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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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통팔달

대학가·종교계로 확대되길 고대

미투운동

  • |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 lawshin@naver.com

    입력2018-02-27 10: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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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행 및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2월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성추행 및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2월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투(#Me Too)는 ‘나도 당했다!’는 뜻이다.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일방적 권력관계에서 저지르는 성적 괴롭힘(Sexual Harassment), 성적 농락(Sexual Abuse), 성폭행(Sexual Assault) 등 성적 비위(Sexual Misconduct)를 고발하는 미투운동이 우리나라에서도 불이 붙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군대 등 특수집단 내 성폭력이 알려지긴 했지만 ‘찻잔 속 태풍’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월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이 우리 사회에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아마 국민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검사씩이나 되는 사람이 저런 지경에 처할 정도면, 일반인은 얼마나 많이 당하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눈 감아왔던 ‘코끼리’가 갑자기 정체를 드러낸 형국이다. 

    성폭력은 지배와 종속이 보편화된 군대, 혹은 엄격한 체계를 선호하는 조직에서 흔히 일어난다. 상식적으로 법원과 검찰은 성평등 지수가 가장 높아야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서지현, 임은정 검사 같은 불행한 희생자가 생겼으니 다른 사회영역은 오죽할까. 다만, 판사나 검사는 접대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직장 밖 유흥업소 종사자를 상대로 한 잘못된 행동이 오히려 잦을 수 있다. 필자도 과거 오랫동안 법조계에 종사하면서 그런 경험이 많았다. ‘젊은 혈기에’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도 자주 깊은 회한과 자책의 괴로움에 젖었다. 

    현재 고은 시인, 이윤택 연극연출가 등 문화계 인사가 전면에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예측건대 앞으로 종교계와 대학가에도 미투운동이 거세게 일지 않을까 싶다. 그곳은 심리적 지배와 종속의 정도가 매우 강해 성적 지배, 착취 면에서도 취약하다. 

    필자는 대학에서 20년 가까이 생활해왔기에 대학사회를 잘 안다. 그곳에서 학점이나 학위를 매개로 맺어지는 불평등하고 일방적인 지배관계를 자주 봐왔다. 어느 날 아끼던 제자가 갑자기 방황하는 것을 봤다. 어느 교수로부터 심한 취급을 받았다는 풍문을 언뜻 들었다. 조용히 물어봤다. 그러나 그 제자는 대답은 하지 않은 채 굵은 눈물만 뚝뚝 떨어뜨렸다. 그 잔상이 지금까지 머릿속을 맴돈다. 



    일부 교수는 아시아권으로 해외 방문 일정을 잡는 경우 유학생이나 지인을 통해 미리 ‘물 좋은 곳’을 예약해두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희한하게 아시아권 어디든 성매매가 가능한 곳을 만들어놓았다. 그런 곳에 집착하는 교수가 적잖다. 눈에 불을 켜고 틈을 엿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교수의 위태로운 성의식이 대학가에 넘실거린다. 미투운동이 대학가, 종교계에 하루빨리 퍼져나가기를 고대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 21세기에 부합하는 성평등 관계가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미투운동은 인류사회의 오래된 치부를 청산하는 위대한 문화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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