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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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무인 로보택시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세계 주요 도시

美 샌프란시스코, 심야 로보택시 확대 운영… 국내는 걸음마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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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9-0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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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 로보택시를 운행하는 미국 GM 크루즈. [GM 크루즈 제공]

    무인 로보택시를 운행하는 미국 GM 크루즈. [GM 크루즈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로보택시의 24시간 유료 서비스가 시작됐다. 8월 10일(이하 현지 시간) 캘리포니아공공사업위원회(CPUC)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심야에만 운행되던 로보택시의 24시간 확대 운행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로보택시업체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회사 ‘웨이모’의 로보택시가 24시간 운전자 없이 운행되고 있다.

    미국자동차기술협회(SAE) 기준에 따르면 운전자와 지역 제한 없이 운행되는 자율주행은 레벨 5 단계에 해당된다. 레벨 4 단계는 운전자가 동석하고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되는 자율주행이다. 따라서 샌프란시스코 내 로보택시는 레벨 4.5 수준의 자율주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자율주행 도시로 변모하고자 2016년부터 로보택시를 시범운행했으며 지도와 도로, 교통법규 정보 등 인프라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레벨 4.5 수준 자율주행 택시

    물론 무인 로보택시가 24시간 운행되자마자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월 11일 GM 크루즈의 로보택시 10대가 갑자기 멈춰서 일대 교통이 마비됐고, 8월 17일에는 같은 업체 로보택시가 한 교차로에서 긴급 출동 중이던 소방차를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캘리포니아 교통국(DMV)은 GM 크루즈의 로보택시를 400대에서 200대로 축소할 것을 요청했다. 샌프란시스코 택시노동자동맹은 성명서를 통해 로보택시 운행이 운전자의 생계와 공공안전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시민단체 ‘안전한 거리 시위대’는 자율주행 차량 위에 주황색 고깔(트래픽콜)을 올리는 시위로 로보택시 확대 운행에 항의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 시범운행이 시작된 2016년부터 사고 발생 횟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MV에 따르면 자율주행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자율주행 모드 해제’가 GM 크루즈의 경우 2017년 181회, 2018년 105회, 2019년 68회, 2020년 27회, 2021년 21회, 2022년 22회로 매년 줄고 있다”며 “자율주행기술의 완성도가 높여졌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모드 해제’는 자율주행 중 돌발 상황이 발생하거나 주행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자율주행을 수동 운전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그 빈도가 낮을수록 자율주행기술이 안정적임을 의미한다.

    로보택시 상용화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세계 주요 도시와 기업은 경쟁적으로 로보택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로보택시 서비스 지역을 애리조나와 텍사스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아마존 자율주행 회사 ‘죽스’의 로보택시는 2월 캘리포니아 공공도로에서 시범 운행을 마쳤고, 6월에는 네바다에서 주행을 완료했다. 중국 바이두는 3월부터 레벨 4 단계의 무인 로보택시 ‘아폴로’를 베이징에서 운행하고 있다. 바이두는 2025년엔 중국 65개 도시, 2030년엔 100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6월 자율주행기술을 보조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지도’ 승인 범위를 도시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자율주행을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는 2018년부터 로보택시 시범운행을 시작했으며, 2019년에는 도로운송차량법을 개정해 레벨 3 단계의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요한 제도를 정비했다. 최근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중국 업체와 손잡고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내 자율주행 택시 시범운행 중

    반면 국내 자율주행 택시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과 청계천변, 강남 일대에서 정해진 목적지를 오가는 노선형으로 운행 중이며, 현대차가 아이오닉5 기반으로 만든 레벨 4 단계의 자율주행 택시 ‘로보라이드’는 강남 일대에서 시범운행되고 있다. 무인으로 운행되는 미국이나 중국 로보택시와 달리 국내 자율주행 택시에는 안전요원이 반드시 탑승한다.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세계 주요 도시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자율주행 버스를 상용화하고, 2027년에는 운전자 없이 주행이 가능한 승용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 예상과 달리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내년 테슬라는 운전대 없는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며,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플랫폼 ‘하이페리온8’ 칩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표 참조). 현대자동차그룹과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는 내년에 레벨 4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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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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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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