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쌍용자동차에서 사명을 바꾼 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한 KG모빌리티를 두고 업계에서 나오는 평가다.
KG모빌리티가 9월 출시 예정인 전기차 모델 ‘토레스 EVX’. [KG모빌리티 제공]
상반기 판매 실적, 2019년 후 최대 규모
KG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 6만5145대를 기록해 매출 2조904억 원, 영업이익 282억 원, 당기순이익 345억 원을 거뒀다고 8월 2일 밝혔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상반기 흑자 기록이다. 판매 실적만 봐도 2019년 상반기(7만277대) 이후 최대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했다.전체 판매량의 42%(2만8580대)를 차지하는 대표 모델 ‘토레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고, 유럽 등 해외시장 수출 호조도 주효했다. KG모빌리티 노사가 8월 4일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해 14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에 성공한 것도 호재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은 KG모빌리티에 중요한 시그널이다. 지난해 말 KG그룹 품에 안겨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한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영 정상화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는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온 전기버스 제조사 에디슨모터스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도 선정됐다.
다만 KG모빌리티 주가는 아직 반등 모멘텀을 갖지 못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4월 28일 코스피 시장에서 다시 거래되기 시작했다. 쌍용차 시절인 2020년 12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거래가 정지된 지 28개월 만이다. 거래 재개 당일 KG모빌리티 주가는 시초가(1만3140원)보다 23% 오른 1만3820원에 장을 마감했고, 장중 한때 1만6940원을 찍었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안고 다시금 데뷔한 주가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KG모빌리티 주가는 8월 9일 종가 기준 8180원을 기록하는 등 8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거래 재개 후 약 4개월 만에 주가가 도리어 40% 하락한 것이다.
“아직 투자보고서 쓰기엔 조심스러워”
투자자들이 KG모빌리티에 선뜻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가에선 “KG모빌리티의 실적 개선 흐름이 자리 잡기를 기다리자”는 관망세를 한 원인으로 꼽는다. 증권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KG모빌리티가 당장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지만 실제 기업 상황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판단하려면 실적 개선 지표가 어느 정도 축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증권가에는 KG모빌리티와 관련된 투자보고서도 나오지 않았다. KG모빌리티 홈페이지에는 2019년 3월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새로운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올라오지 않았다. 현재 KG모빌리티에는 담당자 1명이 IR(기업 활동) 업무를 도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시절 기업회생 과정에서 IR 전담 부서가 폐지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증권사 임원은 “KG모빌리티 주식 거래가 재개됐지만,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아직 투자보고서를 작성하기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향후 KG모빌리티 측이 IR 조직을 제대로 꾸려 애널리스트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도 과제”라고 짚었다.KG모빌리티가 향후 주가 반등은 물론, 완성차업체로서 성장을 노리려면 전기차 사업이 급선무다. KG모빌리티는 쌍용차 시절인 지난해 2월 첫 전기차 모델 ‘코란도 이모션’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으나 얼마 안 있어 판매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주된 원인은 리튬이온 배터리 수급 난항이었다. 당초 코란도 이모션은 KG모빌리티의 전기차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으로 주목받았다. 업체 측이 계획한 연간 출고량 1000대의 3배가 넘는 3500대 사전 계약이 몰리는 등 소비자 관심도 높았다. 다만 코란도 이모션의 실제 내수시장 출고량은 100대 정도였고, 수출 물량을 합쳐도 약 400대에 불과했다. 최근 세계 완성차 기업 주가는 전기차 사업 흥행에 큰 영향을 받는데, 이 같은 흐름에 KG모빌리티가 올라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성비 전기차’ 토레스 EVX로 승부수
KG모빌리티의 주력 모델 ‘토레스’. [KG모빌리티 제공]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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