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돌이킬 수 없이 봄에서 여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하지만 한낮은 무덥네요. 신록은 더욱 싱그럽게 우거집니다. 올해 초여름은 꽃나무들이 피어내는 꽃잔치가 유난합니다. 아까시나무 꽃도 지금이 절정이고, 무엇보다 이팝나무 꽃이 거리마다 하얗게 피어 가득합니다. 숲에선 산딸나무니 층층나무니 하는 나무들의 꽃도 한창이네요. 이 나무들이 매년 그 자리에서 피고 지고 했지만 올해 꽃은 특별히 풍성합니다. 옛 어른들은 이팝나무 꽃이 많이 피면 그 해 풍년이 든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가 참말이었으면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즈음 피어나는 꽃은 대부분 흰 꽃이네요.
하지만 이 풍성한 흰 꽃나무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피어나 돋보이는 꽃이 하나 있습니다. 붓꽃입니다. 흔히 우리나라 야생화는 소박할 뿐 화려하지 않다고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주먹만큼 큼직하고 화려한 무늬의 보랏빛 꽃잎을 가진 아름다운 우리 꽃이 있는데, 바로 붓꽃입니다. 붓꽃은 마을 뒤로 이어진 야트막한 산길에서도, 작은 도로 옆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튼튼하게 자라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이 정다운 꽃을 만날 수 있답니다.
붓꽃은 꽃 모양 자체가 워낙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데다 신비스러운 보랏빛 덕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붓꽃은 그 함초롬한 꽃봉오리가 마치 먹물을 머금은 붓과 같다고 하여 붙은 아주 고운 우리 이름이지요. 때론 붓꽃이란 이름을 두고 창포나 아이리스(Iri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붓꽃과 한 집안 식구이면서 물가에 자라므로 꽃창포라고 부르는 식물도 있는데 사실 이는 단옷날 머리 감는 창포와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또한 아이리스라는 서양 이름은 세계가 함께 부르는 붓꽃류를 총칭하는 속명, 즉 집안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니 그리 부른다고 잘못된 건 아니지만 정확한 것도 아니지요.
붓꽃류의 서양 이름 아이리스는 무지개란 뜻이랍니다. 이 꽃의 꽃말도 비 온 뒤 보는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입니다. 또한 프랑스 나라꽃이기도 한데, 여신 유노의 예의바른 시녀 아이리스는 유피테르가 집요하게 사랑을 요구하자 자신의 주인을 배반할 수 없어 무지개로 변해 유노에 대한 신의를 지켰다는 전설을 가졌습니다. 그 때문인지 이 꽃은 촉촉한 봄비가 내린 뒤 혹은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고 싱싱하게 피어오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붓꽃은 붓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자라 점점 커다란 포기가 둥글게 만들어지지요. 봄이면 삐죽삐죽 돋아나온 잎사귀는 어느새 난초 잎을 닮은 시원한 모습으로 자라고 여름처럼 느껴지는 늦은 봄엔 그 틈에서 꽃대가 나와 붓솔 같은 꽃송이를 두세 개씩 달다가 어느새 주먹만한 꽃송이가 환하게 피어납니다. 붓꽃 꽃잎은 6장인데, 이 가운데 바깥쪽 3장이 진짜 꽃잎으로 보랏빛 꽃잎에 호랑이 무늬 같은 얼룩이 그려져 더욱 아름답고, 꽃잎 가운데 3장은 수술이 변해 꽃잎처럼 됐으니 더욱 신기합니다.
이리도 아름다우니 당연히 관상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식물체 자체가 워낙 튼튼해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적응력도 뛰어나 도로변 화단에 줄지어 심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됐으며, 가정집 화단에 심어도 포기를 이뤄 아름답습니다. 생약 이름은 마린자(馬藺子)로 한방에서 쓰지요.
마지막 봄이 가는 길목에서 붓꽃의 아름다움에 한번 빠져보길 바랍니다.
하지만 이 풍성한 흰 꽃나무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피어나 돋보이는 꽃이 하나 있습니다. 붓꽃입니다. 흔히 우리나라 야생화는 소박할 뿐 화려하지 않다고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주먹만큼 큼직하고 화려한 무늬의 보랏빛 꽃잎을 가진 아름다운 우리 꽃이 있는데, 바로 붓꽃입니다. 붓꽃은 마을 뒤로 이어진 야트막한 산길에서도, 작은 도로 옆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튼튼하게 자라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이 정다운 꽃을 만날 수 있답니다.
붓꽃은 꽃 모양 자체가 워낙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데다 신비스러운 보랏빛 덕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붓꽃은 그 함초롬한 꽃봉오리가 마치 먹물을 머금은 붓과 같다고 하여 붙은 아주 고운 우리 이름이지요. 때론 붓꽃이란 이름을 두고 창포나 아이리스(Iri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붓꽃과 한 집안 식구이면서 물가에 자라므로 꽃창포라고 부르는 식물도 있는데 사실 이는 단옷날 머리 감는 창포와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또한 아이리스라는 서양 이름은 세계가 함께 부르는 붓꽃류를 총칭하는 속명, 즉 집안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니 그리 부른다고 잘못된 건 아니지만 정확한 것도 아니지요.
붓꽃류의 서양 이름 아이리스는 무지개란 뜻이랍니다. 이 꽃의 꽃말도 비 온 뒤 보는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입니다. 또한 프랑스 나라꽃이기도 한데, 여신 유노의 예의바른 시녀 아이리스는 유피테르가 집요하게 사랑을 요구하자 자신의 주인을 배반할 수 없어 무지개로 변해 유노에 대한 신의를 지켰다는 전설을 가졌습니다. 그 때문인지 이 꽃은 촉촉한 봄비가 내린 뒤 혹은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고 싱싱하게 피어오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붓꽃은 붓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자라 점점 커다란 포기가 둥글게 만들어지지요. 봄이면 삐죽삐죽 돋아나온 잎사귀는 어느새 난초 잎을 닮은 시원한 모습으로 자라고 여름처럼 느껴지는 늦은 봄엔 그 틈에서 꽃대가 나와 붓솔 같은 꽃송이를 두세 개씩 달다가 어느새 주먹만한 꽃송이가 환하게 피어납니다. 붓꽃 꽃잎은 6장인데, 이 가운데 바깥쪽 3장이 진짜 꽃잎으로 보랏빛 꽃잎에 호랑이 무늬 같은 얼룩이 그려져 더욱 아름답고, 꽃잎 가운데 3장은 수술이 변해 꽃잎처럼 됐으니 더욱 신기합니다.
이리도 아름다우니 당연히 관상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식물체 자체가 워낙 튼튼해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적응력도 뛰어나 도로변 화단에 줄지어 심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됐으며, 가정집 화단에 심어도 포기를 이뤄 아름답습니다. 생약 이름은 마린자(馬藺子)로 한방에서 쓰지요.
마지막 봄이 가는 길목에서 붓꽃의 아름다움에 한번 빠져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