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으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을 들 수 있다. 오늘의집은 코로나19 사태로 집콕 생활과 인테리어 붐이 맞물리면서 8월 플랫폼 론칭 이후 최다 월거래액인 1500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다른 유저들의 집 구경부터 제품 정보 및 구매, 인테리어업체 선정까지 한번에 가능하다.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 내실 다지는 중
인공지는(AI) 기반의 맞춤형 채용 플랫폼 원티트랩. [사진 제공 · 원티드랩]
특히 공모주시장 대어로 주목받은 크래프톤과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원티드랩’은 크래프톤(5조358억 원)보다 많은 청약 증거금을 모아 화제가 됐다. ‘따상’에도 성공했다. 8월 11일 상장 후 공모가(3만5000원)의 2배인 7만 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당일 9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5만~7만 원대를 오가는 중이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핵심 지표인 신규 공고 수, 지원 수, 합격 수, 평균 채용 수수료 모두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수시 채용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에 동종업체 중 가장 앞선 플랫폼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화장품 성분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앱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와 국내 1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른바 ‘손정의 픽’으로 2조 원 투자금 유치 잭팟을 터뜨린 국내 1위 숙박·여행 플랫폼 야놀자는 2023년 IPO를 목표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패션 앱 다운로드 횟수 1위를 기록한 브랜디. [사진 제공 · 브랜디]
연예 기획사와 스타 팬덤을 중개하는 플랫폼 ‘메이크스타’. [사진 제공 · 메이크스타]
증권업계는 플랫폼기업에 대한 관심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최근 플랫폼 규제 움직임이 더욱 거세져 플랫폼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점유율 1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배달의민족과 야놀자의 경우 독과점 및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며 올해 국회 국정감사 출석 명단에도 이름을 올랐다.
플랫폼산업 육성 외치다 돌연 때리기
특히 법률서비스 플랫폼, 부동산 플랫폼, 미용·성형정보 플랫폼 등 정보 비대칭이 심한 전문 분야일수록 해당 이해 단체들의 반발과 법적 규제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위험에 처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지루한 싸움을 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까지 “법률 플랫폼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중재에 나섰지만 변협은 로톡 가입 변호사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트업 1500여 곳이 모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유럽과 일본, 미국 등의 플랫폼 규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업가치가 수만 분의 1에 불과한 스타트업까지 대상으로 한다”며 “플랫폼의 긍정적 역할을 촉진하되, 독점적 지배력이 형성되고 소비자 후생 저하로 이어질 때 제한적으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등은 규제 대상이 5곳 내외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안에 제정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따를 경우 규제 대상이 100여 곳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대로라면 ‘제2의 타다’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벤처창업학회 부회장과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 민간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의견도 비슷하다. 유 교수는 “현 플랫폼 규제법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소비자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소수 기득권을 보호해 오히려 영세업자의 진출을 막고 있다”면서 “정부는 플랫폼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배려나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퇴로를 주면서 나아가야지 지금처럼 밀어붙이는 식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위”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