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심플하게 해도 어느 곳에 포인트를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에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주방가구를 계획할 때는 순서가 있다. 무턱대고 상판을 정하고 가전기기를 넣는 게 아니라 단계별로 과정을 잘 진행해야 주방을 멋지게 꾸밀 수 있다.
도면에 주방 배치 그려 예측하자
‘막퍼줘 2호집’의 기존 주방가구 위치 및 주방가구 레이아웃 구상.
냉장고 자리 1m를 띄우고 우측 벽과 완전히 붙은 일자형 1.8m 주방이었다(사진1). 가구 배치를 변경할 수 있을까. 여기서 배치를 변경한다는 얘기는 일자형 주방에 추가로 ‘ㄱ자’ 주방을 만든다거나 아일랜드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때는 도면에 그림을 그려 넣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도면’의 ①처럼 하부장을 연장하면 냉장고 자리가 없어지고 ②처럼 아일랜드장을 설치하면 주방이 너무 좁아진다. 그렇다고 ③에 아일랜드장을 설치하면 현관 입구부터 가구가 막아선 꼴이 된다. 안타깝지만 여기서는 가구 배치를 변경하는 게 어렵다.
레인지후드 변경 전(왼쪽)과 변경 후.
주방가구 설계 시 휴먼스케일.
작은 집이라면 화이트 컬러로 연출
상부장 계획 시 레인지후드와 라인을 맞추면 보기가 좋다.
주방가구 마감재 샘플.
하부장이 밝고 상부장이 어두울 경우 심리적으로 불안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업체 사장이 “그거는 사람들이 잘 안 써요. 그냥 유광 하이글로시로 해야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한마디에 대부분 마음이 흔들린다. 그리고 이제까지 머리에 그렸던 콘셉트를 버리고 변경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흔들리지 말라. 공사가 끝나면 200% 만족할 것이다.
상·하부장이 전체 화이트 컬러일 경우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면 하부장 정도는 진하게 연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로 30평형대에 많이 적용하는 방법이지만, 각자의 취향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짙은 컬러가 위쪽에 있으면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사진5).
주방 상판은 PT가 인조대리석보다 ‘가성비’ 좋아
인조대리석 상단 샘플. (왼쪽) 밝은 색(왼쪽)과 어두운 색의 PT 상판.
PT 상판은 업체 대부분이 2가지 종류만 갖고 있다. 밝은 색 아니면 어두운 색(사진7). 심지어 하나만 취급하는 곳도 있으니 상황에 맞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본보기집의 경우처럼 PT 상판을 진한 컬러로 하고 미드웨이 타일을 같은 색으로 맞추면 좋지만, PT 종류가 2가지밖에 안 되다 보니 PT 상판이 블랙일 때 미드웨이 타일까지 블랙으로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물론 두 컬러를 꼭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PT 상판과 미드웨이 타일을 화이트 컬러로 하고, 손잡이를 니켈 컬러로 해 포인트를 주면 밋밋하지 않게 연출할 수 있다.
주방가구 하부장의 돌출형, 일체형, 매입형 손잡이.
하부장을 열었을 때 일체형 손잡이(왼쪽)와 매입형 손잡이.
3가지 손잡이는 가격이 동일하다. 매입형으로 해도 비용이 추가되지 않고, 가장 저렴해 보이는 돌출형을 해도 금액을 빼주지 않는다. 하지만 매입형으로 해달라고 정확히 요구하지 않으면 대부분 일체형으로 제작해 오기 때문에 마감재 협의 시 요청 사항을 전달해야 한다.
신발장은 주방가구와 동일한 콘셉트로
주방가구가 정해지면 신발장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본보기집에서도 신발장 컬러는 주방가구의 상부장, 키큰장과 같고 손잡이도 마찬가지다. 막퍼줘 2호집도 똑같이 했다.또 신발장 문을 열었을 때 바닥에 있는 신발들이 쓸려 다니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신발을 놓아둘 수 있도록 신발장 하부를 30cm 위로 띄워 설치하며, 여유가 된다면 신발장에 거울을 달 수도 있다. 본보기집 디자인 방법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