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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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남짓…너무 낮은(?) ‘허니문 랠리’

지지율 | 인선 논란에 급락…공약 실천하려면 지지도 안정돼야

  • 배종찬 리서치 앤 리서치 사회조사분석본부장 jcbae@randr.co.kr

    입력2013-02-25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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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남짓…너무 낮은(?) ‘허니문 랠리’

    아들 병역 면제 문제로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김용준 인수위원장(왼쪽). 인선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뜨렸다.

    몇 해 전 브라질에서는 한 인물의 퇴임을 두고 많은 국민이 아쉬워하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리우데자네이루 식당에서도, 수도 브라질리아 가정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역대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2010년 12월 권좌를 떠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때문이었다. 8년 임기 동안 브라질 개혁의 상징이던 그는 퇴임 시점에 87%라는 경이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브라질 전설’로 남았다.

    룰라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많은 국민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것은 단순히 수치가 보여주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룰라 대통령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였지만 끊임없이 국민 처지에서 생각하고 국민과 소통했다. 그러면서 불가능할 것 같았던 개혁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최고지도자가 국민이 원하는 많은 공약을 순조롭게 실천하려면 국민 공감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잣대는 대통령 지지도에서 읽을 수 있다.

    대통령 지지도가 높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첫째, 많은 국민이 대통령 정책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되길 원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해관계에 있는 집단의 반발에 부딪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둘째,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만족하는 것이다. 미국 레이건, 클린턴 전 대통령은 국민 소통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호감을 가진다는 것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자신 있게 대응하는 기반이 된다.

    전직 대통령들은 60~80%대



    50% 남짓…너무 낮은(?) ‘허니문 랠리’
    그렇다면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은 어떨까.

    대통령 지지도는 4단계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임기 1년까지는 대체로 높은 지지도를 형성하는 허니문 랠리, 임기 2~3년은 각종 공약을 야심차게 추진하면서 지지율이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하는 상승 및 정체기다. 그리고 지지도가 본격 하강하는 쇠퇴기(임기 4년차)와 대통령 지휘통제력이 무력해지는 레임덕 기간으로 나눌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은 취임 초 국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60~80%대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4개월여 만에 지지율이 급락했고, 급기야 탄핵 국면으로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도 허니문 기간은 3개월 정도에 불과했으며,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지지율이 10%대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 지지도가 낮을 경우, 정책 추진 동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지도가 낮아지는 임기 4년차부터는 새로운 정책 기획이나 실행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당선 직후 여론조사에서 73.4%라는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그러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인선 논란이 일면서 긍정적 평가는 50%대 중반까지 떨어졌고, 부정적 평가가 30%에 육박했다. 이는 대선이 양자 대결로 치러지면서 지지층이 양분된 측면도 있지만, 선거 이후 당선인 시절 신속하게 대통합 행보를 보여주지 못한 점과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국면 전환으로 이어가지 못한 결과다.

    사실 지지도 하락의 시작은 인선 논란이었다. 야권 후보에게 ‘감정적인 돌직구’를 수시로 날리던 윤창중 정치평론가를 인수위 대변인으로 임명하면서 당선인의 대통합 의지를 의심받았다. 더구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횡령 의혹,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가 불거졌고, 이는 박근혜 당시 당선인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인수위 기간의 절반 이상을 인사 논란으로 허비하면서 복지 및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천 일정도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더욱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집권 기간 내내 40~60%대 유지할 듯

    50% 남짓…너무 낮은(?) ‘허니문 랠리’
    북한 3차 핵실험으로 보수적인 안보관이 부각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부분 차단되고 긍정적 평가가 다소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지만, 대선 득표율보다 5~7%p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20~40대에서 부정적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취임 초 대통령 지지도가 낮으면, 국민에게 동의를 얻어 야권과 협의해서 추진해야 할 많은 공약을 실천하기가 어려워진다. 당장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나 복지 관련 정책도 예정된 일정 안에 추진하기 힘들어졌다. 설령 어렵게 추진하더라도 공감 없는 불통 이미지만 더해질 것이다. 그만큼 집권 초기 대통령 지지도가 갖는 의미는 크다.

    그렇다면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는 어떻게 될까. 박 대통령 개인이 가진 고정 지지층이 우리 국민의 약 30%에 이르고, 새누리당 정당 지지도도 35~45%를 유지한다. 여기에 보수에 가까운 중도 성향을 포함한다면, 범(凡)보수 성향 유권자가 50% 가까이 된다. 이 모든 지지층 분포를 고려할 경우, 박 대통령의 임기 3년간 지지도는 40~60%가 될 전망이다. 임기 4년차부터는 공약 이행 정도에 따라 지지도가 계속 유지될 수도 있지만, 처음 3년보다 다소 낮아질 개연성이 높다.

    박 대통령의 경우,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집권 초기 지지도 고공행진은 힘들겠지만, 등락 폭이 가장 적은 안정적인 대통령이 될 공산이 크다. 기존 지지층 위주의 긍정적 평가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지지층 위주의 평가는 국정운영 추진에서 튼튼한 기반이 되겠지만, 극명한 부정 여론도 함께 형성된다는 점이 부담이다. 그만큼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주요 공약 이행에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국정수행을 위해서라도 지지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박 대통령 당선 영상에 담긴 ‘어머니의 나라’ 노래 가사처럼 ‘내가 다할 수 없지만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려면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는 박 대통령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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