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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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찾아온 가을, 분주해진 Z세대

[김상하의 이게 뭐Z?] 지도 기반 앱으로 ‘야장’ 맛집 찾고, ‘갓생러들’ 100일 챌린지 돌입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4-10-07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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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며칠 사이 여름에서 가을로 날씨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갑자기 가을 날씨가 되자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진정해 여름, 갑자기 추워지지 마”라든가 “미쳐버린 여름 근황” 같은 문구가 포함된 짤들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Z세대도 가을을 즐길 다양한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특히 계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야장’(야외에서 장사하는 곳) 맛집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야장 유행은 서울 을지로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돌아오고 있는데, 봄과 가을 짧은 기간에만 누릴 수 있기에 인스타그램 매거진 등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이기도 하다.

    쇠맛·◯◯코어 가고 드뮤어룩 온다

    뉴뉴매거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인스타그램 ‘뉴뉴매거진’ 계정 캡처]

    뉴뉴매거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인스타그램 ‘뉴뉴매거진’ 계정 캡처]

    최근에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런 맛집 유행을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 매거진들이 F&B(식음료) 유행이나 공간을 피드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도 기반 앱을 만들어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뉴매거진(@knewnew.official), 데이트립(@daytripkorea) 등이 대표적 예다. 그 밖에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에서도 블로그 본문에 등장한 맛집을 네이버 지도에 표시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약 유행을 따라가기 힘들고 매번 약속 장소를 어디로 정할지 고민이라면 지도 기반 맛집 서비스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가을을 대표하는 여러 행사나 축제도 새 단장을 마쳤다. 현재 Z세대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행사는 에버랜드의 가을철 대표 호러 축제 ‘블러드시티’다. 올해는 특히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유명 지식재산권(IP)과 함께 블러드시티를 꾸며놓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월드도 질세라 뱀파이어 소년들의 모험 ‘다크 문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시작도 전에 “글 내려주세요” “이거 취소됐다고 합니다” 등 행사를 혼자만 알고 싶어 하는 Z세대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집 밖에서 가을 나들이를 즐기다 보면 올가을 유행하는 패션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미 여러 패션 콘텐츠가 긱시크룩, 올드머니룩에 이어 올가을 ‘이 룩’이 유행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드뮤어(demure)룩’이다. 드뮤어란 ‘조용한, 얌전한’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로, 말 그대로 차분한 분위기의 절제된 스타일을 가리킨다. 여름에 유행했던 쇠맛룩, ◯◯코어룩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지금까지는 Y2K(1990~2000년대 초반 유행) 무드에서 이어진 통통 튀는 패션이 유행이었다면 이번에는 180도 반대인 단정한 셔츠, 재킷 등을 주축으로 가을 감성을 가득 담은 패션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드뮤어룩이라는 말은 틱톡커 줄스 레브론이 자기 룩을 설명하면서 쓴 “Very demure, Very mindful”이라는 표현에서 파생했다. 올가을 패션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핀터레스트 패션 이미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명칭이니, 미리 알아두면 올가을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추구미는 갓생… ‘D-100 달력’ 인기

    ‘D-100 달력’ 예시. [X(옛 트위터) ‘망그러진곰’ 계정 캡처]

    ‘D-100 달력’ 예시. [X(옛 트위터) ‘망그러진곰’ 계정 캡처]

    단순히 가을을 즐기는 것 외에도 Z세대에게 가을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그중 하나로 ‘갓생 살기 좋은 계절’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갓생’(‘God+인생’으로 남들에게 모범적인 삶을 뜻하는 신조어)이라는 단어는 최근 여기저기서 사용되며 의미가 많이 달라졌으나, 여전히 Z세대에게는 중요한 키워드다. 갓생이 ‘추구미’(추구하는 이미지)를 부르고 추구미 카테고리에는 외모, 패션 등 다양한 영역이 있지만,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라는 생각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텍스트 힙’처럼 독서로 자신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도 결국은 갓생과 연결돼 있다.

    이것이 가을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 하면, 올해가 딱 100일 남는 시점이 9월 23일이기 때문이다. 별다르게 한 것도 없이 한 해가 끝나간다는 생각에 갓생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사람들이 다급함을 느끼고 한 해를 알차게 마무리할 계획을 짜기도 한다.

    X(옛 트위터)에서는 이런 갓생러들을 중심으로 100일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D-100 달력’이 등장해 그 안에 자신만의 하루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챌린지라고 해서 반드시 거창한 뭔가를 할 필요는 없고 하루 5분 이상 독서하기, 영어 공부하기 등 자기 발전을 위한 소소한 노력이면 모두 괜찮다. 또 여기에는 다양한 재미 요소가 더해지고 있다. 그림판으로 어린 시절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받았던 칭찬 스티커를 만들어 하루하루 미션을 완료했을 때 D-100 달력에 붙이는 것이 그 예다. Z세대답게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과정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혼자 다짐하기란 쉽지만, 그것을 꾸준히 유지하고 실행해가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온라인상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이런 형태의 챌린지 인증이 앞으로 더 많이 생겨날 것 같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챌린지 주제를 똑같이 따라서 도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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