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린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4종 세트
해장국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청진동 골목에서 10여 년 밥벌이를 했다. 술꾼 친구들은 내 밥벌이 장소를 마냥 부러워했다. “야, 거기 해장국 끝내주잖아. 매일 술 마셔도 근처에 해장 음식 있으니 좋겠다.” 하지만 모르고 하는 말이…
200704032007년 04월 02일‘한 마리 한 장’짜리 쥐포 얼마 만이야!
내가 처음으로 쥐포를 먹어본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1960년대 말이나 70년대 초) 때였다. 달콤하고 고소하지만 약간 콤콤한 냄새가 나는 이 건어물의 맛은 참으로 신비로웠다. 당시 오징어, 오징어껍질, 멸치, 가오리포, 건홍합 등이…
200703272007년 03월 22일맛보다 이미지 팔아야 대박
음식 관련 글을 쓰다가 식당을 차리거나 고용 사장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 대한 폭넓은 견문으로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성적은 생각 밖으로 저조했다. 현재 그들의 식당이 잘…
200703202007년 03월 14일캬 ~ 속 뻥 뚫은 시원한 국물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으니까 30년 정도 전의 일이다. 당시 수학 선생님과 퍽 친했는데 진해 가덕도로 전근 가셔서 친구 녀석과 인사할 겸 해서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가덕도는 진해에서 부산 넘어가는 길에 있는 제법 큰 섬이다…
200703132007년 03월 07일너희가 밥맛을 알아?
농협 출신 한 인사와 술자리에서 쌀 소비량 감소에 대해 걱정하다가 이런 말이 나왔다.“재수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밥맛이다’라는 말 말이야. 드라마니 개그니 방송 프로그램마다 쓰더라고. 원래는 ‘에이, 밥맛 없어’ 하는 게 바른말인…
200703062007년 03월 05일‘소바’ 먹는 날 왜 우동을 시켰을까
소설 ‘요코 이야기’로 말들이 많다. 책 내용이 전쟁 가해자 일본을 피해자(그것도 한국에 의한!)처럼 인식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 그들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냈는…
200702272007년 02월 16일기스면? 닭고기 넣은 국수잖아
아이들과 텔레비전을 보자면 버겁다. 요즘 뜨는 연예인 이름 하나, 유행가 제목 하나 제대로 외우지 못하니 ‘노땅’ 대접받기 일쑤다. “요즘 에이치오티는 잘 안 나오네” 했다가 그날 내내 왕따를 당한 적도 있다. 연예인들이 ‘떼거리’…
200702132007년 02월 07일따끈한 이웃의 情 한입에 먹고 싶다
시루떡의 김 속에는 어린 시절의 향수가 있다. 그러나 시루떡의 맛은 언제나 그 향수를 배반한다.”이어령 씨가 ‘문장대백과사전’에 쓴 글이다. 시루떡의 김 속에 어린 시절의 향수가 있다는 말에는 대한민국 성인들 대부분이 고개를 끄떡일…
200702062007년 02월 05일동호인 만들어 동네 맛탐험 나서라
나는 외식을 즐기지 않는다. 집에서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아내의 음식 솜씨가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음식 맛의 기본은 재료와 정성인데, 아무리 잘하는 음식점이라고 해도 내가 직접 고른 재료보다는 못할 것이고, …
200701302007년 01월 24일쇠뼈 끓인다고 다 설렁탕이냐
우리 음식문화에서 탕반(국밥, 장국밥)을 빼놓을 수 없다. 끓인 국에 밥을 말아먹는 것이 탕반이다. 일상적인 밥상만 해도 밥 옆에 국이 따르므로, 탕반 먹을 준비를 늘 하고 있는 셈이다. 탕반이 발달한 이유는 이것이 우리 입맛에 맞…
200701232007년 01월 17일서해에서 동해까지…굴·아귀·양미리 찍고
학창시절 사계절이 뚜렷해서 좋다는 우리 땅 예찬을 들으면 “에이, 애국심 때문에 근거 없이 하는 소리지”라고 했다. 특히 찬바람 씽씽 부는 겨울이 무려 4개월 넘는다는 사실이 어린 내게 ‘우리 땅은 거친 곳’이라는 편견을 각인시켰다…
200701162007년 01월 10일청어 통말이 과메기 맛 진짜 궁금
과메기철이 돌아왔다. 해산물 음식을 파는 식당들은 이제 겨울이면 으레 과메기를 낸다. 20년 전만 해도 포항에나 가야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인데 짧은 시간에 참 많이도 퍼졌다. 게다가 굽거나 찌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생선이라며 먹기 …
200701092007년 01월 08일부대찌개가 국적 불명이라니…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말하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서양에서 전해지는 격언으로, 100%는 아니지만 정말 맞는 말이다. 좋아하는 음식 하나로 그 사람의 출생지, 가족 관계, 가정환경, 성격 등을 대충 맞힐 수 있다. …
200701022007년 01월 02일10년 맛 공부 아직도 오리무중
나는 세상의 어떤 일에든 제각각 ‘경지’와 ‘깨침’이 있다고 믿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득도의 경지가 아닌 “아하, 그게 그렇구나”라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 순간!10여 년 전 어느 가을날 강원도 백담사 계곡에 단풍 사진을 찍으…
200612262006년 12월 26일‘된장찌개’ 기준 통일될 날 오려나
처음 가는 음식점에서 나는 차림표를 들고 꼬치꼬치 묻는 버릇이 있다. 만둣국이라면 “육수는 뭘로 내나요? 북한식인가요? 피는 어느 정도 얇은가요? 부추는 넣나요?” 등을 묻는다. 동행자가 있다면 속으로 이렇게 비웃을 수도 있다. “…
200612192006년 12월 13일아줌마 따라 그때그때 맛이 달라요
지난 호 ‘주간동아’ 커버스토리는 ‘디지털족 음식남녀 행복찾기’였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음식에 대한 열기는 정말 대단하다. 맛 칼럼니스트인 나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온갖 식당을 섭렵해 시시콜콜 음식평을 올리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
200612122006년 12월 11일내 입맛 키운 8할은 밥상 앞 푸념
주변 사람들은 맛 칼럼니스트로서의 내 미각을 의심한다.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을 가려낼 줄은 알고 쓰느냐는 것이다. 나를 설핏 아는 사람들은 더 그런다. 거의 매일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사람이 어떻게 음식을 감별하는지 의아해한…
200612052006년 11월 30일맛있는 콩은 재배하기 나름!
몇 달 전 이 칼럼을 통해 발해농원에서 전두부(콩을 통째로 곱게 갈아 굳힌 두부)를 만든다는 얘기를 언뜻 내비쳤다. 소비자 선호조사니 샘플링이니 하는 것을 통해 나온 반응이 워낙 좋아 사실 나는 요즘 기분이 ‘업’되어 있다. 일본 …
200611282006년 11월 22일조리법 따라 변화무쌍 … 꼬불꼬불한 맛의 세계
1. 일본에는 ‘일본 라면’이 없다라면은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생라면 식당이 간판에 ‘일본 라면’이라는 말을 적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 가면 라면은 온통 ‘중화 라면’뿐이다. ‘일본 전통 라면…
200611212006년 11월 15일진한 복국 육수 희한하게 개운하네
오피스타운에는 반드시 복집이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런대로 편안하게 밥을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는 식당으로 딱 알맞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연재 제의를 받고 ‘주간동아’ 편집장과 첫 미팅을 한 자리도 서대문 네거리에 있는 복…
200611142006년 11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