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곡 ‘투 러브(2 L0VE)’를 발표한 그룹 스테이씨. 하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미지 소모 끝에 테니스는 K팝에서 자취를 감췄고, 그사이 K팝 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 막 피어오르는 사랑의 설렘, 다가서고 싶지만 조심스러운 마음, 상대가 다가오길 바라는 조급증, 마침내 마음을 확인한 기쁨 같은 주제의 노래는 흔치 않다. 그 대신 청춘의 고통과 아름다움, 오늘의 고난을 견디게 하는 희망과 집념, 부조리 속 성장과 통과의례, 연인 없이도 단단한 자신감 등에 대한 노래가 부쩍 늘었다. 사랑 노래를 한다고 해도 연애를 ‘수를 쓰는 게임’ 정도로 인식하는 건 거의 퇴행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투 러브’는 바로 그것을 통째로 가져온다. “헷갈리고 있는데” “빙그르르 맴도는 맘” “잠도 못 자” “알고 싶어” “처음 느끼는” 같은 가사는 정말이지 전형적이다. 10년 전 만개했던 소녀 노래 그 자체다. 브리지 부분에 “내 생각하니?”라고 묻는 은근한 목소리가 삽입된 건 또 어떤가. 옷을 마구 꺼내보거나, 테니스공을 따라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장면도 그렇다. 과거를 너무 고스란히 살려놓아서 ‘그래, 이 맛이야’에 가까운 쾌감을 준다. 라켓과 공이 부딪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는 컷은 신선하면서도, 연애 서사와 테니스가 결합하는 알레고리를 산 채로 잡아다 앉힌 듯하다.
건강한 에너지의 사랑 노래
재미있어지는 건 거기에서부터다. 거슬리는 데 없이 쌓여가던 노래가 후렴 앞에서 두 마디를 멈춘다. 서브하기 전 라켓을 한두 번 휘둘러보는 선수처럼 평온하고 달콤한 멜로디를 당김음으로 짧게 끊는 목소리는 정신없는 상황에 휩쓸려가다가도 문득 정신을 가다듬는 모습과도 같다. 그는 되뇐다. “피하지 말자” “져도 괜찮다”. 그렇게 솔직해지기로 한 그는 지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길 선택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이 게임의 주인이 된다.‘연애심리전 앞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소녀’를 K팝에서 보기 힘들어진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이 테마에 수시로 결합하는 미숙한 행동, 귀여운 당황, 발그레한 얼굴, 연애만으로 가득한 머릿속 같은 기호가 소녀를 상당히 대상화하는 면이 있는데, 이제 K팝은 그런 소녀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투 러브’가 이를 휴대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 같은 장치로 현재화하려 드는 건 좀 게으르게도 보인다. 의상이나 카메라워크도 때론 턱을 만지작거리게 하는 데가 있다. 그러나 이 기획은 사골에서 10년 만에 새로운 국물을 뽑아낸다. 영민하다. 누린내가 나지 않는 건 뭘 해도 건강한 듯한 스테이씨 특유의 느낌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