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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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에 투자하세요, 3년 1번꼴 환차익 가능해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한국시장 오를 만큼 올라, 미국 주식·채권·부동산 간접투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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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1-06-2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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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50대라면 안전성이 높은 투자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지금까지 투자 상식은 이랬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 홍춘욱(52) 박사는 “노후 대비, 100% 안전 추구하다 100% 위험에 빠진다”고 말한다. 5월 물가상승률이 2.6%를 기록했는데 예금금리는 0%대에 머물고 있는 만큼, 돈을 굴리지 않고 지키고만 있으면 재산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원금 보장은 100% 손실 난다는 뜻”

    홍 박사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지만 개인투자자로서는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두루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재직 당시 주식투자가 금지됐던 그를 구원한 것은 달러 투자였다. 2016년 퇴직 후 환율 급상승기를 맞아 환차익을 실현하고 그 돈으로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면서 2019년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로, 재정적 독립을 이뤄 조기 은퇴한다는 의미)의 꿈도 이뤘다.

    현재 세종사이버대 경영학과 초빙교수인 그는 유튜브 채널 ‘홍춘욱의 경제강의노트’를 통해 어려운 경제 및 금융시장 지식을 쉽게 전달하고 있으며, 최근 성공적 투자와 자산 형성을 돕는 책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를 펴냈다. 대학생과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안전’을 투자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는 그가 50대 이후에도 투자에 나서야 하는 이유와 방법 등을 들려줬다.

    우리는 지금 정확히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나.

    “지금 우리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선은 일시적일 줄 알았던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나 미국 중앙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리라 믿지만, 그렇다고 1990년대처럼 우리나라는 10%, 미국은 6%대까지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1990년대에는 재형저축에만 가입해도 예금금리가 13%였다. 재테크가 필요 없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준금리가 우리나라 0.5%, 미국 0%이다. 5월 한국 소비자물가가 2.6% 올랐는데 이런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묻어두면 매년 2~5% 손실을 보게 된다.

    또 하나 문제는 인간 기대수명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국민연금을 믿고 있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대비가 될까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늦춰지고 수령 금액이 줄어든 것처럼 또 바뀔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몇몇 분은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얘기하는데 그 수익률이 대부분 1~3%대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70% 올랐는데, 그럼에도 각종 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과거 은행에 예금하던 시절처럼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원금 보장을 한다’는 말은 ‘100% 손실이 난다’는 의미와 같다.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보다는 10년에 한 번 손실이 나더라도 연평균 수익률 6~7%인 상품이 더 나은 것 아닌가.”

    은퇴가 코앞인 50대에게 노후 설계 변경은 힘든 일이다. 지금은 부동산도, 주식도 투자처로 마땅치 않다.

    “내가 국민연금공단에 다니던 시절(2011~2016)에는 개인적으로 주식투자를 할 수 없었다. 국민연금공단이 한 해 운용하는 주식 규모가 100조 원이 넘는데, 매니저들이 특정 종목을 산 뒤 국민연금공단에서 매입하면 주가가 오를 테니 당연한 일이다. 그때 내가 차선으로 선택한 방법이 달러 투자다.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환율이 급등한다는 경제 상식에서 출발한 선택이었다. 이전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 여윳돈, 보유 주식을 처분해 생긴 현금을 모두 투자했다.

    2016년 국민연금공단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 40대 후반이었는데, 가진 돈이 딱 그것뿐이라 어떤 투자를 할까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그때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투기 공격이 계속되면서 환율이 1300원까지 올랐다. 그걸 환전하니 환차익에 이자소득까지 더해져 수익이 괜찮았다. 두 번째 이익 실현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왔다. 역시 1300원까지 환율이 올랐다. 그렇게 얻은 두 번의 기회로 한 번은 부동산에, 한 번은 주식에 투자해 부를 확장하는 기회를 잡았다.

    종잣돈을 마련해야 하는 사회초년생, 은퇴를 앞두고 안전한 투자를 고민하는 50대에게 달러 투자를 권한다. 내 경험상 3년에 1번꼴로 환차익 실현 기회가 온다. 달러 투자의 경우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KOSEF 미국달러선물과 KODEX 미국달러선물을 추천한다. 보통 환율은 경제위기에 급등한다. 2015~2016년에는 부동산이 쌌고, 지난해에는 주식이 상대적으로 쌌다. 달러 투자를 하며 부동산과 주식을 공부하면서 기다리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원금은 지키면서 꾸준히 성과를 내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달러 자산과 ETF로 구성한 포트폴리오

    부동산 투자에는 어떻게 성공했나.

