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토딕스 연구원들과 선우요섭 대표(앞줄 가운데), 김민석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앞줄 오른쪽). [사진 제공 · ㈜싸이토딕스]
㈜싸이토딕스(www.cytodx.co.kr)는 암 전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혈중종양세포 분리·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싸이토딕스를 설립한 선우요섭 대표와 김민석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소량의 혈액에서 암세포를 추출해내는 이 기술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10대 미래유망기술 가운데 첫 번째에 올라 있다.
암 조기 진단과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분석하려는 대상물을 제대로 분리해내는 게 관건이다. 연구자료와 임상의들에 따르면 혈중종양세포가 암 진단에서 가장 이상적인 대상물이다. 따라서 혈중종양세포의 안정적인 분리가 매우 중요하다.
싸이토딕스는 혈중종양세포 분리 과정을 모두 자동화하는 것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는 전처리 과정의 여러 단계가 작업자의 수작업으로 진행돼 숙련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적잖다. 싸이토딕스는 현재 가칭 ‘시티셉터’(CTCeptor ·혈중종양세포 분리기)라는 임상시험용 자동화 장비 제작을 마쳤다. 전 임상 단계의 결과도 확보했다. 최근엔 혈중종양세포 분리 디바이스 설계와 제작까지 끝마쳤다. 국내 유수 대학병원들과 임상시험 협약을 체결했으며,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싸이토딕스는 이렇게 분리한 혈중종양세포를 ‘배양’하는 연구 기술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배양한 암세포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면 약물의 항암치료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항암제 내성에 따른 약물 재선정에도 효과적이다. 이는 항암치료의 극심한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싸이토딕스는 또 줄기세포, 면역세포 분리 기술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자동화 장비를 이용하면 줄기세포와 면역세포를 분리하는 데 안정적이고 회수율도 높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분리 기술은 맞춤형 치료를 위한 분화, 무릎연골 재생, 모발 재생 등 피부재생 치료에 활용도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면역세포 분리 및 배양 기술은 항암 방사선, 약물치료 대신 부작용이 거의 없는 항암면역치료를 보편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싸이토딕스는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TSRI)의 리처드 러너 박사와 4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TSRI는 의생명과학 연구소로,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했으며 지난해 ‘네이처 인덱스 이노베이션’ 순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기관 1위에 선정됐다. 2012년 TSRI 회장을 맡은 러너 박사는 전 세계 매출 1위 치료제 ‘휴미라(Humira)’ 개발자이기도 하다.
선우 대표는 혈중종양세포 분리의 중요성에 대해 “전 세계 바이오 업계가 그동안 신약과 백신 개발에 치중해왔지만 최근 체외진단 기술 개발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미국 거대 다국적 기업 일루미나(Illumina)는 유전자 분석을 통한 암 질환 등의 조기 진단을 위해 그레일(Grail Inc.)을 설립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과 마크로젠도 체외진단, 특히 암진단 기술 개발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는 해외와 달리 단기에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만한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구조다. 다행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늘고 있지만 미래 국가 성장동력이 될 만한 기술과 사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지 않도록 정부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의 전폭적 지원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