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신세계L&B, 국내 와인시장 1위 올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해 6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쉐이퍼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1979)’을 오픈하는 모습. [정용진 인스타그램 캡처]
국내 와인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8106억 원에서 지난해 1조600억 원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와인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유통기업들도 사업을 확대해가는 가운데 국내 와인시장 점유율 1위인 신세계그룹의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주류 유통 전문기업 신세계L&B는 법인 설립 10년 만인 2018년 국내 1위 와인업체로 성장했다. 매출액은 2020년 1698억 원, 2021년 2290억 원, 2022년 2351억 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의 핵심 니즈를 파악해 프랑스·이탈리아 등 구대륙과 미국·남미·호주 등 신대륙의 유명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 ‘대중화’ 전략이 주효했다. 현지 양조장과 직거래, 대량 발주를 통한 운송비 절감, 유통 마진 최소화 등 유통 구조를 개선해 가격에서 거품을 뺐다. 주류 유통 채널인 ‘와인앤모어’의 공격적인 출점 전략도 한몫했다. 현재 와인앤모어는 전국에 47개 매장이 있다.
신세계L&B의 대표적인 인기 와인은 1999년 설립된 호주 프리미엄 와이너리 ‘투핸즈’의 제품이다.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남반구 최고 와인 메이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모든 포도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며, 포도 재배부터 와인 양조까지 포도밭 구획별로 관리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 국내 판매량은 수입 첫해인 2017년 4만5000병에서 지난해 43만 병으로 5년 만에 10배가량 증가했다. 베스트셀러 와인은 블루베리, 블랙베리, 서양자두의 진한 아로마와 은은한 화이트 페퍼 향이 감도는 레드 와인 ‘투핸즈 엔젤스 쉐어 쉬라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올해는 성장 가능성이 큰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호텔 등 온 트레이드(On-Trade)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성장률 높은 미국 브랜드의 확대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점 와인으로 차별화 전략
신세계L&B의 베스트셀러 와인인 ‘투핸즈 엔젤스 쉐어 쉬라즈’. [투핸즈 홈페이지 캡처]
1월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2월 신세계프라퍼티가 2억5000만 달러(당시 기준 약 3000억 원)에 인수한 ‘쉐이퍼 빈야드’ 와인들을 면세 단독으로 입점시켰다. 카베르네 소비뇽·멜롯·말벡을 블렌딩한 ‘TD-9’, 2012년 와인 전문 매거진에서 100대 와인 1위에 오른 ‘릴렌트레스’,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93점을 받은 ‘원 포인트 파이브’까지 총 3종이다. 재계에서는 쉐이퍼 빈야드 인수로 신세계의 와인사업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사업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와인을 직접 생산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갖춘 와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글로벌 유통망 확충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979년 설립된 쉐이퍼 빈야드는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를 비롯해 5개의 럭셔리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명품 양조장이다. ‘나파밸리 미다스의 손’ ‘나파 컬트 와인의 시초’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6번이나 100점을 받은 와이너리’라는 수식어로도 유명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와인에 진심인 정용진 부회장의 모습이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돼 신세계가 내놓는 와인에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며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와인 강국의 제품과 차별화된 와인을 선보일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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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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