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의 결정체인 첨단 휴머노이드가 가정에서 활약할 날이 머지않았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구글의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와 협력해 ‘모바일 알로하(Mobile ALOHA)’라는 로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로봇 개발 결과를 공식 발표하기 전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관련 자료를 게재하고, 유튜브에는 모바일 알로하가 실제 움직이는 영상을 올렸다.
![美 스탠퍼드대 연구팀과 구글의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로봇 ‘모바일 알로하’. [스탠퍼드대 IRIS 연구팀 유튜브 캡처]](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5/a9/da/6c/65a9da6c0a8ad2738250.jpg)
모바일 알로하는 일견 투박하다. 마치 바퀴가 달린 작은 탁자에 노트북 컴퓨터와 로봇 팔이 달린 모습이다. 하지만 연구팀이 공개한 영상 속 모바일 알로하는 옷을 개고, 그릇을 설거지하고, 요리와 청소도 척척 해낸다. 사람의 수동 조종으로 특정한 동작을 수십 회 반복 학습시킨 결과, 모바일 알로하는 다양한 가사 노동에서 90% 안팎의 성공률을 보였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동작이 정교하다. 성능 못지않게 놀라운 점은 모바일 알로하의 대당 가격이 3만2000달러(약 4200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존에 개발된 원격조종 로봇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이다. 모바일 알로하 연구팀은 로봇 작동원리와 코드도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료를 구입해 조립만 할 수 있다면 4000만 원 정도 비용으로 모바일 알로하와 똑같은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모바일 알로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AI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사람이 그때그때 조종하지 않아도 로봇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이다. 모바일 알로하에 적용된 AI는 ‘모방학습’이라는 방식으로 기능을 숙달한다. 사람이 두 팔로 로봇을 직접 작동해서 동작을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학습을 반복할수록 로봇의 동작 성공률은 높아진다. 50번 정도 학습을 시키면 대부분 가사노동을 제법 능숙하게 따라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바일 알로하는 설거지, 의자 정리 등 간단한 일의 경우 80~90% 확률로 성공했다. 다만 요리처럼 비교적 복잡한 작업 성공률이 아직 40%에 그치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혹자는 이미 산업용 로봇이 상용화된 상황에서 가사노동 휴머노이드가 대수냐고 말할 수도 있다. 모바일 알로하는 휴머노이드 기능의 확장성과 범용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개별 동작마다 일일이 코드를 입력해 명령하지 않아도 로봇 AI의 학습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그 덕에 불과 3명인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로봇 개발은 물론 수십 가지 동작을 빠른 시간에 학습시킬 수 있었다. 만일 공개된 오픈소스로 여러 사람이 로봇을 학습시킨다면 모바일 알로하는 이론적으로 수천, 수만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AI를 품은 덕에 이제까지 나온 어느 로봇보다 다양한 성능을 갖춘 ‘슈퍼 로봇’이 되는 것이다. 당장 사람을 대신해 가사노동은 물론, 동력만 높이면 산업 현장 투입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알로하 말고도 최근 로봇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테슬라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지난 3년간 발전상을 보자. 테슬라는 2021년 ‘AI 데이’ 행사에서 ‘인간 대신 힘든 일을 해주는 휴머노이드’ 콘셉트로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듬해 시제품을 공개했는데, 이때는 제대로 걷지도 못 하는 수준이었다. 2023년 5월 등장한 옵티머스 1세대는 물건을 옮기고 요가 자세를 취하는 등 훨씬 동작이 자연스러워졌다. 같은 해 12월 선보인 2세대의 경우 보행 속도가 30% 빨라지고, 손가락 끝에 촉각센서가 장착돼 미세한 동작도 가능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3~5년 뒤 대당 2만 달러(약 2600만 원)에 옵티머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2족·4족 로봇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공학 노하우 덕에 보행 균형감이 뛰어나고 속도가 빠르다. AI를 도입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기술 발전이 기대된다.
![테슬라가 개발한 로봇 ‘옵티머스’ 2세대. [테슬라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5/a9/da/ba/65a9daba218ed273825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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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알로하, 동작 성공률 90%
美 스탠퍼드대 연구팀과 구글의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로봇 ‘모바일 알로하’. [스탠퍼드대 IRIS 연구팀 유튜브 캡처]
모바일 알로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AI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사람이 그때그때 조종하지 않아도 로봇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이다. 모바일 알로하에 적용된 AI는 ‘모방학습’이라는 방식으로 기능을 숙달한다. 사람이 두 팔로 로봇을 직접 작동해서 동작을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학습을 반복할수록 로봇의 동작 성공률은 높아진다. 50번 정도 학습을 시키면 대부분 가사노동을 제법 능숙하게 따라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바일 알로하는 설거지, 의자 정리 등 간단한 일의 경우 80~90% 확률로 성공했다. 다만 요리처럼 비교적 복잡한 작업 성공률이 아직 40%에 그치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혹자는 이미 산업용 로봇이 상용화된 상황에서 가사노동 휴머노이드가 대수냐고 말할 수도 있다. 모바일 알로하는 휴머노이드 기능의 확장성과 범용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개별 동작마다 일일이 코드를 입력해 명령하지 않아도 로봇 AI의 학습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그 덕에 불과 3명인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로봇 개발은 물론 수십 가지 동작을 빠른 시간에 학습시킬 수 있었다. 만일 공개된 오픈소스로 여러 사람이 로봇을 학습시킨다면 모바일 알로하는 이론적으로 수천, 수만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AI를 품은 덕에 이제까지 나온 어느 로봇보다 다양한 성능을 갖춘 ‘슈퍼 로봇’이 되는 것이다. 당장 사람을 대신해 가사노동은 물론, 동력만 높이면 산업 현장 투입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알로하 말고도 최근 로봇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테슬라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지난 3년간 발전상을 보자. 테슬라는 2021년 ‘AI 데이’ 행사에서 ‘인간 대신 힘든 일을 해주는 휴머노이드’ 콘셉트로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듬해 시제품을 공개했는데, 이때는 제대로 걷지도 못 하는 수준이었다. 2023년 5월 등장한 옵티머스 1세대는 물건을 옮기고 요가 자세를 취하는 등 훨씬 동작이 자연스러워졌다. 같은 해 12월 선보인 2세대의 경우 보행 속도가 30% 빨라지고, 손가락 끝에 촉각센서가 장착돼 미세한 동작도 가능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3~5년 뒤 대당 2만 달러(약 2600만 원)에 옵티머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2족·4족 로봇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공학 노하우 덕에 보행 균형감이 뛰어나고 속도가 빠르다. AI를 도입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기술 발전이 기대된다.
테슬라가 개발한 로봇 ‘옵티머스’ 2세대. [테슬라 제공]
머스크 “옵티머스 대당 가격 2만 달러”
휴머노이드는 인체를 닮아 기존에 사람이 하던 다양한 일을 대신하기에 적합하다. 당장 자동차보다 저렴해진 가격 덕에 시장 보급도 용이할 터다. 필자가 보기에 기술 측면에서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고된 노동을 대신할 준비를 마쳤다. 향후 로봇 산업의 사업성이 확보되고 구체적 활용 방안이 마련된다면 공장은 물론 가정에서 휴머노이드를 사용하는 광경이 그리 먼 미래 일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