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은 쉽게 말해 ‘한철 장사’ 같은 것이다. (부산) 해운대에서 민박집을 한다고 하면 성수기인 여름에 열어 돈을 왕창 벌어야 한다. 가을이나 겨울에는 손님이 없어 고생할 것 아닌가. 알트코인도 똑같다. 지금이 딱 성수기라서 다른 때는 몰라도 이 시기에 들어가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강환국 작가가 12월 17일 인터뷰에서 알트코인 투자에 대해 한 말이다. 평소에는 투자 위험 부담이 크지만, 반감기에는 최종적으로 비트코인의 2~4배에 가까운 가격 상승을 보이는 알트코인 투자가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통상 반감기 때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뒤따라 움직이다가 후반부에 폭발적인 랠리를 기록한다. 강 작가는 그 패턴을 겨냥해 이달 초 ‘트럼프와 함께하는 알트코인 대폭등’을 출간했다. 이날 강 작가는 “이미 상당수 고래(대형투자자)가 비트코인에서 나온 수익 일부를 알트코인으로 옮겼을 것”이라며 “알트코인으로 수십, 수백 배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암호화폐 관련) 미국 행정부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함께하는 알트코인 대폭등’을 쓴 강환국 작가. [지호영 기자]
‘몸 푼’ 알트코인, 이제부터 달린다
비트코인이 계속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4월 20일이 4차 반감일이었는데, 1년도 안 돼 5차 반감기가 온 느낌이다. 최근 미국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거의 매주 조 원 단위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 4차 반감일 이후 비트코인 연간 공급 물량이 16만4000개가 안 되는 상황에서 일개 기업이 그 이상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속도로 시장에 물량이 줄어들면 아무래도 가격이 오르는 데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주춤한 알트코인도 다시 랠리를 펼치게 될까.
“반감기 때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은 시간차를 두고 움직인다. 일단 비트코인이 어느 시점에 최고점을 돌파하면서 미친 듯이 상승한다. 이번에는 그 계기가 미국 대선이었다. 6만6000달러(약 9560만 원)부터 9만9000달러(약 1억4350만 원)까지 쉴 새 없이 올랐다. 그다음 살짝 주춤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다시 최고점을 뚫고 어제 10만7700달러(약 1억5600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렇게 비트코인이 쫙 오르고 조금 쉬는 구간에 알트코인이 따라 오르고, 알트코인이 쫙 오르고 쉬어가면 다시 비트코인이 오르고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움직인다.”
알트코인이 본격적으로 상승폭을 키우는 시점은 언제인가.
“보통 반감일로부터 7개월 이후에 알트코인이 비트코인 수익을 능가하는 장이 열린다. 올해도 11월 중후반부터 알트코인이 달리기 시작했다. 달린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면 도미넌스(dominance)를 보면 된다. 도미넌스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비중을 말한다. 지난달 도미넌스가 61%로 정점을 찍고 54%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57~58%를 회복했다. 이때 도미넌스가 꺾이면 알트코인이 상승하고, 도미넌스가 다시 어느 정도 추격하고, 또다시 알트코인이 오르고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 대략 60%부터 40% 또는 그 이하 구간을 오간다. 어쨌든 이때부터는 비트코인도 오르고 알트코인은 이보다 더 오르는 즐거운 장이 나타난다.”
“위험? 아직 3~5배밖에 안 올라”
이번 반감기에는 알트코인이 어느 정도로 상승할 것 같나.
“이번에 얼마나 오를지를 맞히기는 굉장히 어렵다. 다만 2016~2017년 2차 반감기 때는 비트코인이 100배 오를 때 알트코인이 300~400배 올랐다. 2020~2021년 3차 반감기 때는 비트코인이 20배 오를 때 알트코인이 50~60배 올랐다. 이번에 2차 때만큼 어마어마한 상승이 나오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할 마지막 기회이기는 하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미국 정책이 이전과 180도 달라졌고 앞으로 그 방향을 따라 쭉 갈 것이라서 3~4년 뒤에 이번 같은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다. 물론 그때도 어느 정도 재미를 볼 정도는 되겠지만 말이다.”
이미 11월에 수백% 오른 알트코인도 많다. 선뜻 뛰어들기 위험해 보이는데.
“수백 배 올랐다면 추천을 안 할 것 같은데, 아직 많이 올라봐야 300~500%다. 이것보다 훨씬 덜 오른 알트코인이 대부분이다. 제대로 된 알트코인 장이 열리면 이제 몇백%가 아니라 몇십 배, 몇백 배 오르는 코인이 나온다. 이번에도 분명히 나올 것이다. 어디서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10~20개에 분산투자해 한두 개가 걸린다고 하면 정말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어떤 알트코인에 얼마만큼 투자해야 하나.
