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차전지 사업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LS. [LS그룹 제공]
지주사는 구조적으로 ‘더블카운팅’(중복 계산) 때문에 저평가 우려가 있다. 지주사가 보유한 자회사가 동시 상장돼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지주사 주가는 일반적으로 자회사 주가가 모두 오르고 나서야 마지막에 오른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 LS는 성장성이 큰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비상장 자회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어 상장 자회사를 뛰어넘는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신사업 투자 성과 부각
포스코홀딩스는 세계적인 철강회사라는 토대 위에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서 비전을 제시해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리튬 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아르헨티나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이다. 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도 포스코홀딩스의 비상장 자회사다. 박광래 신한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2차전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구조적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리튬 가격 상승에 따라 포스코홀딩스의 염수 리튬 사업(포스코아르헨티나), 광석 리튬 사업(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가치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에코프로는 2021년 지주사로 전환해 현재 1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중 상장사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대기오염 방지 및 사후처리 분야를 담당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뿐이다. 전구체 제조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4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리튬화학물을 제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CNG,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산소·질소를 공급하는 에코프로AP 등 나머지 계열사는 비상장사다.
제2 포스코홀딩스로 불리는 LS도 최근 자회사의 2차전지 사업 진출 기대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올해 초 구자은 LS 회장은 비전 선언에서 신성장사업으로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를 꼽으며 향후 8년간 2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비상장 자회사 중 ‘알짜’로 꼽히는 LSMnM과 토리컴은 3월 충남 아산에 황산니켈 공장을 준공하며 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LS가 55% 지분을 확보한 합작사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은 연내 전구체 공장을 착공한 뒤 2025~2026년 양산에 들어간다. LSMnM에서 생산한 황산니켈로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이 전구체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엘앤에프가 양극재를 생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S는 자회사 중 유일하게 LS일렉트릭만 상장돼 있고 나머지 주력 자회사는 모두 비상장사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LS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0%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엘앤에프와 전구체 사업 협력 및 자회사 상장이 주가에 호재로 반영될 여지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SK·삼성물산·GS, 주가 하락세
반면 SK, 삼성물산, GS, CJ, 효성, 롯데지주 등은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더블카운팅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고질적인 지주사 저평가 요인에 재무 안전성 우려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SK는 2021년 1월 25일 종가 35만5000원에 이른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7월 7일 유상증자 이슈가 발생하며 52주 신저가 13만9500원을 기록했다. CJ와 효성도 유상증자 이슈로 7월 들어 52주 신저가를 보였다. 또한 자회사 대부분이 상장사인 삼성물산과 GS, 롯데지주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하락세다.전문가들은 지주사에 투자할 때는 성장성이 높은 비상장 자회사가 있는지, 자체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력 자회사의 비상장 비율이 높고 자체 사업을 하는 지주사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며 “앞으로 지주사 간 양극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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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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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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