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파본이 굿즈가 된다고?
독립서점 ‘유어마인드’가 제작해 판매하는 키링북 굿즈 예시. [인스타그램 ‘your_mind_com’ 계정 캡처]
유어마인드를 처음 알게 된 건 ‘키링북’ 때문이다. 말 그대로 책을 작은 열쇠고리 형태로 만든 굿즈인데, 352개의 우리말 색 이름을 알려주는 ‘색이름 352’, 지각으로부터 정신과 육체를 지키는 노하우를 담은 ‘지각책’ 등 종류도 다양하다. 꾸미기 열풍을 타고 키링이 대세로 떠오른 요즘, 이 키링북은 가방이나 주머니에 걸고 다니기에 좋고 심심하면 정말 책처럼 읽을 수도 있어서 최근 몇 번이나 재입고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유어마인드에는 이런 아이디어 굿즈뿐 아니라, 일반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립출판물도 많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휴지통, 길거리 쓰레기를 사진으로 찍은 사진집 등이 그것이다. 책과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곳에 방문했을 때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민음사가 유료 멤버십 ‘북클럽’ 회원들에게 제공한 ‘NFC 키링’ 중 하나(주제 사랑). [민음북클럽 제공]
민음사 NFC 굿즈가 유난히 각광받은 이유는 환경과 편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자원 순환에 도움이 되도록 했으며, 키링 형태라서 일반 종이책처럼 들고 다니기에 무겁지도 않다. 사실 종이책을 안 보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책이 너무 무겁기 때문인데, 민음사 이외에 다른 출판사들도 NFC 굿즈를 적극 활용하면 버스, 지하철 이동수단에서 틈틈이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날 것 같다.
연필 끼워 굴리는 책도
해외 한 아티스트가 읽은 책 내용과 이미지 일부를 기록해 만든 ‘북카세트’. [인스타그램 ‘bookcassette’ 계정 캡처]
책은 어릴 때는 가깝다가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멀어지는 물건 중 하나다. 다만 Z세대는 자기 발전에 관심이 많고, 매해 “1년에 몇 권 이상 책을 읽자”는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다양한 독서 방법이 생긴다면 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귀엽고 신기한 굿즈도 Z세대를 독서에 눈뜨게 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기존 종이책을 결코 지루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나 더 빠르게, 더 많은 것을 한꺼번에 얻기를 바라는 Z세대 코드에 맞게 책 시장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