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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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잠언

계주잠(戒酒箴)

  • 하승현 선임연구원

    입력2016-11-29 16: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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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주잠(戒酒箴)    
    - 술에 빠지느니 차라리 물에 빠져라

    술에 빠지느니
    차라리 물에 빠져라
    물에 빠지면 헤엄쳐 나올 수 있지만
    술에 빠지면 술에 잠겨 미치광이가 되리

    재물을 보고 구차하게 얻는 자는
    염치가 완전히 없어지고
    술을 좋아해 구차하게 마시는 자는
    마음이 방자해져 제멋대로가 된다
    함부로 구하고 염치없이 탐한다면
    공동묘지에서 남은 음식을 빌어먹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戒酒箴   



    與其溺於酒 寧溺於淵 溺於淵或泳以沿 溺於酒必沉以顚
    臨財而苟得者 廉恥蔑絶 嗜酒而苟飮者
    心志荒越 當其妄求而冒饞何異乎東郭墦間之乞

    * 술에 빠져 염치도 모르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인용한 것이다. 아내와 첩 한 명을 데리고 살던 제(齊)나라의 어떤 사람이 밖에만 나가면 술과 고기를 실컷 먹고 들어오는데, 그가 술을 함께 먹었다고 하는 이들은 모두 부귀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내와 첩이 서로 짜고 그를 미행해보니, 남편은 성곽 동쪽 묘지에 가서 남은 제수(祭需)를 빌어먹고 온 것이었다(‘맹자’ 이루하(離婁下) 편).

    조선시대 학자 창설재(蒼雪齋) 권두경(權斗經·1654~1725)이 지은 글입니다. 김흥경이 술을 좋아해 절제하지 못하는 것을 딱하게 여기던 차에 그가 자신을 다스리는 데 교훈이 될 만한 말을 써달라고 청하자 지어준 잠입니다. 술에 빠지는 것이 물에 빠지는 것보다 위험한데, 물에 빠지는 것은 두려워하면서도 술에 빠지는 것은 두려워할 줄 모릅니다. 술 마시는 자리라면 열 일 제쳐두고 따라다니는 일은 구차하기가 공동묘지를 돌아다니며 남은 음식을 빌어먹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 하승현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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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에 빠지느니 차라리 물에 빠져라

    與其溺於酒 寧溺於淵
    여기닉어주 영닉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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