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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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 원으로 실적 개선주 투자해 8억 만들어”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출간한 박민수 씨 “재테크 서적 100권 읽고 투자 안목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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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5-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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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개선주 투자로 성투한 박민수 작가. [홍중식 기자]

    실적 개선주 투자로 성투한 박민수 작가. [홍중식 기자]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20세 미만 투자자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신규 개설한 계좌는 21만611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9~12월 대비 33.8% 증가한 수치다. 자녀에게 주식계좌를 개설해주는 부모가 늘었지만 어떤 종목을 사줘야 할지 고민인 이가 적잖다.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를 집필한 박민수 작가는 “실적 개선주에 주목하라”며 “실적이 점점 개선되는 종목에 투자하면 수익이 날 때까지 걱정 없이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박 작가는 가치투자로 약 7년 만에 3000만 원을 8억 원으로 늘렸다. 2021년 2차전지가 하락할 때는 매수 기회라며 “오히려 좋아, 고맙다”고 말해 인지도를 높였다.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 공부 5일 완성’ ‘부의 시작’ 등을 펴낸 박 작가의 필명은 ‘샌드타이거샤크’. 한번 먹이를 물면 놓지 않는 상어의 습성이 그의 투자 습관과 맞아떨어져서다. 박 작가는 증권유관기관 24년 차 직장인으로 ㈜코스닥위원회(현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에서 상장심사, 규정, 제도 업무를 담당했다.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출연해 민수밈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최고민수’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SBS 러브FM ‘박연미의 목돈연구소’ 주말 고정 패널로도 활동 중이다. 5월 1일 박 작가를 만나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에 대해 들었다.

    돈 잘 버는 기업에 투자해야

    저서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를 쓴 계기가 무엇인가.

    “2018년 스트레스로 인한 협심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는데, 초교 3학년인 쌍둥이 두 아들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살아 있을 때 내 투자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퇴원하고 1개월간 집필에 매달려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 공부

    5일 완성’ 책이 나왔다. 주식투자에서 중요한 핵심만을 압축해놓은 책이다. 이번에 출간한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는 중학교 3학년이 된 두 아들이 마음 편하게 주식투자를 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썼다.”

    도대체 마음 편한 주식투자 방법이 무엇인가.

    “잘 벌고 잘 나눠주는 종목, 즉 실적 개선주와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다. 실적 개선주는 향후 2~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을 뜻한다. 고배당주는 시가배당률(배당금÷현재 주가)이 높은 종목이다. 고배당주는 주가가 내릴수록 시가배당률이 올라가기에 진짜 편한 투자 방법이다.”



    기업 실적을 최우선으로 봐야 하는 이유는.

    “돈 없는 친구는 만날 때마다 불쌍한 얘기만 하고 얻어먹기만 해서 피곤하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돈이 없으면 유상증자를 하고 주식 관련 사채를 발행해 주식 수가 늘어난다. 유상증자나 주식 관련 사채 발행을 반복하는 회사는 과거 영광스러운 주가가 나오기 어렵다. 오히려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가 많다. 그래서 좋은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 즉 돈 잘 버는 회사(실적 개선주), 잘 베푸는 회사(고배당주)에 집중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재무제표와 공시 등을 살피면서 기업을 분석해야 한다.”

    기업의 실적 개선 여부는 어떤 방법으로 확인하나.

    “간단한 방법은 네이버증권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기업별 컨센서스를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거부터 향후 3년 실적까지 전망돼 있다. 실적을 확인할 때는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2~3년 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를 봐야 한다. 물론 수치가 맞냐 틀리냐는 논란이 될 수 있지만, 트렌드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기업이 현재 돈을 잘 버는 건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2~3년 후 실적이 중요하다. 현재 돈을 잘 번다고 해서 매수했는데, 실적 피크아웃이면 오히려 고점에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삼성전자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역대급 실적과 함께 주가가 고공 행진했지만, 당시 향후 실적 악화가 전망되고 있었다. 최근 2차전지 돌풍을 이끈 에코프로를 살펴보면 올해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약 20배 증가하고, 내년에는 올해 대비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표 참조)”.

    양극재 기업 집중 투자 중

    일각에서는 지주사 에코프로 주가가 과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지주사는 통상 60%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데, 에코프로는 지주사치곤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2~3년 실적에 대비하면 PER이 10배 정도다. 주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눈에 띄게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종목이 궁금하다.

