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for you

향긋한 들꽃, 은은한 사향이 큰 매력

홀로 근사한 디저트가 되는 ‘모스카토 다스티’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입력2018-12-17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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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레토 모스카토 다스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생산자. [사진 제공 · 김상미]

    체레토 모스카토 다스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생산자. [사진 제공 · 김상미]

    향긋하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가 많은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이 와인은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주 아스티 지방에서 모스카토 비앙코(Moscato Bianco)라는 포도로 만든다. 

    모스카토 비앙코로 발포성 와인을 처음 만든 사람은 카를로 간치아(Carlo Gancia)다. 피에몬테 출신인 간치아는 1848년 19세의 젊은 나이에 프랑스 샹파뉴로 건너가 스파클링 와인 제조법을 배웠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샴페인용 포도 대신 모스카토 비앙코를 선택했다. 500년 넘도록 길러온 피에몬테의 대표 품종이기 때문이다. 

    스푸만테 이탈리아노(Spumante Italiano·이탈리아산 발포성 와인이라는 뜻)로 불리던 이 와인은 잘 익은 복숭아, 향긋한 들꽃, 은은한 사향 등 모스카토 비앙코 특유의 화사한 향미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간치아에 이어 생산자도 늘었지만 복잡한 공정과 긴 숙성을 요하는 샴페인 제조 방식으로는 치솟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생산자들은 빠른 생산이 가능한 샤르마(Charmat)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지금의 모스카토 다스티 제조법으로 자리 잡게 됐다.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 아스티 돌체, 아스티 세코(왼쪽부터). [사진 제공 · 김상미]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 아스티 돌체, 아스티 세코(왼쪽부터). [사진 제공 · 김상미]

    샤르마 방식으로 만드는 모스카토 다스티는 맛이 신선하다. 일반 와인처럼 포도를 한꺼번에 와인으로 만들어 숙성시키지 않고 출시 직전에 발효시키기 때문이다. 포도는 수확하자마자 착즙한 뒤 출시할 분량만 발효탱크에 넣고 남은 즙은 섭씨 0도에서 보관한다. 발효는 압력탱크에서 진행되며 알코올 도수가 약 5%에 이르면 발효를 중단하고 필터링을 거친 뒤 병입해 출시한다. 모스카토 다스티의 달콤함은 발효되지 않은 잔당에서 나오고, 부드러운 기포는 발효할 때 생긴 이산화탄소가 와인 속에 녹아든 것이다. 

    아스티에서는 모스카토 다스티 외에 아스티 돌체(Dolce)와 아스티 세코(Secco)도 생산한다. 아스티 돌체는 모스카토 다스티보다 좀 더 발효시켜 알코올 도수가 6~7%이고, 단맛이 덜해 상쾌하고 깔끔하다. 아스티 세코는 포도의 당분을 모두 발효시키므로 알코올 도수가 11%에 이르고 단맛이 없으며 기포가 경쾌해 식전주로 즐기기 좋다. 



    두게싸 리아 모스카토 다스티와 달걀노른자, 설탕, 화이트 와인 등을 섞은 사바용 소스가 들어간 디저트. [사진 제공 · 김상미]

    두게싸 리아 모스카토 다스티와 달걀노른자, 설탕, 화이트 와인 등을 섞은 사바용 소스가 들어간 디저트. [사진 제공 · 김상미]

    모스카토 다스티, 아스티 돌체, 아스티 세코는 출시할 때마다 발효시키고 병입도 해야 하므로 와이너리에 따라서는 매주 같은 일을 반복한다. 발효가 한창 진행될 때는 밤새기 일쑤다. 소비자는 편하게 마시지만 제조 과정에서 수고를 생각하면 결코 쉽게 여길 와인이 아니다. 

    모스카토 다스티의 향긋함과 달콤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근사한 디저트가 되지만, 과일 케이크 한 조각과 즐기면 더욱 환상적인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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