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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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디카 ‘골라 골라’

촬영 실력·동영상 기능 따라 기종 선택 바람직 … 매뉴얼·합성법 알면 활용 ‘무궁무진’

  • 신원건/ 동아일보 미디어전략팀 기자 laputa@donga.com

    입력2003-03-06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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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맞는 디카 ‘골라 골라’

    니콘의 보급형 디카인 ‘쿨픽스 3500’. 아마추어는 2, 3메가 화소급의 보급형 디카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카메라(이하 디카)는 비싼 가격 때문에 일반인들이 기피하고, 필름보다 화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전문가들에게 무시당했던 아픈 과거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성능은 물론 가격면에서도 필름카메라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디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일부 고급 디카는 웬만한 필름카메라보다 오히려 색상 재현 성능이 더 뛰어나다. 그렇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디카 중에 내게 맞는 기종은 어떤 것일까.

    CCD가 성능과 가격을 결정한다

    디카의 핵심부품은 필름 역할을 대신하는 미세한 감광소자(화소·pixel)로 구성된 CCD(전하결합소자·Charge-Coupled Device)다. 같은 색상 재현 성능의 CCD라면 감광소자가 많을수록 고해상 고선명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컴퓨터의 성능을 CPU로 구분하듯 디카도 CCD에 따라 고급 기종과 보급 기종으로 나뉜다. 보급형은 대부분 2~3메가 화소급, 고급형은 4메가 이상 화소급을 가리킨다.

    자신의 사진촬영 실력이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비싼 고급형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수동 색상조정, 초점포인트 이동 등 고급 디카의 낯설고 복잡한 기능들을 다 사용하기도 힘들다. 또 일반 사용자들은 3메가급 사진과 4메가급 사진의 화질 차이를 육안으로는 느끼지 못한다.



    ‘3메가 화소 디카’란 300만개의 감광소자로 구성된 CCD를 내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3메가 화소급 디카는 대략 가로 세로 2000×1500개의 화소로 구성돼 있다. 17인치 모니터를 통상 1024×768 화소로 설정해 사용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미지 크기와 해상도를 짐작할 수 있다. 200만 화소급은 30만원대, 300만 화소급은 40만원대, 400만 화소급 이상의 고급기종은 60만원 이상이다.

    색 재현이 잘된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CCD도 좋아야 하지만 ‘원재료’인 빛을 선명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조리개 값(f)’이 낮을수록, 줌기능의 초점거리 차이가 클수록 좋은 제품이다.

    조리개 값은 보통 렌즈 주위에 ‘f=2.0~3.8’ 또는 ‘1:2.0~3.8’(수치는 렌즈에 따라 다름) 등으로 표기돼 있다.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밝고 해상도가 좋은 렌즈. 수치로 자세한 성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렌즈 지름이 큰 카메라를 좋은 제품이라고 봐도 된다.

    대부분의 디카는 30초~5분 동안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캠코더보다는 기능이 떨어지지만 MPEG 방식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컴퓨터로 쉽게 보관하고 재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영상에 대한 욕구는 크지만 캠코더를 살 만한 여력이 없다면 동영상 기능이 좋은 디카를 구매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재미있는 사진을 찍으려면

    디카는 ‘AUTO’ 모드에 놓으면 대부분 무난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유저 인터페이스도 워낙 쉽게 돼 있어 몇 번 만지다 보면 웬만한 기능은 금방 익숙해진다. 이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매뉴얼을 무시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진을 찍고 싶다면 먼저 매뉴얼을 탐독해야 한다. 매뉴얼에는 단순한 기능 설명뿐 아니라 촬영의 원리, 각종 고급 기능의 응용법들이 잘 나와 있다. 매뉴얼을 잘 읽으면 야간촬영, 아웃포커싱, 노출과 색상의 보정, 클로즈업 등 ‘마니아’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초 소양을 닦을 수 있다.

    “Sony707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손 모양 아이콘이 뜨는데 이게 뭔지 누가 좀 알려주세요.”

    “빛의 양이 부족하다는 표시예요. 그냥 찍어도 상관없어요.”