“분야별로 하나씩 담는 것이 좋아 보인다. 예를 들어 레이어 1 코인(플랫폼 코인)인 이더리움, 솔라나, BNB, 톤(TON), 에이다 중에서 좀 사고, 그다음 레이어 2 코인이라고 해서 플랫폼을 지원하는 코인들(스택스, 옵티미즘 등) 중에서 한두 개 사고, 또 최근에 밈코인이 엄청난 트렌드이니 개인적으로 도지는 무조건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어디를 걸어 다니면 사람들이 다들 ‘도지(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장관’ ‘도지 장관’ 하기 때문에 계속 각인될 수밖에 없다. 공짜 홍보 효과를 어마어마하게 받는 것이라서 일단 밈코인 대장은 도지라고 본다. 그리고 RWA(실물자산), AI(인공지능),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게임, 중국 쪽 등에서 각각 한두 개씩 쟁여놓는 것이 나쁘지 않을 듯하다. 어디서 터질지 모르니까.”
신간에서 시가총액이 낮으면서 가격도 낮은 알트코인의 상승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상폐’ 위험이 너무 크지 않나.
“그래서 그 전략은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알트코인에서 써야 한다. 100위 코인만 해도 시가총액이 조 원 단위는 된다. 그래서 얘네들이 쉽게 상폐되든지 하는 이슈는 특히 상승장에서는 별로 없다. 밈코인 가운데 시가총액이 크면서 가격이 싼 코인이 꽤 있는데, 과거에 실제로 그것들이 많이 올랐다.”
“막바지 ‘이 시그널’ 보이면 탈출”
전체 암호화폐 투자에서 알트코인 비중은 어느 정도면 좋은가.
“일단 둘 다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다. 하수들이 투자하는 방식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비트코인이 쫙 오르는 것을 보고 ‘오, 비트코인이다’ 하면서 뒤따라 들어간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꼭 비트코인이 잠잠하고 알트코인이 200~300% 가버린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오히려 둘 중 하나만 하는 게 더 위험하고 둘 다 하는 편이 낫다. 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두는지, 언제 움직일지를 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반반으로 하는 것을 권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알트코인의 뒷심이 더 세니 이후 수익률에 따라 반반 비율이 깨지더라도 굳이 알트코인 수익을 비트코인으로 옮겨서 리밸런싱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알트코인은 진입보다 탈출이 더 중요하다고들 한다. 탈출 시그널을 아는 방법이 있다면.
“반감기 막바지에는 비트코인이 더는 안 오르는데 알트코인, 특히 잡코인이 폭등하는 모습이 나온다. 차트가 거의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상승세가 거세다. 아직 그 단계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그럴 때가 정말 위험 시그널이다. 또 김치 프리미엄이 10~15% 이상 넘어가고, 투자에 담 쌓고 살던 사람들이 암호화폐 얘기를 하며, 선물시장 펀딩피(fee)가 0.1%를 넘어가면 상당수 물량을 털고 나와야 한다.”
그동안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서 조만간(내년 1월 트럼프 취임식쯤)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기본적으로 아무리 좋은 상승장이라도 조정은 계속 온다. 이때 조정은 비트코인 기준 10~20% 하락, 알트코인 기준 30~50% 하락이다. 보통 쭉 달리다가도 한 달부터 40일 안에는 조정이 한 번 온다. 그런데 11월 미국 대선 이후 아직 조정이 안 왔다. 이 말인즉슨 언제 한 번 조정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팔고 조정을 기다리는 것이 좋은가 하면 그건 전혀 아니다. 10만7000달러쯤에서 조정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는데, 15만 달러에서 조정이 와서 내가 생각한 가격까지 안 내리면 어떡하나. 그래서 최대 20~30%만 비워 조정이 올 때 투입하고, 만약 조정이 안 오면 어쩔 수 없이 나중에 또 들어가는 정도가 최선 같다.
조정 시기의 경우 사람들이 다 트럼프 취임식 때 온다고 하면 절대 그날은 안 온다. 그 전 또는 그 후가 될 것이다. 그런 컨센서스를 접한 고래들이 그 전에 도망갈 텐데, 그들 사이에서도 누구는 18일, 17일, 16일 이렇게 더 빠르게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나도 비트코인 가격을 2억 원(약 13만8000달러) 정도로 얘기하고 다녔다. 참 어리석었다. 다른 사람들이 3억~5억 원(약 20만7000~34만5000달러)을 얘기할 때 ‘무슨 소리야’ 했는데 그들이 맞는 것 같다. 내가 틀렸다(웃음).”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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