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000여 명의 유료 온라인 관객을 모은 뮤지컬 ‘모차르트!’. [EMK]
10월 4일 오후 2시 뮤지컬 ‘모차르트!’를 관람하며 관객들이 올린 댓글이다. 이날 주역 배우는 ‘샤차르트’(시아준수+모차르트)로 불리는 김준수였다.
평소 오프라인 공연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각자의 집에서 열렸다는 점이었다. 이날 공연은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를 통해 공개됐다. 온라인 상영 관람권 또는 결합상품을 구입한 이들은 지정된 시간에 공연을 스트리밍이나 VOD로 관람했다. 기자는 이날 공연을 스마트폰에서 크롬 캐스트를 활용해 TV로 거실에서 감상했다. 온라인 공연 관람은 처음이라 끊김이 없을지 걱정했으나 원활하게 상영됐다. 공연을 보는 내내 함께 보는 관객들과 댓글이나 ‘하트’ 올리기로 소통하는 재미가 있었다. 공연제작사인 EMK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대면 공연이 위기를 겪으며 공연계에서 유료 온라인 상영을 진행하고 있다. 대극장 라이선스 공연 중에서는 ‘모차르트!’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라이브 스트리밍과 48시간 VOD관람권 가격은 3만3000원. 결합상품은 상품 구성에 따라 3만9000원부터 4만7000원까지 판매됐다. 유료 결제를 한 관객은 약 1만 5000여명이었다. EMK는 침체된 공연계에서 5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공연은 라이브 중계가 아닌 8월 5일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내보냈다. 국내 상영을 위해 새롭게 믹싱된 음향과 실제 공연 중에 지미집 2대 등 총 9대의 풀HD 카메라를 동원해 역동적인 영상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3일과 4일 두 차례 열린 공연은 1만 8000여 개의 실시간 댓글과 850만 개의 하트 수를 기록했다.
웹용 뮤지컬도 개발
EMK는 최근 실제 공연의 영상화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환경에 맞춰 15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로 제작하는 ‘웹 뮤지컬’ 개발도 하고 있다. EMK의 자회사 EMK엔터테인먼트와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손을 잡고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11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국립극단은 연극 ‘불꽃놀이’를 온라인 극장을 통해 처음 공개했는데, 대사를 자막으로 볼 수 있도록 해 전달력을 높였다. 이런 방식은 코로나 19로 얼어붙은 공연계가 어렵게 찾아낸 돌파구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일본, 대만, 미국 등 52개국에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광염소나타’는 온라인 상영과 오프라인 공연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다.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집에서 관람하는 관객을 위해 온라인용 영상 촬영을 별도로 진행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이 적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유료 공연이 공연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집에서 휴대전화나 노트북, 태블릿PC 등의 기기로 공연을 보는 사람이 많다 보니 음향 면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관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면을 보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EMK의 김지원 부대표는 “기대보다 많은 관객이 온라인 공연을 즐겨주신 것 자체로 고무적인 성과”라며 “다양한 반응을 통해 현장에서 바로 편집까지 이루어지는 라이브에디팅의 한계를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화면 앵글이나 편집 등 기술적인 부분들을 하나씩 보완해나간다면 유료 영상화 시장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료 스트리밍을 앞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