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600만 가구 시대에 펫 프렌들리 기업 잰걸음

[Pet♥Signal] 반려견 헌혈 문화 조성 앞장서고, 동물등록 대행 서비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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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2-10-0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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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와 제주 유나이티드 간 K리그 경기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단이 헌혈견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7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와 제주 유나이티드 간 K리그 경기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단이 헌혈견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가구수가 600만을 넘겼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가구수는 604만 가구에 달한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는 올해 4조1000억 원에서 2027년 약 6조 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Pet+Family)’족이 증가하면서 ‘펫 프렌들리(Pet-friendly)’ 기조로 경영을 확대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ESG 평가 기준에 따르면 ‘동물 복지’ 역시 ESG 경영 평가 척도에 속한다. 동물 복지를 위한 활동이나 기금 조성을 하는지, 동물 실험과 사육을 윤리적으로 진행하는지 등을 중요 요소로 본다.

    아시아 최초 반려견 헌혈센터 연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은 2019년부터 반려견 전용 헌혈 차량 운영 캠페인 ‘아임도그너(I’M DOgNOR):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를 전개하며 반려견 헌혈에 대한 인식 제고와 인프라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도그너(DOgNOR)는 반려견(Dog)과 헌혈 제공자(Donor)의 합성어다. 영국·폴란드 등 반려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 헌혈센터가 상시 운영되고 있다. 반면 국내 반려견 혈액은 90% 이상 수혈용으로 사육되는 공혈견으로부터 공급되며, 반려견 증가에 따라 수혈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상적으로 반려견 헌혈 한 번이 다른 반려견 네 마리를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이 건국대 부속 동물병원, 한국헌혈견협회와 함께 2019년, 2020년 진행한 ‘아임도그너’ 캠페인에는 현대차 쏠라티를 개조한 헌혈카가 사용됐다. 안전한 헌혈을 위한 채혈·분석실과 최신 장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캠페인은 홈페이지에서 참여 신청을 받아 진행됐으며, 당시 헌혈에 참여한 반려견에게는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다양한 반려용품을 지급했다. 올해 7월 30일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와 제주 유나이티드 간 K리그 경기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단이 헌혈견(기부를 위해 헌혈한 경험이 있는 반려견)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해 반려견 헌혈 문화 확산에 일조했다.

    8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반려견 헌혈 기관인 ‘KU 아임도그너(I’M DOgNOR) 헌혈센터’를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1월 반려견 헌혈 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해 건국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매년 2억 원씩 5년간 총 10억 원 후원금을 건국대에 전달하고, 건국대는 이를 활용해 헌혈센터 설립과 운영을 맡는 내용이다. ‘KU 아임도그너(I’M DOgNOR) 헌혈센터’를 통해 공혈견 문제가 해소되고, 건강하고 다양한 혈액을 확보해 신속하게 공급함으로써 전국적인 반려견 혈액 공급망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헌혈을 희망하는 보호자는 홈페이지(www.ku-imdognor.c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현대차그룹이 특별 제작한 국내 최초 동물 전용 앰뷸런스 ‘펫 앰뷸런스’도 현혈센터에 기증됐다. 앰뷸런스에는 집중치료실(ICU)과 이동용 조명장치, 영상 정보처리기 등이 탑재돼 세심한 치료가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임도그너’ 캠페인과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 지원을 지속해 국내 반려견 헌혈 문화 조성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펫션화보 촬영, 반려견 등록 서비스 개시

    롯데백화점은 펫 프렌들리 공간을 확대하며 펫 케어 백화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례로 동탄점에는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펫 파크’ ‘루키파크’가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로 마련돼 있고, 반려견을 위한 프리미엄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드랜드’도 있다. 일산점에는 반려견 유치원부터 미용, 호텔, 액티비티 센터, 용품 판매 등 반려견과 관련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프랑소와펫’을 오픈했다. 반려동물 관련 매출도 꾸준히 늘어 1~5월에는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9월에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메이크오버(Makeover)’ 프로젝트 중 하나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화보 촬영 이벤트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부터 가족이 패션 화보 콘셉트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메이크오버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첫해에는 아빠, 2021년에는 가족으로 대상을 확대했고, 올해는 반려동물이 주인공이다. ‘펫밀리룩(Pet+Family+Look)_펫션(Pet+Fashion)화보’를 테마로 롯데백화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한 고객 가운데 25개 팀을 선정해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화보를 지원한다. 10월 예정된 화보 촬영에는 각 팀에 어울리는 펫밀리룩은 물론, 헤어과 메이크업 등도 제공된다. 화보는 롯데백화점 앱에서 ‘디지털 포토북’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긍정적 기업 이미지 형성에 도움

    이마트24는 반려견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오펫’과 협업해 동물등록 대행 서비스를 오픈했다. [사진 제공 · 이마트24]

    이마트24는 반려견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오펫’과 협업해 동물등록 대행 서비스를 오픈했다. [사진 제공 · 이마트24]

    애견인으로 유명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24는 6월부터 반려견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오펫’과 손잡고 동물등록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 보호와 유실·유기 방지를 위해 반려인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전국 시군구청에 등록하도록 동물보호법에 의해 의무화한 제도다. 전국 이마트24 포스(POS·판매시점정보관리)기를 통해 고객이 남긴 연락처로 동물등록 전용 링크가 전송되고, 해당 링크로 연결되는 사이트에서 반려견 사진 등 정보와 배송지를 입력하면 등록이 완료된다. 이렇게 입력한 정보는 매일 자정 페오펫을 통해 관할구청 동물등록시스템에 정식 등록되며, 등록 정보가 담긴 페콩칩(외장형 무선식별장치로 외출 시 목줄이나 가슴줄에 걸어 사용)은 원하는 장소로 배송된다. 페콩칩 단품은 2만3400원, 패키지(반려동물등록증과 액자형 인증서 포함)는 3만4800원이다.

    LG전자는 2019년부터 반려동물을 위한 공기청정기, 세탁기, 건조기 등 펫 가전을 출시하며 펫코노미(Petconomy)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제품 출시뿐 아니라, 유기동물보호시설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봉사와 기부 활동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 유기동물보호시설에서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경기 시흥시 조남동 유기동물쉼터 등 유기동물보호시설 2곳에 ‘트롬 세탁기 스팀 펫’과 ‘트롬 건조기 스팀 펫’을 기부했다.

    기업들이 반려동물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반려견 보유 인구 1000만 명 시대에 반려동물을 위한 착한 활동상은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경험하는 불편 사항이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기업에 반려인은 고마움을 느낄 수 있고, 자연스레 그 회사를 신뢰하게 되면서 잠재적인 소비자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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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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