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그토록 애달프게 품어온 그리움이 어쩌면 幻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너는 산길에 주저앉고 말았다
떨어진 꽃잎들이 나뭇잎 위에서 천천히 말라가고 있었다
네 애달픔도 저렇게 말라가는 분홍 꽃잎 한 조각처럼 가뭇없이 사라지는 것이었으면
너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두커니 산벚나무 떨어지는 꽃잎들을 몸으로 다 맞았다
불가득, 불가득, 꽃이 떨어지는 자리마다 뜨거웠다
꽃이 떨어지는 자리를 바라보다 그만 눈이 멀어버린 기억이 있다. 그날 이후 꽃만 보면 세상이 너무 환해 아무것도 안 보였다. 이 시를 보면, 오로지 시인의 마음결이 파도로 밀려온다. 아, 고마운 사람이여, 시여. 저버린 꽃이여. 네가 지나가고, 너무나 뜨거웠던 겨울 그 자리에 눈이 내렸다. ─ 원재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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