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쓴 여인, 앙리 마티스, 1905, 샌프란시스코 미술관 소장.
마티스는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마티스 단독전시회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이 올해 10월 31일부터 2021년 3월 3일까지 대형 미술 전시공간인 서울 삼성동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마티스는 50년간 유화, 드로잉, 조각, 판화, 책의 삽화 등 방대한 작품을 제작했다. 이외에도 컷아웃(cut-out, 종이 오리기)을 이용해 많은 작품을 남겼다. ‘모자를 쓴 여인’ ‘춤’ ‘붉은 화실’ ‘폴리네시아 하늘’ ‘수영장’ ‘이카루스’ ‘재즈’ 시리즈 등이 대표작이다. 마티스의 그림은 늘 행복을 추구했으며, 그는 ‘조화, 순수, 평온이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하곤 했다.
이런 마티스의 손길로 탄생한 건물이 있다. 건강이 악화됐을 때 간병인인 자크 마리 수녀의 부탁을 받아 1948년부터 4년에 걸쳐 프랑스 방스(Vence)에 위치한 로자리오 성당(Chapel of the Rosary)을 완성했다. 1930년대 종교예술운동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현대 교회 건축물로, 건축 평면 설계부터 스테인드글라스, 실내 벽화, 실내 장식, 사제복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마티스가 직접 관여했다. 로자리오 성당은 마티스가 생전에 추구한 조형적 실험을 결집한 말년의 걸작으로 꼽힌다. 그는 로자리오 성당을 통해 하나의 완벽한 세계를 창조해냈다.
성당 내부는 3개의 벽화와 이에 대응하는 3개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됐다. 각각 드로잉과 컷아웃 작업에서 드러난 마티스의 조형적인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창문의 풍부한 색채는 간결한 흑백의 벽과 대조를 이룬다. 꽃을 모티프로 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짙은 파란색과 녹색, 밝은 노란색을 사용해 빛의 교향곡을 만들어냈다. ‘생명의 나무(Arbor Vitae)’를 연상케 하는 이 색 유리창은 천국을 상징하는 푸른 예루살렘과 낙원을 표현한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신비하고 감동적인 효과 덕분에 교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마티스의 손끝에서 탄생한 빛을 품은 ‘노랑, 파랑, 초록’ 유리는 마치 보석처럼 반짝인다. 창문 너머 낙원에서 빛줄기를 따라 보석이 쏟아지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실제로 노랑, 파랑, 초록 보석이 쏟아진다면 어떤 보석일까. 국내 주얼리 브랜드 골든듀의 ‘헤리티지 컬렉션’에서 그 일면을 볼 수 있다. 헤리티지 컬렉션은 골든듀가 창립부터 지금까지 31년 역사와 그 안에 축적해낸 디자인 및 브랜드, 그리고 보석에 대한 지식을 담은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브랜드 탄생의 시초가 된 ‘코인 주얼리 컬렉션’, 유색보석으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정원을 연상케 한 ‘로맨틱가든 컬렉션’, 이탈리아의 오랜 주얼리 제조 도시 비첸차의 건축물 안드레아 팔라디오에서 영감을 받은 ‘팔라디오 컬렉션’ 등 세 가지가 있다.
노랑
옐로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헤리티지 컬렉션. [골든듀]
마티스가 사용한 노란색은 지혜의 상징이자 황금을 대변하는 색으로, 여유와 금전적 성공을 상징하기도 한다. 과거 중국에서는 황제만이 누릴 수 있는 존귀한 색이었다. 헤리티지 컬렉션에서도 노랑의 옐로 다이아몬드는 빛나는 주인공이다. 옐로 다이아몬드를 메인 스톤으로 해 꽃망울이 피어나는 화창한 봄날 이미지를 표현한 헤리티지 컬렉션의 반지는 페어 커트(물방울 모양) 다이아몬드의 조화가 화사함을 더한다. 16세기에 건축된 세계 최초 실내극장 테아트로 올림피코를 모티프로 한 것에서는 기품 있는 옐로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황홀한 빛을 볼 수 있다.
파랑
사파이어가 세팅된 헤리티지 컬렉션. [골든듀]
초록
그린 투르말린이 세팅된 헤리티지 컬렉션. [골든듀]
마티스는 72세(1941)에 암 수술을 받고 침대에 누워 지내면서도 화가로서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병상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연구했고, 종이를 잘라 붙이는 컷아웃 방식으로 ‘푸른 누드’ 등 수많은 작품을 완성했다. 마티스의 컷아웃이 보여준 간결하고 함축적인 형태는 20~21세기 추상미술,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영역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마티스는 죽기 직전까지 로자리오 성당을 장식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는 “이 작품(로자리오 성당)은 내가 평생 진실을 찾으려고 노력한 삶의 결과이며, 나의 걸작품”이라고 말했다. 마티스는 1954년 8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마치 보석 같은 ‘노랑, 파랑, 초록’ 유리창이 마티스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