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미국 NBC 방송에서 2007년 9월 시작한 ‘라이프’는 살인 누명을 쓰고 12년간 감옥살이하다 복직한 형사 찰리 크루즈(데미안 루이스 분)의 이야기를 다룬 수사물이다. 제목 ‘라이프’는 ‘인생’을 뜻하기도 하지만, 찰리가 선고받았던 ‘종신형’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라이프’는 누명을 쓰고 복역 중인 찰리가 12년 만에 무죄가 입증돼 석방되며 시작된다. 찰리는 범죄 현장에서 보냈던 예전의 삶을 되돌려 받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배후세력도 찾기 위해 정부에 피해보상금 5000만 달러와 LAPD 강력계 형사로의 복직을 요구한다. 하지만 찰리에게 호감을 가졌던 LAPD 상사들은 괴짜가 돼 다시 나타난 찰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결국 그들은 마약 중독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형사 대니 리즈를 찰리의 파트너로 낙점해 이들을 해고시키기 위한 명분을 호시탐탐 노린다.
‘라이프’가 2007년 쏟아진 수많은 수사물 중에서 평론가와 평단에 고른 호평을 얻은 까닭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때문일 것이다. 플래시백 기법을 활용해 주인공의 과거사를 설명하는 여느 프로그램과 달리, 찰리와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극이 진행되는 중간에 삽입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한 것은 ‘라이프’만의 특징이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찰리가 잔인하기로 소문난 연방교도소에서 중범죄자들과 어떻게 생활했는지,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사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됐다.
오랜 수감생활의 영향으로 까칠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복잡한 캐릭터 찰리를 완벽히 소화한 데미안 루이스의 열연도 ‘라이프’의 인기 요인이다. 일부 평론가들은 데미안 루이스를 두고 “인기 드라마 시리즈 ‘하우스’와 ‘몽크’의 주인공 이상”이라며 “때론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인공을 연상케 한다”고 극찬했다. LAPD 내에서 눈엣가시인 찰리의 파트너로 발탁된 대니 리즈는 ‘L워드’에서 섹시한 레즈비언을 연기해 호평을 얻었던 사라 샤이가 맡았다.
2월15일 첫 방송에서 자신과 관련된 살인사건 파일들로 벽장을 가득 채운 찰리의 방을 보여주며 그의 흥미진진한 복수극을 암시한 바 있는 ‘라이프’는 29일 방송에서 차량사고로 위장해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남편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