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CRT(Cathode Ray Tube·일명 브라운관) 모니터와 쩌걱쩌걱 쇳소리가 나는 오락실의 조이스틱. 단순하면서도 귀에 확 들어오는 배경음악. 1980~90년대를 청소년으로 살았던 지금의 40, 50대 ‘아재’들에게 ‘레트로 게임’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다.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촌스럽고 시시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레트로 게임에 손을 대면 아재는 어린 시절 감성에 푹 빠지고, 처음 해본 사람은 직관적인 게임의 묘미에 반한다. 규칙이 어렵지 않아 아이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미세먼지, 추운 날씨, 교통체증 등으로 가족 나들이가 부담스러운 설 연휴. 가족끼리 레트로 게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인터넷 쇼핑몰에서 TV나 개인용컴퓨터(PC)에 연결해 즐길 수 있는 게임기를 판매하고 있다.
추억의 비눗방울 공룡 보글보글
[게임화면 캡처]
귀여운 눈사람 이야기 스노우브로스
[게임화면 캡처]
게임 방식은 앞서 소개한 ‘버블보블’과 유사하다. 눈사람은 적에게 눈을 던져 눈덩이로 만든다. 이 눈덩이를 벽으로 굴리면 적을 처치할 수 있다. 알파벳을 모아 보너스를 얻는 방식도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적 캐릭터의 디자인이다. ‘버블보블’과 달리 ‘스노우브로스’의 적은 약간 괴기스럽다. 하지만 “못생긴 도깨비의 모습이 재밌다”고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다. 적을 쓰러뜨리면 초밥이 떨어진다. 눈덩이를 벽 대신 다른 적에 부딪치게 하면 그 적도 사라진다. 눈덩이 하나를 굴려 모든 적을 한번에 처치하면 돈 봉투가 떨어져 추가 점수를 얻는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격퇴가 어려운 보스캐릭터가 등장한다. ‘버블보블’에 비해서는 난도가 있다. 역시 2인 플레이를 지원한다.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쏠쏠 탄트알
[게임화면 캡처]
쉬운 난이도와 두 플레이어가 협력해 적들과 대결하는 방식이 주효했다. 특히 게임에 익숙지 않은 여성도 즐길 수 있어 데이트 남녀를 오락실로 끌어들였다.
미니게임은 휙휙 돌아가는 모자 중에서 꽃이 핀 모자를 찾는다거나, 도형 더하기 빼기, 정해진 구간에 스톱워치 누르기, 미사일을 피하며 돈 다발 받아먹기 등 간단한 조작과 순발력을 요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게임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 아이와 함께 하면 모든 난관을 해결하는 영웅 아빠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귀여운 아기들의 올림픽 컴온 베이비
[게임화면 캡처]
‘탄트알’과 비슷한 미니게임 모음류로 달리기, 기어오르기, 뺨 때리기 등 12가지 미니게임이 포함돼 있다. 다른 점이라면 ‘탄트알’이 협력 게임이라면 ‘컴온 베이비’는 대전 게임이라 아빠와 자녀가 서로 겨룰 수 있다. 뒤뚱뒤뚱 걷는 아기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웃음이 터질 만큼 코믹하다. 발랄한 배경음악은 지더라도 기분을 좋게 해준다.
주의할 점은 아이와 겨루는 게임이기 때문에 사정을 봐주지 않으면 아이가 삐칠 수 있다는 것. 아이에게 적당히 져주자.
액션게임에 관심 없다면 퍼즐보블
[게임화면 캡처]
조이스틱으로 화살표 각도를 맞춘 뒤 버튼을 눌러 공기방울을 발사하면 된다. 같은 색 방울이 3개가 만나면 그 방울들이 펑 하고 터진다. 모든 방울을 다 터뜨리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게 된다. 엉뚱한 방향으로 방울을 쏴 방울들을 없애지 못하고, 그렇게 쌓인 방울들이 공룡이 있는 곳까지 내려오면 실패다.
2인용으로 연결하면 2명이 동시에 대결할 수 있다. 상대보다 오래 살아남으면 승리한다.
게임으로 참가하는 퀴즈쇼 퀴즈 아카데미 6000
[게임화면 캡처]
아빠와 자녀가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원하는 답으로 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없다. 아이와 함께 할 계획이라면 미리 게임을 해보고 답을 외워둘 것을 추천한다. 아이 앞에서 게임 퀴즈에 막혀 고민한다면 그만한 굴욕도 없다. 어려운 문제도 척척 풀어야 멋진 아빠로 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