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8

2003.08.21

“‘태권V’ 복원 내년 개봉 가슴 떨려요”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08-13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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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V’ 복원 내년 개봉 가슴 떨려요”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V~’.386 세대의 어린 시절을 흥분으로 몰아넣었던 추억의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이하 ‘태권V’)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976년 작품인 ‘태권V’는 원본 필름이 소실되어 수많은 마니아들의 염원에도 다시 볼 길이 요원했던 작품. 원본이 미국에 있다는 소문만 막연히 돌았을 뿐이다. 그러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국내진흥부의 김보연씨(34)가 영진위 창고에서 ‘태권V’ 1탄의 듀프 네거필름을 발견하면서 구체적인 재상영 계획이 잡히기 시작했다.

    “4월에 국내 애니메이션 순회 상영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태권V’ 필름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영진위 현상실 직원 한 분께서 ‘창고에 확인되지 않은 필름이 몇 있다’고 해 창고를 뒤지게 된 거죠. 한 2주일간 찾은 끝에 듀프 네거필름을 발견했는데 마치 소중한 보물을 발견한 것 같았어요.”

    김씨가 발견한 듀프 네거필름은 프린트 필름을 복사한 것. 쉽게 말해 사진관에서 현상한 필름 상태와 마찬가지다. 영진위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태권V’를 제대로 복원해 극장 상영을 추진할 계획. “네거필름 상태로는 볼 수 없고 다시 현상해야 하는데 현상하더라도 화질이 좋은 상태는 아닐 거예요. 복원하는 데 최소한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빠르면 내년 여름쯤에는 극장에 걸린 ‘태권V’를 보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빨리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다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김씨는 ‘태권V’가 70년대 중반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인 만큼 현재의 시각에서 보면 촌스럽고 유치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계에 미친 영향이나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태권V’는 ‘마징가Z’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TV를 휩쓸던 당시에 순수한 국내 기술과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또 로보트의 동작과 태권도의 기술을 응용한 점 등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준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김씨 역시 초등학생 시절에 극장에 가서 ‘태권V’를 본 태권V 마니아다. 이번에 발견한 필름을 10분 정도 시험적으로 현상해서 보았는데 가슴이 벅차고 떨렸다고. 그는 99년부터 영진위에서 국내 애니메이션을 담당해왔다.



    “‘태권V 외에도 68년에 제작된 국산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복원하고 싶어요. ‘홍길동’ 역시 원본 필름이 유실된 상태지만 어딘가에 비디오 테이프나 베타 테이프로 존재하고 있을 겁니다. ‘태권V’의 복원이 그동안 유실된 수많은 과거의 영상물들을 복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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