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시욱 지음/ 나남/ 2005년 초판, 청미디어/ 2011년 증보판, 청미디어/ 2020년 제2증보판
모두 4부로 구성된 ‘한국보수세력 연구’는 우선 그 양이 방대하다는 사실부터 언급해야 할 것이다. 752쪽에 이르는 이 책은 시대 구분을 제1부 개국과 일제 시기, 제2부 건국과 전쟁 시기, 제3부 산업화와 민주화 시기, 제4부 좌파정권 등장 시기로 설정하고, 각 부 아래 2개의 장을 둬 모두 8장으로 구성했다.
![1945년 12월 1일 임시정부 요인 환영회에 참석한 이승만(왼쪽)과 김구. [동아일보]](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e/74/20/6f/5e74206f0893d2738de6.jpg)
1945년 12월 1일 임시정부 요인 환영회에 참석한 이승만(왼쪽)과 김구. [동아일보]
저자는 또 1948년 8월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파악했다. 이는 저자가 대한민국 ‘건국’을 언제로 봐야 하는가라는 논쟁에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다음으로 저자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저자는 1959년 동아일보사 수습기자 공채 1기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실장에 이어 문화일보사 사장으로 봉직하는 등 40년에 걸쳐 저널리스트로서 일관된 길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걸었다. 이후 고려대 석좌교수와 세종대 석좌교수로 자신의 현장경험을 바탕 삼아 학계에서 언론정보학 분야의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1971년 4월 25일 대선 유세장에서 인사하는 박정희 후보 부부.
[동아일보]](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e/74/20/e3/5e7420e30a96d2738de6.jpg)
1971년 4월 25일 대선 유세장에서 인사하는 박정희 후보 부부. [동아일보]
거기에 더해, 학계에서 성립되고 개발된 이론을 자신의 저널리스트적 관찰에 접목함으로써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을 훨씬 더 넓은 조망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주의의 ‘심화(深化)’, 그리고 ‘공고화(鞏固化)’라는 정치학 개념으로써 제6공화정부터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서 전개된 ‘민주화’ 과정을 설명하거나 비판한 부분이 그 한 보기라 하겠다.
언론계에서나 학계에서나 역사적 사실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는 객관성의 유지다. 자신의 특정한 가치관을 내세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보수주의자’인 저자는 한국 보수세력의 지도자들을 평가하면서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1982년 12월 19일 전두환 대통령(왼쪽)이 청와대에서 노태우 정무제2장관으로부터 주요 업무 계획을 보고받고 있다. [동아일보]](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e/74/20/ae/5e7420ae02b9d2738de6.jpg)
1982년 12월 19일 전두환 대통령(왼쪽)이 청와대에서 노태우 정무제2장관으로부터 주요 업무 계획을 보고받고 있다. [동아일보]
21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저자는 보수세력이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한 뒤 보수세력의 역사적 공과를 논한 데 이어, 보수세력이 ‘무엇을 지켜야 하나’라는 물음을 던졌다. 저자가 제시한 답 가운데 하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다. 저자의 답이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호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