    인터넷의 한 디카 동호회 Q&A 게시판에 뜬 글이다. 초보자의 질문에 자칭 ‘고수’가 한 수 알려준 것.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 ‘디카유저(www.dcauser.co.kr)’ 등 디카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른 ‘고수’들의 사진도 감상하고 노하우 등 각종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갤러리 등에 올리면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도 받는다.

    생활의 발견-일상을 노려라

    내게 맞는 디카 ‘골라 골라’

    디카로 찍은 ‘일상의 순간’들.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디카족에게는 좋은 소재가 된다. 신원건

    디카 마니아들의 ‘아지트’인 ‘디시인사이드’의 최고 인기 페이지는 엽갤(엽기갤러리). 이 ‘엽기’ 사진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생활의 발견’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에서 유머와 비상식, 약간의 일탈을 발견하고 이 엉뚱한 사진을 이용해 일상을 다시 전복(顚覆)한다.

    꾸미고 포장한 표정과 포즈도 중요하지만 평범한 일상도 소중한 기록이다. 예를 들어 아이의 사진을 찍을 때도 먼저 일상을 노려보자. 어떤 부모라도 아이 사진만큼은 멋진 모습만 골라 찍어주고 싶게 마련이다. 뽀송뽀송한 얼굴에 귀여운 꼬까옷. 또 이왕이면 알록달록한 꽃을 배경으로 찍고 싶어한다.

    이제 다르게 접근해보자. 엄마를 괴롭히는 모습, 초콜릿을 먹느라 엉망이 된 얼굴, 목욕하는 모습 등을 찍어보자. 가족뿐만 아니라 특별한 ‘애정의 눈길’로 친구나 동네 강아지 등을 유심히 보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사진을 합성해보자

    이제 디카의 ‘고수’가 되었다면 상상의 날개를 펴고 디카로 찍은 사진들을 맘껏 합성해보자.

    합성사진들은 리터치 프로그램인 ‘포토샵’ 시리즈로 만든다. 합성 외에도 얼굴의 잡티를 없앨 수도 있고 간단한 필터 기능으로 ‘뽀사시’한 사진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비싼 가격. 정품을 쓰기가 부담스럽다면 디카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포토샵 한정판(Limited Edition)을 쓰면 된다. 전문적인 고급 기능은 없지만 그림 오려 붙이기, 글씨 첨부, 색상 변경, 필터링 등 웬만한 리터치는 다 할 수 있다. 제작사인 ‘어도비’사도 홈페이지(www.adobe.com)를 통해 시험판을 무료 배포하고 있다.

    디카 사진은 정리를 게을리 하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일회용품’이 되기 십상. 컴퓨터에 가족 풍경 아이 여행 등의 소제목으로 폴더를 만들어 정리해둬야 찾기 쉽다. 주제별 분류가 귀찮다면 일단 날짜순으로 차곡차곡 쌓아뒀다가 3~4개월에 한 번씩 재분류하는 방법도 있다.

    PC에서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디카 제조업체는 고유의 ‘뷰어(viewer)’를 준다. 뷰어란 디지털 이미지를 쉽고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뷰어가 있어야 디지털 사진을 ‘앨범’으로 관리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많은 디카 마니아들이 ‘ACDsee’를 가장 강력한 뷰어로 추천한다. 사진을 바둑판 모양의 ‘손톱이미지’로 보여주고, 한장 한장 자동으로 사진을 넘겨주는 ‘슬라이드쇼’ 기능은 물론 90도 180도로 회전시켜주고 클릭 한 번으로 모니터 배경화면도 바꿔준다. ‘ACDsee’ ‘알see’ ‘Compupic thumb+’ 등 인기 있는 뷰어들은 인터넷 공개자료실 등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단, 디카로 찍은 사진의 경우 PC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하드웨어가 고장날 경우 소중한 기록들을 모두 잃을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사진이 모이면 백업을 해둬야 한다. CD를 만들거나 외장하드, 웹폴더 등에 사진데이터를 분산시켜 백업을 하면 안심이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만의 ‘사이버앨범’에 백업을 해두어도 좋다. ‘온라인포토(www.op.co.kr)’ ‘찍스닷컴(www.zzixx.com)’ ‘스코피(www. skopi.com)’ 등 온라인 사진인화 배송 업체가 50MB~1GB 용량의 무료 앨범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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