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 동아DB
“드디어 구조대(주가가 자신의 매수 가격보다 더 올랐을 때를 가리키는 말)가 오셨군요. 주가가 8만 원만 넘으면 무조건 판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오르니 욕심이 나네요. ‘11만전자’ 가자!”
9월 23일 삼성전자 주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 글들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 18일 1년 1개월 만에 8만 원 선을 넘기고 25일까지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그래프 참조). 24일 8만5400원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9월에만 22.53%(1만5700원) 오른 상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8월 8만 원 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8만전자’를 회복하지 못했다. 같은 해 9월 모건스탠리가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라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을 내놓자 삼성전자 주가는 5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모건스탠리 “삼전 목표주가 9만6000원”
하지만 모건스탠리가 최근 한국 반도체산업과 삼성전자에 대해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으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모건스탠리는 9월 21일 (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싼 기회가 업계 전반의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 D램 수요 확대에 따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반도체산업 투자 의견을 기존 ‘시장 평균 수준(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올렸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상향했다.엔비디아는 9월 22일(현지 시간)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제공하는 투자금은 대부분 AI 가속기, AI 데이터센터 등 AI 기반시설 구축에 투입되고, AI 기반시설에는 HBM이 대량 사용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HBM은 AI 서버 원가의 20~25%, 엔비디아 AI 가속기 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내년 하반기 출시되는 엔비디아 AI 가속기 ‘루빈’에는 HBM4(6세대)가 8개, 2027년 나오는 ‘루빈 울트라’에는 HBM4E(7세대)가 16개 들어간다. 현재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주요 3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HBM 공급 물량과 가격을 두고 엔비디아와 협상 중이다.
10월 14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은 기존 예상치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한 달 먼저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이 6~8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면서 메모리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었음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6~8월 매출이 113억1500만 달러(약 15조8000억 원)로 시장 전망치(111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다고 9월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9조7000억~10조 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7000억 원이었다.

삼성전자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삼성전자 호실적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의 4분기 계약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D램 계열인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4X·5·5X 가격을 15~30%, 낸드플래시 계열인 멀티미디어카드(eMMC)·범용플래시저장장치(UFC) 가격을 5~10% 인상하기로 했다.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이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전방위적으로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메모리산업은 2027년쯤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융회사 서스쿼해나는 “범용 D램 가격도 2026년에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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