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지낸 부모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이 생긴다. 친척들에게 받은 아이의 용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다. 물론 소유권을 주장하는 자녀와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칫 ‘욕심내는 부모, 말 안 듣는 아이’의 대결로 뜻밖의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단지 명절증후군이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평소 자녀 경제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이런 문제도 벌어지지 않을 테니 말이다.
자녀의 경제교육은 지출 관리에서 시작된다. 돈과 관련한 아이의 첫 경험은 응당 지출이기 때문이다. 늘어난 소비를 줄이거나 잘못된 소비습관을 고치는 일은 어른도 쉽지 않다. 특히 어릴 때 소비습관이 잘못 들면 이는 평생 두고 후회할 일을 만든다. 자녀 경제교육 전문가인 이영재 행복경제습관연구소 소장은 “아이들이 500원과 1000원의 구매 가치를 구별할 수 있으면 경제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자녀도 월급쟁이와 비슷하다. 또 자녀의 경제교육에서 핵심은 현금 흐름 관리다. 가능하면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원칙도 동일하다. 이 소장의 설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본다.
먼저 수입, 즉 용돈 관리다. 직장인에게 월급날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어떨까. 계획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자녀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용돈을 정해진 날 지급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않고 자녀가 원할 때마다 주면 ‘돈은 원하기만 하면 생긴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유치원생은 매주, 초등학교 저학년은 격주 단위로 지급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월 단위로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 중요한 건 아이가 다음 용돈 지급일이 되기도 전 돈을 다 써버려도 절대 미리 당겨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용돈을 지급하는 사람을 미리 정해놓아 용돈 지급일을 잊거나 미뤄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아이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지난 추석 때처럼 가욋돈이 생겨도 용돈 처분권에 대해 부모와 아이가 쉽게 합의할 수 있다.
용돈 사용처에 너무 간섭하거나, 아이가 돈을 잘못 사용했다고 하루아침에 용돈 지급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처음엔 당연히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여러 번 실수를 통해 아이 스스로 용돈 관리 노하우를 터득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따라서 용돈 사용처가 탐탁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그냥 지켜보는 게 좋다. 오히려 용돈을 자녀와 대화 수단으로 활용해 아이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이때 좋은 사례가 있으면 충분히 칭찬하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례에 대해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용돈 관리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교육이다. ‘yes-but 화법’을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용돈 사용처에 대해 먼저 긍정한 다음, 덧붙여 부모 의견을 설명하는 방법이다. 가령 아이가 용돈을 받은 날 용돈 전액을 장난감 구매에 사용했다고 치자. 이럴 땐 감정을 억누르고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 “와, 정말 멋진데. 그래서 이렇게 기분이 좋구나.” “그런데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용돈이 없어 힘들겠는데?”
수입 다음으로는 소비, 즉 지출 교육이 필요하다. 사실 자녀는 부모에게서 지출습관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계획성 없이 카트에 물건을 집어넣는 부모를 보고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사고 싶은 건 언제든 사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할 게 뻔하다. 따라서 쇼핑 목록을 미리 준비해 하나씩 체크해가며 구매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물론 부모가 계획적으로 소비한다고 아이가 똑같이 따라 하리란 보장은 없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달라며 떼쓰는 아이를 종종 볼 수 있다. 내 아이가 그렇다면 이 역시 경제교육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자. 아동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가 마트에서 떼를 쓰는 이유는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갖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몰라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그런 자녀를 윽박질러 마음을 다치게 하기보다 먼저 그 물건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고 그에 대해 공감한 다음, 그럼에도 지금은 그 물건을 살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해줘야 한다. 용돈을 받는 아이라면 자신의 용돈으로 물건을 사게 하고, 돈이 부족하면 나중에 용돈을 더 모아 사는 것이라고 알려줘야 한다.
용돈 외 별도 수입을 얻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집안일을 한 대가로 용돈을 주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아이를 너무 귀하게 여기는 나머지 집안일을 일절 시키지 않는 가정이 있다. 또한 맞벌이 부부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적다 보니 집안일을 시킬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돕고 용돈을 벌어본 아이는 돈이 불어나는 재미가 어떤 것인지 체험하게 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비록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도 아이에게 적절한 미션을 부여해 별도의 용돈벌이를 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자녀의 경제교육이 잘되지 않는다면 자녀보다 부모에게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크다. 혹시라도 아이가 기가 죽을까 봐 언제나 풍족하게 용돈을 쥐어주는 부모라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꾸자. 이는 결코 아이를 위하는 행동이 아니다. 조금 더디더라도 아이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고 심부름 같은 집안일로 가욋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자.
자녀의 경제교육은 지출 관리에서 시작된다. 돈과 관련한 아이의 첫 경험은 응당 지출이기 때문이다. 늘어난 소비를 줄이거나 잘못된 소비습관을 고치는 일은 어른도 쉽지 않다. 특히 어릴 때 소비습관이 잘못 들면 이는 평생 두고 후회할 일을 만든다. 자녀 경제교육 전문가인 이영재 행복경제습관연구소 소장은 “아이들이 500원과 1000원의 구매 가치를 구별할 수 있으면 경제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자녀도 월급쟁이와 비슷하다. 또 자녀의 경제교육에서 핵심은 현금 흐름 관리다. 가능하면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원칙도 동일하다. 이 소장의 설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본다.
