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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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뇌물수수 성남FC 후원금 의혹 진실은?

검찰, 압수수색 후 전방위 수사 확대… 이재명 대표 “정적 제거에 국가 역량 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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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2-09-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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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성남시와 두산 측이 3~4차례 시청에서 (성남FC 후원 등에 대해) 협상을 벌였다. 통상적으로 협상을 하면 참석자, 협상 내용 등이 담긴 회의록을 남겨놓는다. 1차 협상이 끝나면 이와 관련한 보고용 문서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니 담당자들이 당시 기억을 떠올려가며 자료를 작성해 제출하더라.”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9월 22일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성남시의원 출신인 그는 대선 기간 ‘대장동 저격수’로 불리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의혹을 파헤쳐왔다. 이후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파고들며 관련 공문을 찾아내는 등 성과를 냈지만 뜻밖의 부분에서 고배를 마셨다. 관련 회의 내용은 물론, 외부인 출입 기록조차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기부채납 비율을 협상하는 등 엄청난 재원이 오가는 회의였는데 당시 상황을 담은 문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공문. [사진 제공 ·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공문. [사진 제공 ·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

    정권교체 후 뒤바뀐 경찰 수사 결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는 검찰로 송치된 상태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9월 20일 두산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나흘 전에는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자택도 포함됐다. 정 실장은 1995년 성남시민모임 시절부터 이 대표와 함께해온 최측근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두고 있다. 두산건설이 2014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약 1만㎡(3000여 평) 병원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하는 과정에서 성남FC 측에 청탁성 후원금을 집행했다고 보는 것이다.

    두산건설이 2014년 성남시에 제출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검토 요청 타당성 보고서’에는 “기타 사업계획의 방향성은 두산 계열사 사옥 신축 시, 1층 일부를 성남 시민을 위한 공공시설 제공 또는 성남시민 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 등의 방법으로 공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귀 시와 적극적으로 검토 반영토록 하겠다”고 쓰여 있다. 정치권에서는 “성남시에서 비공식적으로 요청해 두산 측이 관련 제안을 담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두산건설의 성남FC 후원이 병원 부지 용도변경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까닭이다.



    2018년 바른미래당의 고발로 시작된 해당 사건은 경기 분당경찰서가 3년 3개월 동안 수사한 끝에 2021년 9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며 일단락됐다. 이후 고발인들이 수사 결과에 불복하면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검찰 역시 보완 수사를 요구해 재점화됐다. 올해 2월 다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9월 13일 이 대표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며 기존 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다음 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완 수사 과정에서 사건 관계자의 진술이 번복됐고, 압수수색을 통해 진술에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가 추가적으로 발견됐다”며 수사 결과가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

    두산건설은 2015년 기부채납 면적을 15%에서 10%로 줄이는 대신 성남FC에 55억 원대 광고 후원금을 집행했고, 결과적으로 해당 부지를 용도변경하는 데 성공했다. 두산그룹이 1991년 72억 원에 매입한 해당 부지는 용도변경을 거치면서 2022년 기준 1조 원 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는 37층 규모의 분당두산타워가 지어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이 부정하게 이익을 얻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성남시 측은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9월 1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 [뉴스1]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9월 1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 [뉴스1]

    광고 수주 성과급 측근이 싹쓸이

    두산건설의 후원이 있기 직전인 2014년 11월 ‘세입 성과금 운영 계획’이 마련된 점 역시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다. 성남FC 측은 2014년 11월을 기점으로 광고를 받아올 경우 유치 금액의 10~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당시 정진상 실장과 이 대표가 해당 문건에 서명하며 최종 승인했다. 문제는 2015년부터 3년간 성남FC가 지급한 광고 수주 성과금의 90%가량이 성남FC 대표 및 직원 2명에게 집중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서 경기도지사로 자리를 옮기자 함께 성남시를 떠나는 등 이 대표의 측근으로 일컬어진다. 두산건설과 협상을 주도했던 성남시 소속 업무 담당자 역시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된 후 경기도로 발령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가 제3자 뇌물수수죄 적용에서 쟁점이 된다고 보고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단순히 제3자에게 돈을 주라고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무원 등이 부정한 행동에 기반해 청탁을 해야 제3자 뇌물수수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곽 변호사는 “대법원이 공무원 등의 경우 부정한 청탁에 대한 범위를 넓게 인정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직자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된 적은 과거에도 여럿 있었다.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도 2003년 SK텔레콤으로부터 기업결함심사에 관한 선처를 부탁받고 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10억 원을 시주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역시 대법원에서 제3자 뇌물죄로 결론 났다. 당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묵시적이긴 하나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사용해달라는 취지의 부정청탁을 했다”며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두산 관계자 진술 확보가 핵심”

    일각에서는 해당 사안을 현금 기부채납 건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부채납 면적을 5% 줄이는 대가로 광고비를 집행한 정황에 비춰볼 때 이를 광고 후원금이 아닌, 현금 기부채납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 경우에도 문제가 생긴다. 당시는 현금 기부채납에 대한 법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9월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2016년 중반 이후 현금 기부채납제도가 생겼는데 관련 일은 2014~2015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그때까지는 기부채납은 모두 현물이었던 만큼, (현금) 기부채납은 당시 기준으로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문건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향후 수사 결과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이기인 의원은 “실무 협상 과정에 참석했던 두산건설 관계자 등의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자리에서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를 철저히 따져야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은 검찰의 기획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해당 사안이 검찰로 송치된 당일 “정부도 정쟁 또는 야당 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마시라”는 입장을 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 역시 9월 20일 “수사기관이 하명수사를 하는 사이 프로스포츠계는 돌이키기 힘든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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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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