디자인 고급감도 강화

    2017년 9월 첫 출시된 제네시스 G70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월평균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중형 럭셔리 세단으로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0월 한층 업그레이드된 2019년형 G70를 선보였다(표 참조). 

    세계 최초로 제네시스 G70에 적용된 12.3인치 3D 클러스터(계기판)의 에지 테마.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세계 최초로 제네시스 G70에 적용된 12.3인치 3D 클러스터(계기판)의 에지 테마.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세계 최초로 12.3인치 3D 클러스터(계기판)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별도의 안경 없이도 다양한 주행 정보를 3D 입체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첨단기술. 양쪽 눈의 시차를 이용해 입체감을 구현하는 스테레오스코픽(Stereoscopic) 3D 방식을 활용했기 때문에 따로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운전자는 모던, 스페이스, 에지 등 3가지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드라이브 모드 연동 시에는 컴포트, 스포트, 스마트, 에코, 커스텀 등의 모드 가능). 모던 테마는 아날로그 느낌을, 우주정거장을 모티프로 한 스페이스 테마는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에지 테마는 중앙에 몰입감을 부여해 다이내믹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2019년형 G70는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를 새로 탑재했다. 이는 스마트키를 들고 차 후면 반경 1m 안에 3초간 머물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이다. 또한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실내 순환 공기를 반복 필터링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 청정 모드’ △고화질 DMB(해상도 1280×720)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오토 홀드 기능 포함) 등 고객 선호 성능을 전 모델에 기본 장착했다. 

    기존 G70 3.3T 모델의 기본 성능이던 ‘에코 코스팅’(페달 조작 상황별 변속기 제어로 주행 연비 개선)이 전 모델에 적용됐으며, 3.3T 모델에서 4륜구동(HTRAC · AWD)을 선택할 경우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M  -  LSD)가 동시 적용되는 ‘다이내믹 AWD 시스템’이 새로 도입됐다. 이는 전후 구동력 배분 시스템(AWD)과 좌우 구동력 배분 시스템(M  -  LSD)의 통합 제어로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을 선사한다. 한편 3.3T 모델 전용의 19인치 다크스퍼터 휠이 추가됐으며, 기존 18인치 휠 컬러(라이트 실버그레이)를 변경해 디자인 고급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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