    “2016년 달러 투자로 목돈이 생긴 뒤 처음에는 상가 투자를 염두에 두고 서울 연남동, 합정동 일대를 샅샅이 누비고 다녔다. 1층에는 세를 주고 나는 위층에 거주하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투자를 결정하려니 자신이 없었다. 리모델링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은행 대출도 생각보다 많이 받아야 했다. 그때 가는 길목마다 나를 붙잡는 사람들이 있었다. 미분양 아파트 매수를 권유하는 이들이었다. 아파트는 매수 경험이 있어 상가 투자보다 자신 있었고 미분양 아파트 입지도 좋아 매입을 결정했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을 때라 집값이 더 빠질까 봐 꽤 오랫동안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는데,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산을 불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두 번째 자산 확대 기회는 어떻게 얻었나.

    “부동산과 달러 투자로 어느 정도 여윳돈이 생긴 뒤 건강상 이유도 있고 해서 2019년 증권사를 그만뒀다. 역시 이번에도 퇴직금을 달러에 투자하고 상황을 보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왔다. 앞서 부동산 투자 성공 경험이 있어 서울 강남 집을 보러갔지만 내가 가진 돈으로 매수할 만한 집은 없었다. 그래서 주식을 3월, 4월 분할 매수했다. 3월에 샀을 때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은 탓에 엄청난 손실을 봤지만 그럼에도 4월에 또 사니 오르기 시작했다. 다시 5월에도 사려 했는데 이미 급등해 살 수 없었다. 그때 남은 돈은 지금까지 현금으로 들고 있다.”

    주식은 어떤 종목을 보유하고 있나.

    “나는 한국주식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 불황이 와 세상이 망할 것 같더라도 ‘저건 싸다’는 믿음을 주려면 굉장히 강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샤넬·루이비통처럼 브랜드 가치를 지닌 회사, 화이자·존슨앤드존슨·바이엘처럼 특허를 가진 회사, 싼값에 ‘가성비’ 높은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처럼 대체 불가성을 가진 회사, 페이스북·아마존·구글·넷플리스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 내가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는 5개 유형 가운데 한국 회사는 몇 개가 있을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카카오, 네이버, LG화학, SK하이닉스 같은 회사가 떠오를 텐데, 세계적 잣대를 들이댔을 때 남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 연말에 다 정리하고 현재 2개 종목만 갖고 있다.”

    그렇다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주식 종목은?

    “개별 주식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 주식을 조금 갖고 있고, 대부분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한다. 미국 리츠(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무추얼펀드) ETF 가운데 운용 규모가 큰 ‘VNQ(뱅가드 리얼에스테이트)’를 가장 많이 갖고 있다. 미국은 부동산 가격이 5년째 오르고 있는데, 원래 부동산이라는 게 한 번 방향을 잡으면 10년은 간다. 지금 대세 상승장에 접어들었다. 또 요즘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어 국채에도 투자한다. 국내에서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내 경우에는 해외증권 매매에 익숙해 IEF(미국 7~10년 국채 편입 상장지수펀드)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거래량이 많고 미국 국채 가운데 대표적인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조기 은퇴? 금융자산 10억 원, 연 5% 수익률로 가능

    자산배분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자산배분의 첫걸음은 ‘환배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주식, 채권, 부동산 다 매력 있지만 지금은 이미 오를 만큼 올라 언제 빠질지 모른다는 리스크를 무릅써야 하는 가격이다. 우리나라 주식이나 부동산이 하락할 때 상승률 높은 자산이 바로 달러다. 미국 주식·채권·부동산에 여윳돈을 3분해 분산투자를 하면 좋다고 본다.”

    조기 은퇴의 꿈, 어느 정도 자산이 모였을 때 가능한가.

    “내 경우 2018년 약간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연평균 5% 투자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 방식으로 계산해보니 금융자산 10억 원만 있으면 되겠다는 판단이 들어 신축 아파트를 처분해 이익을 실현하고 이것저것 긁어모아 목표한 금액을 만들었다. 그런데 나는 좀 보수적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65세가 되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 테니 5% 수익률을 거두고 필요할 때마다 원금을 조금 인출한다는 전제 하에서 5억 원가량만 있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달러 자산 투자 방법에 관해 자세히 알려주는 홍춘욱 박사의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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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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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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