먼저 수입, 즉 용돈 관리다. 직장인에게 월급날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어떨까. 계획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자녀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용돈을 정해진 날 지급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않고 자녀가 원할 때마다 주면 ‘돈은 원하기만 하면 생긴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유치원생은 매주, 초등학교 저학년은 격주 단위로 지급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월 단위로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 중요한 건 아이가 다음 용돈 지급일이 되기도 전 돈을 다 써버려도 절대 미리 당겨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용돈을 지급하는 사람을 미리 정해놓아 용돈 지급일을 잊거나 미뤄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아이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지난 추석 때처럼 가욋돈이 생겨도 용돈 처분권에 대해 부모와 아이가 쉽게 합의할 수 있다.
용돈 사용처에 간섭하지 말자
그렇다면 용돈은 얼마가 적당할까.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다르겠지만, 용돈은 사고 싶은 걸 다 살 수 있는 돈이 아니라 지출에 대한 한계를 아이 스스로 이해하는 수단인 만큼 ‘부족하게’ 주는 것이 맞다. 이후 부족분은 아이 스스로 해결하게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아이는 한정된 돈에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 훗날 쓸 돈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판단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즉 돈에 대한 한계 상황을 극복하는 경험이 쌓일수록 앞으로 닥칠 금전적 어려움에 대처할 능력도 함께 생긴다.용돈 사용처에 너무 간섭하거나, 아이가 돈을 잘못 사용했다고 하루아침에 용돈 지급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처음엔 당연히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여러 번 실수를 통해 아이 스스로 용돈 관리 노하우를 터득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따라서 용돈 사용처가 탐탁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그냥 지켜보는 게 좋다. 오히려 용돈을 자녀와 대화 수단으로 활용해 아이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이때 좋은 사례가 있으면 충분히 칭찬하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례에 대해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용돈 관리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교육이다. ‘yes-but 화법’을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용돈 사용처에 대해 먼저 긍정한 다음, 덧붙여 부모 의견을 설명하는 방법이다. 가령 아이가 용돈을 받은 날 용돈 전액을 장난감 구매에 사용했다고 치자. 이럴 땐 감정을 억누르고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 “와, 정말 멋진데. 그래서 이렇게 기분이 좋구나.” “그런데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용돈이 없어 힘들겠는데?”
수입 다음으로는 소비, 즉 지출 교육이 필요하다. 사실 자녀는 부모에게서 지출습관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계획성 없이 카트에 물건을 집어넣는 부모를 보고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사고 싶은 건 언제든 사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할 게 뻔하다. 따라서 쇼핑 목록을 미리 준비해 하나씩 체크해가며 구매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물론 부모가 계획적으로 소비한다고 아이가 똑같이 따라 하리란 보장은 없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달라며 떼쓰는 아이를 종종 볼 수 있다. 내 아이가 그렇다면 이 역시 경제교육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자. 아동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가 마트에서 떼를 쓰는 이유는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갖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몰라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그런 자녀를 윽박질러 마음을 다치게 하기보다 먼저 그 물건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고 그에 대해 공감한 다음, 그럼에도 지금은 그 물건을 살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해줘야 한다. 용돈을 받는 아이라면 자신의 용돈으로 물건을 사게 하고, 돈이 부족하면 나중에 용돈을 더 모아 사는 것이라고 알려줘야 한다.
집안일 통해 돈 버는 재미 배울 수 있어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용돈을 저축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때 저축에는 이름표를 붙이게 하자. 예를 들어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 이름을 편지봉투에 쓰고 목표 금액도 함께 적는다. 매주 또는 매달 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목표한 금액을 다 모으면 아이는 저축으로 처음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점점 더 장기적이고 높은 금액의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용돈 지급 초기에는 부모가 일정 부분 보조해주는 것도 저축 의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아이가 사고 싶어 하는 물건의 값이 1만 원이라면 그 절반인 5000원을 부모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아이 스스로 모으게 하는 방식이다. 원하는 걸 가지려면 자기 용돈에서 절반을 내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후에는 터무니없이 비싼 물건은 아예 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용돈 외 별도 수입을 얻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집안일을 한 대가로 용돈을 주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아이를 너무 귀하게 여기는 나머지 집안일을 일절 시키지 않는 가정이 있다. 또한 맞벌이 부부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적다 보니 집안일을 시킬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돕고 용돈을 벌어본 아이는 돈이 불어나는 재미가 어떤 것인지 체험하게 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비록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도 아이에게 적절한 미션을 부여해 별도의 용돈벌이를 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자녀의 경제교육이 잘되지 않는다면 자녀보다 부모에게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크다. 혹시라도 아이가 기가 죽을까 봐 언제나 풍족하게 용돈을 쥐어주는 부모라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꾸자. 이는 결코 아이를 위하는 행동이 아니다. 조금 더디더라도 아이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고 심부름 같은 집안일로 가욋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