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xAI 태우고 ‘AI 우주 제국’ 시동

스페이스X-xAI 합병 완료… “AI 자금 조달이 진짜 이유” 분석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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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6-02-10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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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X와 xAI 합병으로 우주 데이터센터 시대를 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 GETTYIMAGES

    스페이스X와 xAI 합병으로 우주 데이터센터 시대를 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 GETTYIMAGES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제국’ 건설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월 2일(이하 현지 시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AI 기업 xAI를 합병한 것이다. 두 회사 CEO를 겸하고 있는 그는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야심 차고 수직 통합된 혁신 엔진을 만들고자 xAI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로켓, 우주 기반 인터넷, 모바일 기기 직접 통신, 세계 최고 실시간 정보 및 언론의 자유 플랫폼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FT “이번 통합은 AI 경쟁 승리 목적”

    합병에 나선 핵심 동력은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그는 성명에서 “AI 발전은 막대한 전력과 냉각 설비를 필요로 하지만 전 세계 AI 전력 수요는 가까운 시일 내 지상 기반 인프라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AI 연산을 확장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우주”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앞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서도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이와 같은 구상이 2∼3년 안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태양광으로 구동된다. 지상의 다른 데이터센터들처럼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수랭식이 아니라, 우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복사 냉각 방식으로 열을 방출한다. 또 이 위성들은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스타십을 통해 발사되며, 고도 500~2000㎞에서 서로 통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1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 기의 인공위성 발사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합병으로 스페이스X의 로켓과 스타링크, xAI의 챗봇 그록,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는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묶이게 된다. 머스크의 모든 기술 역량이 총집결된 단일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와 xAI의 가치가 각각 1조 달러(약 1462조 원), 2500억 달러(약 365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는 AI 경쟁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려고 이번 합병을 추진했다”고 분석했다. 구글과 오픈AI 등 AI 선두 주자들은 로켓·위성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아 우주 데이터 분야 진출이 쉽지 않지만, 스페이스X는 기존 로켓에는 실을 수 없는 고성능 AI 컴퓨터를 현재 개발 중인 초대형 로켓 스타십에 실어 쏘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가 추후 테슬라와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가의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분석가는 “통합된 스페이스X가 테슬라와 합병하면 피지컬 AI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로봇과 전기차 등 하드웨어에 xAI의 두뇌인 그록을 얹고 이를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로 연결하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되면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회사에서 AI 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올해 시가총액이 2조 달러(약 2922조4000억 원)에서 최대 3조 달러(약 4384조2000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머스크는 1월 말 열린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미국 전기차 공장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생산 공장으로 전환해 연 10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실적으로 아직 먼 얘기” 

    하지만 머스크가 AI 미래로 내세운 우주 데이터센터에 대해 “현실적으로 아직 먼 얘기”라는 반론도 나온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는 2월 3일 “아직 100만 개 위성을 발사할 만큼 충분한 로켓이 없기 때문에 (현실은) 목표와 거리가 멀다”며 “우주에 탑재체를 보내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 경제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합병 이면에는 ‘AI 개발 자금 확보’라는 진짜 이유가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 3일 “이번 합병은 대규모 적자 사업을 스페이스X라는 우량 자산에 묶어버리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매출 150억 달러(약 21조9000억 원), 이익 8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를 올린 것으로 추산되지만, xAI는 지난해 1~9월 약 95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를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성·통신 시장조사업체 TMF어소시에이츠의 팀 패러 대표도 “머스크는 xAI를 스페이스X에 통합함으로써 AI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끝없는 열망을 활용해 AI 기업의 재정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사람들은 AI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지만 6개월 뒤나 12개월 뒤에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는 올해 하반기 최대 500억 달러(약 73조 원)를 조달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5000억 달러(약 2200조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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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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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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