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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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장이모것 맞아?

  • 소준섭 베이징 통신원

    입력2007-03-06 1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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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불모지였던 중국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나라로 끌어올린 장이모감독. 중국의 제5세대 감독 중 첸 카이거와 함께 유일한 현역이기도 한 장이모 감독이 최근 새로운 영화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다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책상서랍 속의 동화’(Not One Less)와 현재 베이징에서 상영 중인 ‘내 어머니와 내 아버지’는 그가 전혀 새로운 영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에서 붉은 색조와 섬뜩한 스토리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놓았던 그가 지극히 ‘단순하고 평범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 어머니와 내 아버지’처럼 차분하며 특별히 평범하고 전혀 서두르지 않은 영화는 나로서도 처음이다. 그것은 대단히 서정적이며 마치 산문 같은 영화이다. 극적 요소도 없고 강렬한 갈등과 충돌 구조도 없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나로서도 새롭게 나 자신을 단련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지금 나는 이러한 영화만을 만들고 싶다. 나는 진지함을 버리고 단순함을 추구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무명배우들을 기용하는 파격을 선보이고 있다. ‘책상서랍 속의 동화’에서 시골 초등학교의 한 여학생을 주연으로 과감히 기용했던 그는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에서도 직접 시골 동네를 몇달이나 찾아다니며 주연 배우를 골랐다.

    “물론 신인을 기용하는 것이 기성 배우들을 기용하는 것보다 20배는 더 힘들다. 하지만 그들은 가끔 의외의 놀라움과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그런 것들은 기존 배우들은 도저히 해낼 수 없다.”



    한편 영화가 오락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 중에서 어느 것을 중시해야 하는가 라는 영화계의 오랜 쟁점에 대해 그는 영화란 마땅히 양자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계속해서 오락성이 영화에 있어 중요한 측면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반드시 예술성도 함께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영화는 다른 상품들과 다르다. 영화라는 상품은 반드시 잘 팔리는 상품은 아니며, 가치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후 작품에서 계속 상업성도 있으면서 동시에 예술성을 갖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다. 이번 베니스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이모 감독! 절대로 타협하지 마세요. 할리우드식 영화를 만들지 마세요. 미국식 영화를 만들지 마세요’.”

    그는 단순히 오락이라는 목표만을 위해서 영화를 만든다면 다른 나라의 영화 감독들은 할리우드의 일개 가공공장으로, 또한 매표소로 전락할 뿐이라고 우려한다. 또 이는 ‘우리 자신의 상실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전적으로 판매 시장만을 추종해서는 안된다. 나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시장에는 하나의 기준이 있을 뿐이다. 바로 사람들의 마음이다. 문제는 영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시장이란 곧 거기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장이모감독은 중국 영화를 대표하는 ‘중국 영화의 신화’이지만 아직도 그의 영화는 검열에서 예외가 아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그의 영화가 과거의 역사에서 중국의 현실로 점점 더 가깝게 다가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관객들은 그의 진심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게 됐다. 장이모감독은 이제 80년대 말 ‘제5세대’라는 특정한 시대의 감독이 아니라 중국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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