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서울 여의도, 목동 아파트도 유찰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경매로 나온 서울 아파트 물건 162건 중 낙찰 사례는 23건에 그쳐 낙찰률 14.2%를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전월(17.8%) 대비 3.6%p 내린 것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1년 1월 이후 22여 년 만에 최저치다(코로나19 사태로 법원이 휴정한 2022년 3월 제외). 같은 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32.8%로 전월(36.5%)보다 3.7%p 하락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지역 아파트 낙찰률(40.8%)이 전월(31.9%) 대비 8.9%p 올라가는 등 일부 상승 움직임도 있었으나, 방배동·여의도동·목동 등 서울 주요 지역 ‘유망주’ 단지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되고 있다. 11월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78.6%를 기록해 201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80% 선이 붕괴했다. 같은 시기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3.6%로 전달(88.6%)보다 5%p 내려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경매 시장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되 무주택자라면 서울을 중심으로 기회 포착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매 전문가인 이현정 ㈜즐거운컴퍼니 대표는 “최근 전세보증금이 실제 집 가치보다 높은 경우가 적잖은데, ‘깡통전세’에 해당하는 경매 물건은 피해야 하기에 (깡통전세 물건은) 계속 유찰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실제 문제없는 물건도 덩달아 유찰되기도 하니 비교적 대출이 잘 나오는 무주택자라면 지방보다는 서울을 중심으로 조건 좋은 경매 물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한때 낙찰가율이 130%대까지 높아졌는데, 지난 수십 년 동안 아파트 경매 시장 추이를 복기해보면 70~80%대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이후 투자 매력이 더 높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둔촌주공 청약도 기대 못 미쳤는데…”
부동산시장 냉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은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월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 분양 3695채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3.69 대 1을 기록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최근 부동산 청약 시장 최고 유망주는 둔촌주공이었다. 당초 청약 경쟁률이 10 대 1 이상일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실제론 3 대 1 수준이었다.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해당 단지 청약이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시장의 기대가 무위에 그친 것이다. 분양가를 고려하면 둔촌주공은 인근 주요 아파트에 비해 30%가량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됐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는 ‘그 정도 마진조차 불안하다’는 분위기다. 향후 가격이 더 내릴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는 방증이다. 부동산시장이 브이(V) 자 반등할지, 엘(L) 자 형태로 계속 바닥을 다질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상황을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 청약 시장 유망주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감안하면 경매 시장도 당분간 둔화하지 않을까 싶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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