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득찐득한 ‘뻘밭의 영양식’
짱뚱이가 뛰면 망둥이도 뛴다’는 말은 전라도의 식담(食談)이다. 여기에 덧달아 ‘덩달아 게란 놈도 뛰다 등판 깨진다’고 한다. 짱뚱어는 뻘밭을 뭉개고 살고 망둥어는 뻘강을 뭉개고 산다. 짱뚱어는 생선 중 유일하게 열두 구멍 뻘 속의…
200101042005년 03월 07일혀 끝 얼얼한 고향의 그 맛
속초항에서 줄배를 타고 건너면 속칭‘청호동 아바이 순대’라는 골목이 나온다. 피난민 이주지로서 으레 TV에 이 골목 사람들이 연례행사처럼 소개되곤 한다. ‘함경도 아바이 순대’ 때문이다.나루터 입구 골목쪽 첫집인 ‘다신회식당’(김종…
200104262005년 03월 02일시원한 국물… 쫄깃 담백의 마력
살구꽃이 피고 복사꽃이 피고 초록 뱀이 눈을 뜨는 4월, 저 환한 강마을에 장가들고 싶은데, 강마을과 강마을을 끼고 돌면서 오르지도 않은 황복을 따라가는 여행이란 얼마나 참담한가.‘직선은 죄악이다’라는 분리파 예술가들의 말처럼 한국…
200104172005년 02월 28일얼큰… 쫄깃… ‘바다의 갈비’
물고기 중에서 가장 격이 낮은 것이 아구다. 굼벵이도 ‘궁군다’고 아구도 궁구는 재주가 있다.‘자산어보’에는 아구가 조사어(釣絲魚)라고 표기돼 있다. 입술 끝에 두 개의 쌍낚싯대를 달고 있는데 이 낚싯대 끝에 4~5치 낚싯줄이 달려…
200104122005년 02월 24일담백한 맛… 꿩 한 마리 풀코스
제주에는 1만8000 신(神)이 산다. 부락마다 신이 살고 집집마다 신이 산다. 심지어는 뱀신앙까지 있다. ‘꿩메밀 손칼국수’로 유명한 ‘한라성’(漢拏城·064-732-9041)은 돈내코(서귀포시 상효동)에 있는데 거길 가려면 표선…
200104052005년 02월 23일쫄깃… 담백… 생각만 해도 군침 절로!
비가 오는 날 마방(馬房)에서 말이 새끼를 낳으면 그 새끼의 몸에 평생토록 얼룩이 진다고 한다. 그래서 어미 말이 슬프게 운다고 한다. 조랑말에 대한 제주의 속설이다. 새끼는 12개월 만에 낳는데 제주 여자도 그 말고삐 줄을 넘으면…
200103292005년 02월 21일혀끝 사로잡는 고단백 감칠맛
이 집 저 집 다 둘러도/ 민애포 따로 없고 ~// 이 칠 저 칠 다 둘러도/ 개칠먹칠 따로 없고 ~// 이 풀 저 풀 다 둘러도/ 민애풀 따로 없네 ~.어렸을 때 강강술래를 듣다보면 이따금씩 섞여 나오던 매김소리다. 노래 속에 살…
200103222005년 02월 18일‘쫄깃한 속살’ 東海의 별미
화진포(花津浦)는 글자가 의미한 그대로 동해 북단의 꽃나루다. 이곳에서 통일전망대는 멀지 않고 모래를 밟는 멋은 그 자체로서 국토 안에서 제일이다. 깊어가는 겨울밤, 해금강(海金剛)쪽 국자 모양으로 기우는 북두칠성 별자리를 읽으며 …
200103152005년 02월 17일달보드레한 맛 씹을수록 일품
목포의 활어집 앞을 지나다 보면 ‘몬도가네’식의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낙지방’ 앞에선 이 방, 저 방에서 흔히 이런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세발낙지를 훑어먹는 모습이다.세발낙지는 발이 세 개인 낙지가 아니라 발이 가는 …
200103082005년 02월 16일부드럽고 고소한 콩맛
강릉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초당순두부는 예부터 유명했다. 양념간장을 듬뿍 치고 먹는 순두부의 맛은 너무나 부드러워 이른 새벽부터 경포나 시내에서 속을 풀려는 애주가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비린내가 나지 않는 특유의 콩 냄새 때문이다…
