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마감재 선정은 비용을 줄이는 단계가 아니다. 마감재 선정 단계는 본보기집을 통해 알아본 인테리어 콘셉트, 전체적인 컬러 밸런스,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활용해 정해진 금액으로 ‘가성비’를 최대한 끌어올려 공간의 가치를 살리는 과정이다.
욕실 타일, 벽은 밝게 바닥은 조금 어둡게
답답해 보이는 침실 미닫이문. [사진 제공 · 남경엽]
[강동에코포레]
욕실 벽타일은 무광택에 아이보리 컬러가 약간 가미된 밝은 계열의 타일을, 바닥타일은 벽보다 조금 진한 타일을 사용했다. 벽을 밝게 하는 이유는 욕실을 넓고 청결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막퍼줘 2호집도 본보기집과 동일한 방법으로 타일을 선택했다.
타일 매장에 가보면 보유한 타일이 저마다 다르고 중국산도 많다 보니 벽지처럼 품번(상품번호)을 통해 동일한 제품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스타일을 잘 기억해둬야 한다. 매장에서 밝은 계열의 아이보리 무광 벽타일을 찾아보자. 예전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유광 타일이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무광이 대세다. 타일 표면에 터치감이 조금 있으면 좀 더 세련돼 보인다.
[사진 제공 · 남경엽]
바닥타일은 벽보다 조금 어두운 그레이 계열이 좋다. 벽보다 바닥이 진하면 공간이 안정돼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바닥타일을 선택할 때는 논슬립(none slip) 기능을 꼭 고려해야 한다. 욕실 바닥에 물이 있으면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하기 쉬운데, 이를 방지하려면 타일 표면에 논슬립 기능이 있어야 한다.
논슬립 기능 제품은 직접 만져보면 알 수 있다. 표면이 까끌까끌한 제품이 논슬립 기능이 있는 타일이다. 바닥타일은 필히 만져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변기는 원피스형이 10만 원 더 비싸
[사진 제공 · 남경엽]
하지만 타일이 10단위로 떨어지는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의 경우 295mm, 297mm 등과 같이 300mm가 안 되는 제품도 많은데, 이때는 바닥타일의 W와 벽타일의 W가 같은 제품을 고르면 된다. 만약 이런 내용을 모르고 벽타일과 바닥타일을 다른 사이즈로 골랐다면 작업자에게 벽과 바닥의 줄눈을 최대한 맞춰달라고 해야 한다.
[사진 제공 · 남경엽]
[사진 제공 · 남경엽]
가격은 반 다리에 비해 긴 다리가 싸다. 다리가 분리형이 아닌 일체형으로 나오는 제품도 있는데, 원피스형 양변기와 같이 이음새가 없어 위생적이지만 가격이 비싸다. 그래서 저렴하게 하고 싶다면 긴 다리 분리형을 사용하면 된다.
욕실장은 슬라이딩 장이 대세
[사진 제공 · 남경엽]
가격은 여닫이 장이나 플랩 장에 비해 슬라이딩 장이 좀 더 비싸다. 하지만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수납량이 많은 슬라이딩 장으로 계획한다. 슬라이딩 장은 욕실 구조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면기 뒤에 돌출 벽체(젠다이)가 있는 경우(왼쪽)와 없는 경우의 욕실장. [사진 제공 · 남경엽]
세면기 뒤 벽체를 활용하면 수납량이 많은 슬라이딩 장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튀어나온 깊이만큼 인조대리석(혹은 엔지니어드스톤)을 올려 수납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필요에 따라서는 벽체를 만들기도 하는데, 대략 20만 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세면기 뒤에 튀어나온 벽체가 없다면 거울만 붙일 것을 권한다. 거울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3mm 단판 거울만 달랑 붙이는 것보다 10mm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마감된 제품을 사용하는 좋다.
천장재는 내구성 강한 ABS로
[사진 제공 · 남경엽]
ABS는 플라스틱 소재로 내구성이 좋고 잘 변색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모양에 따라 아치형 ‘돔(dome)’과 일자형 ‘평(平)’으로 구분된다. 분양 아파트는 대부분 ‘평’ 천장으로 시공된다. 가끔 ‘평’ 천장을 선택했는데도 점검구만 돔으로 올 수 있으니 자재 입고 시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도급 공사로 시공할 때 간혹 업체에서 PVC로 공사하는 경우도 있다. PVC 천장재는 ABS보다 저렴해 요즘에도 사용하는 건설사가 있는데, 550mm PVC 패널을 옆으로 이어서 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다 보니 천장에 줄눈처럼 라인이 생기고 디자인적으로 ABS보다 미려하지 못하다.
ABS와 PVC 천장은 어떻게 구별할까. ABS는 벽체에서 튀어나온 타일 위에 올리고 실리콘으로 마감하면 공사가 끝나는 데 반해, PVC는 타일과 만나는 부위에 별도의 몰딩 시공을 해야 된다(사진11). 또한 ABS 점검구는 별도의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PVC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