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드러난 정치적 도구
“학생, 자네는 아프리카 사람 아닌가? 그런데 지금 뭐 하고 있나? 진짜 아프리카적인 작품을 해보지 그래?” 대학시절,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라는 주제에 천착하던 작가 잉카 쇼니바레(1962~)에게 지도교수가 던진 말…
200907142009년 07월 08일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4개의 형광등
하나, 둘, 셋, 넷. 벽에 걸린 4개의 붉은 형광등 용도가 궁금하시죠?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정육점에 걸린 형광등이 생각났는데, 조명이 뿜어내는 예사롭지 않은 붉은빛 때문이었죠. 정육점 형광등의 색깔이 붉은 이유에 대해 여러…
200907072009년 07월 01일물감통으로 인종차별을 고발함
미켈란젤로는 ‘그리스도의 매장’이란 작품을 결국 미완성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꼭 필요한 물감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옷자락은 아름답고 오래가는 ‘울트라마린 청색’으로 칠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
200906302009년 06월 25일순간을 담은 ‘액션 조각’
350개의 종이 더미가 잔디밭에 일렬종대로 서 있습니다. 곧이어 강한 폭발음과 함께 수천만 장의 하얀 종이가 15m 상공으로 날아올라 1초 동안 거대한 벽을 만든 뒤 나비처럼 팔랑대며 다시 땅으로 내려앉습니다. 잠시 상공에 형성됐던…
200906232009년 06월 17일전쟁의 상흔, 불편한 유럽 역사 고발
19세기에 예술가들이 파리로 몰려들었듯, 예술가의 야망을 지닌 이 시대 젊은이들은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으로 모여듭니다. 하지만 자신의 경력에 ‘뉴욕 전시’ 한 줄을 보태기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피 말리는 경쟁 속에서 이뤄지는지…
200906162009년 06월 11일작품보다 더 눈길이 가는 파격성
한 도시를 예술 중심지로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베로니크 샤농 버크 박사는 “19세기 세계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가 그 명성을 뉴욕에 넘겨준 것은 나치 점령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의 많은 예술가가 삶의 터전을 뉴욕으로 옮겼기…
200906092009년 06월 03일‘납작하고 차가운’ 미국 중산층의 삶
현재 영국에서 가장 비싼 작가는 누구일까요? 2006년 6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50만 달러(약 68억3100만원)에 낙찰돼 세상을 놀라게 한 ‘첨벙(Splash)’의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200906022009년 05월 29일총 대신 담배 든 전쟁 영웅
지난주 뉴욕은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이브닝 세일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었습니다. 이 지면에 소개해드린 타마라 드 렘피카의 ‘장밋빛 속옷 I’(La Chemise rose I, 1927)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상가…
200905262009년 05월 20일고통받는 영혼을 위한 붓 터치
1929년 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대폭락으로 시작된 ‘경제 대공황’의 여파를 스페인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국내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국민의 원성을 샀던 국왕 알폰소 13세는 31년 공화정이 들어서면서 프랑스로 망명하는 처…
200905192009년 05월 15일‘돌연변이 일회용품’의 섬뜩한 공포
미국에서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창의적인 사람에게 주는 ‘천재상’인‘맥아더 펠로십(MacArthur Fellowship)’은 5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상금을 줍니다. 그에 따르는 명예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익…
200905122009년 05월 08일대공황기 미국의 정직한 얼굴
뉴욕 크리스티 대학원에서 젊은 작가를 선정해 소개하는 졸업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교수님은 작가를 인터뷰하는 것은 괜찮지만, 작가의 말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지는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글을 쓰다 …
200905052009년 04월 29일흑인 정체성 고민의 산물
지난 3월 미국의 대표적 국제 현대미술 전시회인 ‘아모리쇼(Armory Show)’에 다녀왔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시카고를 무대로 활동하는 닉 케이브(Nick Cave, 1959~)의 ‘소리 나는 옷(Soundsuits)…
200904282009년 04월 22일붓으로 그린 ‘진짜 사실’
2002년 뉴욕에서 시작된 스코프(Scope) 전은 혁신적인 갤러리와 독립 큐레이터들이 전도유망한 신예 작가를 소개하는 장으로, 이후 마이애미·런던·바젤 등으로 확대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올해는 7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
200904212009년 04월 16일낯선 캔버스의 생명력
하루 방문자 수 50만명, 통근자는 12만5000명이라면 이 역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는지요? 뉴욕 맨해튼의 한가운데인 42번가와 파크 애버뉴에 자리한 그랜드 센트럴 역(Grand Central Terminal) 얘기입니다. 세계…
200904142009년 04월 10일LA 카운티미술관
로스앤젤레스(LA)발 뉴욕행 비행기가 출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두 시간. 시간이 촉박한데도 들르지 않을 수 없었던 곳은 LACMA(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입니다. 2006년 마이클 고반(Michael Govan) 관장이 취임…
200904072009년 04월 03일묵직한 유머, 진지한 성찰
올해 벚꽃놀이 계획은 세우셨나요? 언젠가 일본 기상청이 지진도 태풍도 아닌 ‘벚꽃 개화시기’를 잘못 예보하는 바람에 엄청난 항의를 받고 사과까지 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데, 이맘때쯤 한국 뉴스에도 벚꽃 이야기가 꼭 나오죠? 이…
200903312009년 03월 27일사진은 ‘진실’한가
사진의 장소는 동틀녘의 뉴욕 센트럴파크가 분명했습니다. 미묘한 오렌지빛을 띤 아름드리 돌능금나무와 그 그늘 아래 폭신하게 쌓인 융단 같은 낙엽들을 보고 있노라니, 당장이라도 산책을 나서고 싶어졌지요. 적어도 이 사진의 ‘진실’을 알…
200903242009년 03월 20일북극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엄마곰과 아기곰이 폭신한 하얀 털을 서로 비비는 장면은 북극곰에 대한 동화적 환상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온순해 보이는 북극곰은 실제 천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사나운 동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히로시 수기모토(1948~ )의 작품 ‘…
200903172009년 03월 12일기발한 재료, 눈부신 상상력!
초콜릿처럼 달콤한 키스! 로댕의 걸작 ‘키스’(1888~1898)의 희고 단단한 대리석을 이렇게 녹여버린 주인공은 브라질 출신의 작가 빅 뮤니츠(Vik Muniz, 1961~)입니다. 그가 초콜릿으로 재형상화한 작품은 이 밖에도 다…
200903102009년 03월 06일로마에서 발견한 ‘내면의 응시’
로마에서 단 하루만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어디를 가고 싶으세요?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계단?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트레비 분수? 콜로세움? 성 베드로 성당? 거의 10년 만에 다시 찾은 로마에서 …
200902242009년 0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