200103012005년 02월 15일‘아삭아삭’ 오뉴월이 제철
인지식성(人之食性)이란 말이 있다. 음식에서 기질이 나온다는 뜻이다. 같은 물이라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에 있는 말로 선한 인연의 씨를 심으려면 음식부터 가려 먹는다는 뜻이다…
200106282005년 02월 11일“남국의 맛, 바로 이거야!”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단연코 고기·국·돔배고기·옥돔이며, 3대 젓갈로는 게웃젓·자리젓·깅이젓을 들 수 있다. 먹거리의 풍성함을 빌기 위하여 서사무가(굿)가 발전해 왔고 사립문을 걸고(건다는 행위는 도둑이 아닌 이웃에게 알리기 위한…
200106212005년 02월 04일매콤 쫄깃한 육질 '환상의 별미'
향수음식이란 어렸을 때 입맛대로 늘 추억이 있어 대개 어른이 되어서도 그 장소 그 시간을 잊지 못한다. 제주 음식의‘느랏내’에 절어 살던 사람은 서울에 살아도 자리젓이나 몸국이 나이들수록 그리울 것이다. 또 필자와 같이 한꺼번에 다…
200106142005년 02월 02일청정 계곡의 ‘황태자’
기록에 전하되 ‘솔바람 태교(胎敎)’란 습속이 있다. 그러나 그 현장이 되었던 역사 속의 마을은 나와 있지 않아, 이 마을을 찾으려 몸부림친 지 20년도 넘는다. 지금의 임산부들이라면 브람스의 선율을 듣거나 청기(淸氣)의 음식을 먹…
200106072005년 02월 01일토종된장과 궁합 만점의 맛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경관을 찾는다면 세 군데를 들 수 있다. 첫째가 송악산 절벽 끝에서 바라보는 전경이다. 용머리 해안 절벽을 비롯해 형제섬이 떠 있고, 가파도와 마라도가 산방산을 향해 거북이처럼 떠 있는 모습이다. 둘째가…
200105312005년 01월 31일쌉쌀한 ‘산내음’ 입안에 가득
지리산의 봄은 배고픈 곰취죽에서 4, 5월 서서히 온다. 알콩달콩 반백 년 서러운 이야기를 안고 온다. 아무리 연하선경(煙霞仙景)에서 백숙이나 통돼지, 흑염소 바비큐를 뜯는들 그 맛은 썰렁할 수밖에 없다. 지리산 음식으로는 화엄사,…
200105242005년 01월 28일탄력 있는 속살 만점 ‘바다의 戰士’
제주도에 건너가 먹기 힘든 생선 종류로는 3바리가 있다.첫째가 다금바리(자바리)요, 둘째가 북바리요, 셋째가 돔바리 회다. 여기에다 우스개로 미식가들이 농을 한다면 비바리를 슬쩍 얹곤 하는데 현지에 가서는 쓰지 말아야 할 말이다. …
200105172005년 01월 27일고소하고 부드러운 ‘도새기’
측간에다 돼지를 친다. 배설물을 처리시키자는 것이다. 2∼3평 정도의 터에 돌로 네모지게 한 길 남짓 쌓아올린 것이 측간이요, 동시에 돈사다. 한편 구석에다 기다란 돌 두 개를 다리처럼 놓았다. 여기에 앉아 뒤를 본다. 그러면 돼지…
200105032005년 01월 24일1급수 강 모래밭 ‘쫄깃한 속살’
강의 근원을 일러 남상(濫觴)이라 한다. 접시물이 넘칠 만하다는 뜻이다. 강의 근원은 늘 그렇다. 섬진강 상류의 실개천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의 봉황산 상추막이 골에서는 첫 이름을 백운천이라 했다. 또 그 근원지가 팔공산 수분…
200108302005년 01월 20일맛이면 맛, 향이면 향 ‘역시 일품’
그동안 동해부인(東海夫人), 서해부인(西海夫人), 남해부인(南海夫人)을 찾아 제주를 고망쥐처럼 드나들었지만 전복죽 맛으로 친다면 중문 성천 포구에 있는 ‘중문 해녀의 집’(064-738-9557)전복죽 맛이 단연코 일품이다. 숭숭 …
200108232005년 0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