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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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민의 일상경영

‘진정성’이 답이다

위기관리의 경영학

  • 열린비즈랩 대표 facebook.com/minoppa

    입력2016-11-11 17: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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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커다란 사랑을 주신 여러분께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 그 어떤 사죄의 말로도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땅콩회항’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모 항공사의 사과 광고)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저 자신이 많이 부끄럽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일장기 이슈’로 파문을 일으킨 어느 연예인의 사과문)

    ‘내가 다정한 사람이라 더러 손도 잡았겠지만 아무려면 그런 짓이야 했겠나. 어쨌든 누군가 상처받았다면 너무 미안하다.’(성희롱 추문에 휩싸인 어느 소설가가 내놓은 사과의 변)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3개 사건에 대한 각 당사자의 사과문입니다. ‘사죄’ ‘반성’ ‘미안’ 등의 단어가 여기저기 보이지만 사과로서 효과는커녕 잘못된 사과의 사례로 지금도 회자되는 글들입니다.

    사과를 ‘잘’하는 것은 이 시대 리더의 주요 덕목입니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요즘 위기관리 차원에서 이른바 ‘사과의 경영학’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천양지차입니다. 잘못을 했어도 누구는 진심 어린 사과로 용서를 받는가 하면, 또 누구는 큰 잘못이 아님에도 영혼 없는 사과로 사건을 더 키우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사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또 어떤 사과는 먹히고 어떤 사과는 외면받는 현실. 그렇다면 ‘좋은 사과’란 어떤 걸까요.



    먼저 ‘타이밍’입니다. 빠른 대처가 중요합니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겠다는 핑계로 시간을 끄는 것은 사태만 악화할 뿐입니다. 상황에 맞는 신속한 사과가 선행돼야 합니다. 두 번째는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진짜 사과’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잘못했다는 건지 알 수 없는 사과는 빵점입니다. 부부싸움에서도 그렇습니다. 그저 “잘못했다” 말만 하는 남편에게 “무엇을 잘못한 건지는 아느냐”는 아내의 가시 돋친 말이 돌아옵니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든 쓸 수 있는, ‘만능사과문’이라 불리던 어느 사과문은 그래서 패착이었습니다. 진정성을 읽어내기 힘든, 자동응답시스템(ARS)의 기계음 같은 느낌만 주니 대중의 화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가 나왔던 겁니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만약 ◯◯했다면 사과한다”는 ‘조건부 사과’는 최악입니다. 형식만 사과지 상대를 더욱 화나게 만드는, 사과 아닌 사과입니다.

    좋은 사과라면 ‘사후 어떻게 하겠다’는 대응방안도 들어가야 합니다. 잘못이 일어난 근본 원인을 발본색원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사과 후에도 그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한다면 잘못 자체를 떠나 사과로서 더는 바랄 게 없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모든 게 연결된 현 경영환경에서 사과는 위기관리의 중요한 요소로서 세심하게 다뤄야 할 경영의 한 부분입니다. 얼마 전 우리는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봤습니다. ‘진정성’에 대해 국민, 아니 고객의 촉수가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한 시대입니다. 사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고도 욕먹는 게 사과입니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할 줄 알아야 진정한 리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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