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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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방산株 성격 가진 조선株, 누가 미국 대통령 되든 긍정적”

염승환 이사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미국 군함 사업 참여 자격 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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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07-2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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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은 방산주를 트럼프 수혜주로 보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결국 미국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구조적 이점이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방산주는 아니지만 방산주 느낌이 있는 조선주에 주목하는 이유다.”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7월 22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에 ‘트럼프 수혜주’ 혹은 ‘트럼프 피해주’라는 딱지가 붙으며 주가가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방산주는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된다.

    염승환 LS증권 이사 [박해윤 기자]

    염승환 LS증권 이사 [박해윤 기자]

    미국 우선주의, 방산주에 변수

    염 이사는 방산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염 이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이 잘 대응했고, 전쟁까지 나면서 동유럽 국가들로 수출길마저 열렸다”며 “트럼프 시대가 펼쳐지면 전 세계적으로 방위비가 증가할 공산이 크지만 미국 우선주의가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전체적으로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 증시가 많이 올랐고, 과거 트럼프 1기 시절(2017~2021)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보니 시장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하고 있다. 사실상 무역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한국처럼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요즘 방산주에 대한 관심도 크던데.

    “여느 테마의 경우 수혜·피해 여부가 비교적 명확히 갈리는데, 방산은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시장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이 호재인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가령 민주당이 재집권하면 한미 방산 협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가 ‘방산 FTA(자유무역협정)’로 불리는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체결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바이든 정부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미국으로부터 무기 수입을 중단하자 한국 방산 기업이 관련 시장 일부를 가져간 측면도 있었다. 민주당이 재집권하면 이런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한국 방산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한미 방산 협력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문제는 미국이 알아서 하겠다’는 기조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기업의 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식의 행보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한국 방산 기업이 끼어들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역시 중단시키겠다고 얘기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 일시적으로나마 평화가 올 수 있는데, 이 역시 방산주의 모멘텀이 꺾이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이 사우디에 친화적 메시지를 내면서 다시 무기 수출에 나설 수도 있다.”

    국방비 증액, 韓 방산 기업에 호재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한화오션 제공]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한화오션 제공]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국내 방산 기업에 긍정적인 부분은 없나.

    “국방비가 증액될 것 같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 국방비를 10%나 올린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한다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국방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경우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GDP 대비 3%까지 올리도록 요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한국 방산 기업 입장에서는 호재다. 관건은 이들 국가가 한국 기업의 무기를 선택할지 여부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방산 기업에 좋은 그림인 것은 맞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같은 기업은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기업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의 특징은 해외 수주를 따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한국 방산 기업들은 내수시장 중심으로 굴러가다 보니 주당순이익(EPS) 성장에 한계가 있어 밸류에이션을 높게 인정받지 못했다. LIG넥스원은 중동에 미사일을 수출했고, 한화시스템 역시 중동에 수출할 레이더를 만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는 독일 장갑차를 꺾고 호주에 진출했다. 수출에 성공한 기업만이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방산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내수주에서 수출주로 거듭난 일부 화장품주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지 않나.”

    방산주의 경우 가치 평가가 어려워 투자가 쉽지 않은데.

    “방위산업은 워낙 비밀이 많고 쉬쉬하는 분위기다 보니, 애널리스트도 관련 기업의 가치를 추정하기 어렵다. 일단 지금은 방산주에 투자하지 않으면 좋겠다.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차전지, 최근 엔비디아에서 드러나듯이 주가가 영원히 오를 수는 없다. 이내 조정 국면에 들어서기 마련이다. 방산주가 성장주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기존 투자자의 경우 일단 보유를 이어가되, 신규로 투자를 생각한다면 조정을 보일 때 들어가는 것이 낫다. 반대로 무기 수주에 흠집이 난다면 비중 축소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분법적으로 세상 보지 마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방산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없을까.

    “개인적으로 방산주는 아니지만 방산주 느낌이 나는 테마가 조선주라고 생각한다. 조선주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상황이 나아 보인다. 미국 무기는 세계 최강인데,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이 해군 쪽이다. 조선 산업이 망가지면서 군함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배는 1970년대~1980년대 만들어진 것이 많다. 이번에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사를 인수했고, 이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국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참여 자격을 따내기도 했다. 미국이 함정 건조라는 약점을 극복하려고 동맹국들과 협업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특히 한국 조선 기업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주는 최근 분위기가 괜찮은데, 이런 움직임까지 맞물린다면 상황이 더 좋아질 수 있다.”

    조선주를 방산주의 한 갈래로도 볼 수 있다는 얘기인가.

    “한화그룹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한화오션 40%, 한화시스템 60%)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미국 해군 시장에 진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실제로 필리조선소는 미국 해군 군함을 건조한 이력이 있다. 사전에 미국과 어느 정도 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더라도 이를 엎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미국의 배 건조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 조선주가 의외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현 시점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불확실성이 커지는 때인 만큼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단순히 트럼프 수혜주라는 이유로 특정 주식을 사거나, 반대로 트럼프 피해주라는 이유로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에 부정적 입장이지만 트럼프 1기 시절 테슬라 주가가 많이 올랐다. 중요한 것은 기업 경쟁력이다. 나이키, 룰루레몬, 스타벅스 같은 기업이 경쟁사 등장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 경쟁력이 지켜지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정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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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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