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삼양그룹 회장, 현장경영으로 글로벌시장 공략

‘차이나플라스 2018’에 참가한 삼양사 부스. 삼양사는 글로벌 차량용 부품시장 확대를 위해 자동차 경량화 존을 별도로 구성하고 자동차 내·외장재에 적용 가능한 고기능성 스페셜티 소재를 대거 선보였다. [사진 제공 · 삼양사]

삼양그룹이 고기능성 스페셜티(특수)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화학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차이나플라스 2018’ 개막 첫날인 4월 24일 전시장을 찾았다. 

차이나플라스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국제박람회다. 삼양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는 이번 박람회에 참가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겨냥한 경량화 소재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3D 프린팅, 레이저 웰딩(용접) 등에 적용되는 고기능성 스페셜티 화학 소재와 기술을 선보였다.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은 화학 사업

김 회장은 삼양사 부스를 찾아 임직원을 격려한 후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부스를 방문해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등 현장경영에 나섰다. 그는 “성장전략 달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박람회 참가를 통해 신사업 기회를 마련하고 삼양그룹 전체를 글로벌시장에 알릴 것”을 당부했다. 

최근 삼양그룹은 글로벌시장, 스페셜티 제품, 신사업을 그룹의 성장 방향으로 정하고 2020년 매출 5조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혁신을 추진 중이다. 화학 사업은 그룹의 성장전략에 맞춰 글로벌시장 확대와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차량용 부품시장을 겨냥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차량용 부품시장을 겨냥해 자동차 경량화 존을 별도로 구성했으며 자동차 내·외장재에 적용 가능한 고기능성 스페셜티 소재를 대거 선보였다. 특히 탄소섬유 장섬유 열가소성 수지(LFT)로 만든 자동차용 파노라마 선루프 모듈을 최초로 공개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삼양그룹 화학 사업의 주력 제품인 폴리카보네이트(PC)도 저온에서 충격 강도를 개선한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Si-PC)와 함께 강도와 내열성을 보강한 고내열 PC, 친환경 난연 PC 등 고기능성 스페셜티 제품을 선보였다. 

PC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투명성, 내열성, 기계적 특성이 우수해 전기전자 부품과 자동차, 의료기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삼양그룹은 ‘큐원설탕’을 비롯해 숙취 해소 제품 ‘상쾌환’, 간편하게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홈메이드 케익믹스’ 등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화학 사업이 차지한다. 

삼양그룹 화학 사업의 주요 제품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과 비교해 강도와 내열성이 높아 금속을 대체할 수 있다. 최근 자동차, 항공기, 전기전자 부품 분야에서 경량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1991년 전주에 PC 공장을 준공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2009년에는 PC 원료인 BPA를 생산하는 삼양이노켐을 설립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화성은 연간 12만t의 PC를 생산할 수 있다. 2013년에는 PC에 실리콘 화합물을 첨가한 Si-PC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Si-PC는 PC의 단점으로 꼽히는 저온에서 충격 강도, 내화학성, 난연성 등을 향상시킨 소재다. 스마트폰 케이스, 자동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로 사용된다. 

삼양그룹은 PC 원료를 생산하는 삼양이노켐, PC를 생산하는 삼양화성, 콤파운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삼양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헝가리와 상하이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지난해 삼양사 화학 사업 매출의 약 65%가 해외 수출액이다.

개방형 혁신으로 신규 성장동력 사업화로 연결

4월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플라스 2018’ 전시장을 방문한 김윤 삼양그룹 회장(가운데). [사진 제공 · 삼양사]

삼양그룹은 지난해부터 2020년 화학 사업 매출 2조5000억 원을 목표로 ‘글로벌 확대 및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신규 성장동력의 사업화 속도를 높이고자 인수합병(M&A) 등 외부와 협력을 통한 개방형 혁신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규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복합소재 사업은 2016년 LFT 생산 기술을 보유한 크리켐을 인수하면서 속도를 높였다. 크리켐은 자체 개발한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유리섬유, 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 천연섬유 및 스테인리스스틸 등 장섬유와 플라스틱을 결합한 복합소재를 만든다. 

삼양사 화학연구소는 1월 차량용 탄소 복합소재 부품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약에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부품 및 금형을 생산하는 기업이 참여했다. 삼양사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이용한 탄소 복합소재를 개발한 후 협약에 참여한 기업들과 함께 차량용 부품을 만들어 공급할 예정이다. 

삼양사 화학 사업 관계자는 “기존 핵심 화학 사업인 PC는 글로벌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M&A 등 외부와 적극적 협력으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달성해 글로벌시장에서 스페셜티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