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 평야 비무장지대(육군 청성부대)를 날아가는 재두루미떼.
아, 저 새들은 얼마나 홀가분한가, 가벼운가, 자유로운가.
그러나 새들이라고 왜 생존의 급박함이 없겠는가.
그들은 자연이라는 전장(戰場)에서 먹이를 찾아 잠시 깃드릴 곳을 찾아 이 세상의 가장자리로부터 또다른 가장자리로, 끼룩끼룩 날아가는 것이다
그들에게 새해니 밀레니엄이니 하는 것들은 온전히 무의미하다.
굳이 인간식으로 표현한다면, 그들에게는 순간순간이, 혹은 하루하루가 새해고 또 밀레니엄이다
요컨대 그들은 매일 신생(新生)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새로운 천년에는, 우리도 그처럼 삶을 살 수 있을까.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라고 말할 때의 그 소박함과 허허로움으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