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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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계의 은어 약어 방언 조어 모두 모였네

  • 김상현 기자

    입력2007-03-06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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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곤 워치-지터라티를 위한 포켓 사전’((Jargon Watch-a pocket dictionary for the jitterati· 하드와이어드 펴냄, 8.95달러)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대체 이게 무엇에 쓰는 제목인고?’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은 아직 ‘인터넷 지식인’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다. FAQ, GUI, RAM… 이런 단어들은 어떤가.

    무슨 암호 같은 단어들의 뜻을 안다고 꼭 인터넷을 중뿔나게 잘할 수 있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든 그곳에서만 소통되는 전문용어나 은어(隱語)가 있게 마련인데, 앞에 소개한 책 제목이 전형적으로 그러한 꼴을 하고 있다.

    이 책 제목의 ‘지터라티’(Jitterati)는 이런 뜻이다. ‘① 디지털 세대들이 커피를 진탕 마시고 난 뒤 보여주는 행태. ② 인터넷 시대에 쏟아져 나오는 최신 조어나 약어, 방언, 은어들을 몰라서 생기는 불안감이나 두려움.’

    아하! 그러고 보니 지터라티는, 요즘 유행어로 ‘N세대’면서도, 정작 자기 세대(인터넷 세대)의 신조어나 약어 따위에 어두운 얼뜨기를 가리키는 말인가 보다.

    ‘자곤 워치’는 인터넷의 급속한 대중화에 따른 언어의 변화상을 가장 발빠르게 좇아가는 대표적인 책이다. 그 원재료는 한때 인터넷 세대의 성전(聖典)처럼 여겨졌던 월간 잡지 ‘와이어드’. 와이어드는 매달 ‘자곤 워치’라는 코너를 두고 그 달에 새롭게 등장한 조어나 은어, 전문용어 등을 소개해 왔다. 자곤 워치는 그 중 일부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어디까지나 ‘미완’이며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자곤 워치’를 만든 쪽에서도 그러한 대목에 신경을 쓴 듯하다. 앞으로 끊임없이 내용을 채워갈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책의 크기를 손바닥만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한 크기. 평소에 가지고 다니면서 그때 그때 단어들의 뜻을 익히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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