    “2차전지와 로봇, 반도체 소부장 관련주다. 그중에서도 2차전지 양극재 기업들의 향후 3년간 실적 개선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도 2차전지 양극재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 투자 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실적 개선주 투자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2~3년 기다리면 수익이 난다.”

    주가 하락 시 어떤 방법으로 대처하나.

    “물타기, 즉 추가 매수를 한다. 나의 투자 성공 비결은 물타기와 버티기다. 떨어질 때 공격적으로 추가 매수해 평단가를 낮춘다.”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추가 매수하려면 종목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2차전지 신사업을 발표한 종목들의 주가가 요동쳤는데, 이런 종목들은 실적이 엉망일 뿐 아니라 증권사 리포트도 없다. 이런 종목에 장기투자하면서 추가 매수를 할 수 있겠나. 또한 투자 및 설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2차전지 분야에서 후발 투자가 얼마나 시장을 뚫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다. 따라서 실적 개선이 확실한 종목에 투자하면서 주가가 떨어질 때가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가 된다.”

    추가 매수 금액은 어떤 방식으로 마련하나.

    “고배당주에 투자한 금액 중 일부를 매도해 마련하는 식이다. 고배당주는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고 기본적으로 배당을 받기 때문에 1년만 투자해도 수익이 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투자금은 실적 개선주와 고배당주에 5 대 5 비율로 넣어야 한다.”

    자녀에게 알려주고 싶은 또 다른 투자 방법도 있나.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다. ETF는 적어도 10개 종목 이상으로 구성돼 개별 종목보다 덜 내리고, 개별 종목과 달리 상장폐지 리스크도 적다. 개인투자자도 개별 종목의 리스크가 부담된다면 ETF 투자를 권한다. 즉 2차전지 개별 종목 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는 2차전지 ETF에 투자하는 식이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도 ETF 투자가 가능하니 수익률을 좀 더 올리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해볼 만하다.”

    은퇴 전 돈 되는 취미 가져야

    주식투자는 처음부터 승률이 높았나.

    “대학원에서 기업재무론, 선물옵션, 외환론 등 주식투자의 기초가 되는 주요 과목들을 배우고, 여의도 증권유관기관에 취직했다. 이론적 지식으로 중무장했으니 당연히 주식투자도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른여섯 살까지 주식투자로 잃기만 했다. 회사 일에 바빠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돈 벌기에 대한 절실함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생각이 없었다.”

    언제부터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시작했나.

    “추석에 어머니가 던진 “너는 뭘 잘하니?”라는 한마디가 인생역전 계기가 됐다. 그동안 회사 에이스로서 동기들보다 승진도 2년 이상 빨라 회사 생활에선 앞서가고 있었는데, 마땅히 잘하는 게 없었다. 윗사람들 비위를 맞추는 것만 잘했다. 몸을 혹사해 얻는 것은 승진이라는 전리품뿐이었다. 내 노후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회사 에이스로 탄탄대로일 것 같던 인생에서 노후 불안이 싹트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머니의 물음에 대한 답은 ‘주식투자를 잘하는 것’이었다. 이후 지나온 투자 방식에 대해 반성하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주식투자를 위해 어떤 공부를 했나.

    “빠른 시간에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은 책이다. 재테크 관련 서적을 1주일에 2~3권씩 읽었다. 100권 넘게 읽으니 주식투자에 대한 이론적 깊이가 더해졌다. 여기에 더해 매일 나오는 뉴스를 통해 시장 주도주를 파악했다. 이런 생활을 2~3년 이어가자 투자를 바라보는 눈이 생겼고 수익률도 높아졌다.”

    이후 투자는 어떤 전략으로 했나.

    “원래 분기별 수익률 10%를 목표로 투자했는데 2년 전부터 투자 기간은 2~3년, 수익은 4~5배로 잡고 있다. 장기투자하면 분기별로 하는 것보다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고, 수익률도 높다. 은퇴하면 인생을 좀 더 즐기고 싶은데, 이 방법이 딱이다. 노년에도 노동을 하지 않으려면 은퇴 전 돈 되는 취미를 가져야 한다. 나는 주식투자와 부동산 임장이 재미있는 취미다. 꼭 주식과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돈 되는 취미는 얼마든지 많다.”

    은퇴 후 투자계획은.

    “은퇴자금 중 5억~10억 원을 고배당주 위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이 급락할 때 고배당주에 투자하면 평소 8%대 고배당주가 15% 이상 고배당주로 변신한다. 시장 급락을 투자 기회로 여기는 역발상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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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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